[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9월 4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공항이 태풍으로 인하여 침수되어 폐쇄되었다.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었다. 공항에 있던 5,000명의 승객과 직원들이 고립되었다. 고립된 승객들은 간사이공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인근 고베로 이동하거나, 공항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해 공항과 연결된 다리를 건너 오사카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탈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여객선 선착장이나 버스 승강장 일대에서 큰 혼잡이 벌어졌다. 특히 대형 유조선이 공항과 오사카를 잇는 다리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여 다리의 한쪽 방향 3개 차선만 이용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정체가 너무 심해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무려 1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간사이공항은 활주로 2개 가운데 하나를 복구하여 9월 7일부터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였다. 국제선은 9월 8일부터 일부 운항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다리와 하수도 시설 등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10월 6일부터는 승용차 이용이 재개되었으나 다리 보수로 인한 교통이 통제되어 완전한 복구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공항의 폐쇄가 언론에 보도되자 간사이공항처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필자가 사는 평창 집은 해발고도가 550m나 되기 때문에 필자는 다행히 열대야를 겪지는 않았다.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분명히 진행중이라는 것을 오래 전부터 경고해 왔는데, 지난여름 이후에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46억년으로 보는데, 생물이 살았던 시기는 약 38억 년 전부터라고 한다. 모든 생물체는 주어진 자연 환경에 맞추어 살았다. 환경이 바뀌었는데 적응을 하지 못하는 생물종은 지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면 대부분의 생물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대멸종을 하게 된다. 지난 38억년 동안 어떤 생명도 지구 환경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였다. 지구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세 번째와 다섯 번째이다. 세 번째 대멸종은 고생대와 중생대를 갈랐고, 다섯 번째 대멸종은 중생대와 신생대를 갈랐다. 대멸종의 원인은 무엇이었나? 급격한 기후변화이다. 온도가 5~6도 오르거나 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지율스님은 천성산 내원암에서 수도에만 몰두하던 여승이었다. 그런데 천성산에서 터널 공사를 시작하자 천성산에 사는 도롱뇽을 비롯한 생명들을 구하기 위하여 종교적 결단을 하고 하산하였다. 지율스님은 부산의 환경단체와 함께 거리에서 시위도 하고 청와대 앞에서 단식도 하고, 공사중인 터널 공사의 중단을 요구하는 이른바 도롱뇽 소송을 진행하였다. 도롱뇽 소송 과정에서 지율스님은 수많은 언론의 엄청난 비난을 받고 많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왜 그랬을까? 2003년 10월에 시작되어 2006년 6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거의 3년 동안 진행된 도롱뇽 소송이 제기한 다른 문제는 “천성산 터널 공사를 중단하는데 따르는 경제적 손실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터널 공사가 중단되어 무려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도하였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언론 보도를 접하고서 “도롱뇽을 살리자고 수 조 원의 혈세를 낭비해야 되는가?”라고 개탄하였다. 문제의 발단은 2005년 4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홍보실에서 배포한 “주요 국책사업 중단 사례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에서 출발하였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경부고속전철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2003년 10월에 흥미로운 소송이 시작되었다. ‘도롱뇽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천성산의 ‘내원사와 미타암’이 원고가 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을 피고로 하여 경남 양산의 천성산 터널 공사를 중단시키라는 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원고 측은 13.3km의 터널 공사로 인하여 천성산 일대의 보호대상 동식물이 위협받고 있으므로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조사를 다시 해보자고 주장하였다. 이 소송은 원고 중에 내원사에서 수행하던 지율 스님 외에 천성산에 사는 동식물을 대표하여 도롱뇽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람이 아닌 도룡뇽이 원고 자격이 있을까? 1심 법원은 원고 적격 심사에서 “도롱뇽은 현행법의 해석상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도롱뇽 부분을 각하하였다. 공사착공금지가처분 소송에 대해서는 “천성산의 자연환경 파괴와 터널의 안정성 등을 문제 삼는 것은 현행법 체계에서 인정되는 사법적 구제를 초과하는 것”이고 “터널공사로 인해 내원사와 미타암의 토지소유권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하여 원고들은 패소하였다. 원고는 항고하였으나 2006년 6월에 대법원의 최종판결에서도 패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필자는 지난 9월 15일에, 이화여대의 박석순 교수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이후에 수질이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읽고서 깜짝 놀랐다. 특히 박 교수는 금강의 수질이 4대강 사업 이후에 좋아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투고했고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기사 출처: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91401032903016001) 그 논문을 아직 살펴보지는 못했어도 수질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잘못 적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호수나 하천 또는 바닷물의 수질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준에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와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두 가지가 있다. 먼저 BOD와 COD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BOD는 미생물이 물속에 있는 유기성 오염물질을 분해하면서 소모하는 용존산소의 양을 나타내는 가장 보편적인 수질오염지표이다.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중요한 것은 물속에서 사는 미생물과 곤충, 물고기 등은 모두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소가 부족한 히말라야에 올라가면 답답하듯이, 물속에 산소가 부족하면 물고기들도 답답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4대강 사업은 4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추진되었다. 첫째는 홍수 방지, 둘째는 용수 공급, 셋째는 수질 개선, 그리고 넷째는 지역 발전이다. 그러나 2011년에 4대강 사업을 준공한 지 7년이 지나 평가해 보니 4대강 사업은 4가지 목적 모두를 달성하고 있지 못하다. 왜 그렇게 되었나? 4대강 사업을 운하의 전 단계로 추진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4대강 16개 보의 위치를 결정하고 크기를 결정할 때에 운하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기 때문이다. 16개 보의 위치는 대운하 계획의 16개 갑문의 위치와 일치시키고, 댐처럼 큰 보를 만들었다. 운하에 필요한 수심 6m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막대한 양의 모래를 준설하였다. 운하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다 보니 4대강에서 목적이 불분명한 16개 보가 태어난 것이다. 2010년 8월 24일 방영된 MBC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은 4대강 사업이 최초 발표한 치수 사업에서 중간에 운하 계획으로 바뀌는 과정을 추적하여 보여주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감사원에서는 2013년 7월 10일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제3차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4대강 사업은 운하의 전단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 7월 4일, 감사원은 4대강에 대한 제4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일 먼저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를 보자. 홍수의 상습 피해 지역은 지류와 상류인데, 4대강 사업에서는 홍수를 예방하는 준설 사업을 본류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홍수 예방 편익은 0원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해서 홍수 방지를 위한 사업의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둘째 가뭄 방지 효과를 보자. 4대강의 16개 보에는 7.2억 톤의 물이 저장되어 있지만, 물을 보낼 수 있는 수리시설이 없기 때문에 지류의 가뭄 지역에는 물을 보낼 수가 없었다. 다만 본류 주변에서는 가뭄 때 물을 이용할 수 있는데, 가뭄 때 현재의 수리시설로 공급할 수 있는 물은 보에서 확보한 수자원 7.2억 톤의 8.6% (연간 6200만톤)에 불과하다. 셋째, 녹조 라떼로 상징되는 수질오염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환경부에서는 4대강 사업의 계획 단계에서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되면 체류시간이 증가하여 조류 발생이 염려된다.”고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지만 당시 대통령실로부터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달라는 요청을 받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전도사’라고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이 2016년 8월 17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 당시 언론에 보도되었던 낙동강과 금강의 녹조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녹조라고 하는 것은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다. 덥고, 햇볕이 많이 내려쬐고 특히 금년처럼 30도가 넘는 날이 연일 이어지면 녹조는 생기기 마련이다. 4대강의 수질을 개선하려면 지천이나 하천을 정비해야 한다. 전국에 4대강으로 들어오는 지천이 300여 개가 넘는데 후속조치로 이를 꾸준히 정비하고, 지천에서 흘러들어오는 오폐수나 생활폐수의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재오 씨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실을 잘 모르고 왜곡한다고 해서 크게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전문가가 사실을 왜곡한다면 비판을 받아야 한다.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을 역임한 전문가인 심명필 교수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인터뷰(2015/11/28 인터넷 동아일보 보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자: 소위 ‘녹조라테’ 등 (4대강 사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교수: 그것 역시 조금만 길게 보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많은 국민은 여행 중에 4대강을 지나치면서 보에 물이 가득 차있는 것을 보고서 “저 물을 이용하면 가뭄은 해결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4대강 사업은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가뭄 피해를 막는 데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 2월에 펴낸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서는 다음과 같이 4대강 사업의 가뭄 방지 효과를 강조한 부분이 나온다. “연평균 강우량은 세계 평균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상시적인 물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바닥을 준설해 ‘물그릇’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건기에도 강은 물로 가득 찰 수 있다.” 4대강 사업에서 16개의 보를 막고 수심 6m를 확보하기 위하여 대규모로 준설을 하였다. 2011년에 4대강 사업을 준공한 후 16개 보에 저장된 수자원은 7억 2000만 톤이나 된다. 그러나 2012년과 2015년에 충남 지방에 가뭄이 발생하였지만 가뭄 피해 지역에 물을 한 방울도 보내지를 못하였다. 왜 그랬을까? 보에 물은 가득 차 있지만 물을 보낼 수 있는 시설 곧 양수장, 가압장, 도수로 따위가 전혀 없었기 때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11년 10월 30일, 경기도 여주시 이포보에서 화려하게 4대강 사업의 준공식이 치러졌다. 그런데 준공식을 가지기 몇 달 전 그해 여름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장마기간 동안인 6월 22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국 평균 강우량은 642mm를 기록하였는데, 이 수치는 예년 강우량의 2.5배로서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2번째로 많은 강우량이었다. 더욱이 장마가 끝나고 7월 26일 부터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국민은 2011년 7월 27일 아침에 서울의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나서 사람이 죽고 산 정상에서부터 쏟아져 내린 토사가 길을 건너 담장을 부수고 아파트 3층 높이까지 덮친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생생히 볼 수 있었다. 4대강 사업 추진본부에서는 2011년 8월 4일 자로 발행한 월간 소식지 ‘4강 나래’ “물 폭탄 이겨낸 4대강, 명품보를 뽐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4대강 사업을 했기 때문에 올해 홍수 피해는 예년보다 1/10로 줄일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다. 9월 7일에 이명박 대통령은 광주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다. “올 여름 장마는 100여 년 만의 폭우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