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최근 언론을 보면 “'도련님' '처남'…양성평등 어긋나는 가족 호칭 개선”이라는 기사가 나와 갑론을박이다. 여성가족부와 국립국어원은 가족 호칭을 정비해 새로운 이름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를 기존에 남편 쪽은 ‘도련님, 아가씨’라며 존칭을 쓰지만, 아내 쪽은 ‘처남, 처제’로 낮춰 불러 문제라는 것이다. 과연 여성가족부와 국립국어원의 얘기가 맞을까? 사실 이 차이는 존칭과 낮춤말 문제가 아니다. 도련님이야 존칭의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가씨는 국어사전의 “예전에, 미혼의 양반집 딸을 높여 이르거나 부르던 말”이란 풀이와는 달리 요즈음엔 미혼 여성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또 처남, 처제에 무슨 낮춤의 의미가 들었다고 억지를 부리는가? 분명히 말하자면 “도련님, 아가씨”와 “처남, 처제” 사이는 토박이말과 한자말이라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한자말인 처남, 처제를 좋은 토박이말로 바꿔 부르게 하면되는 것이다. 그 일은 국립국어원에서 할 일인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이것이 여성가족부가 발견한 엄청난 일인양발표하고 언론들은 이에 춤추는 것을 보면여성가족부가 할 일이 정말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어머니! 밤이 깊어 갑니다 우리가 어둠 속에서 호롱불 밝히고 태극기 만든 것은 불의를 보고 참지 말라던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함입니다 어머니! 태극기 높이들어 일제 만행에 저항하다 죽더라도 울지 마소서 조선의 딸들이 겪은 고초 겨레의 꽃으로 피어나리니 슬퍼하지도 마소서. 위 시는 이윤옥 시인의 책 《서간도에 들꽃 피다》 9권에 나오는 김신희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헌시다. 김신희 여성독립운동가는 신흥학교 지하실에 모여 호롱불을 켜 놓고 태극기와 선언서를 밤새 만들어 1919년 3월 13일 전주 장날 만세운동에 참여한 14명의 기전여학교 학생들 가운데 한 분이다. 지난 2018년 8·15광복절에는 26명, 제79회 순국선열의 날(11월 17일)에도 32명여성독립운동가들이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아 서훈 받은 여성독립운동가는 모두 357명이 되었다. 이 숫자는 남성 서훈자 15,180명에 견주면 아직 적은 숫자지만 꾸준히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숫자가 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문제는 이렇게 서훈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여전히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조명 받지 못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여 독립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올 1월에도 어김없이 고교친구들은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고교 1학년에서 또 3학년에서 권오길 선생님을 담임으로 모셨던 친구들이 매년 1월이면 선생님을 모시고 세배를 드립니다. 이번에도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주기 위하여 새로 낸 책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한 권, 한 권 정성스레 제자들 이름을 쓰시고, 그 무거운 책을 춘천에서부터 들고 오셨네요. 이번에 내신 책 이름은 《생명의 이름》입니다. 부제는 ‘달팽이 박사의 생명 찬가’, 선생님은 달팽이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책을 두르는 테두리 종이에는 ‘호기심은 동심이요, 동심은 시심(詩心)이며, 시심은 과학심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선생님은 지금도 나이보다 젊어보이시는데, 선생님의 호기심이 선생님을 동심으로 이끌기에 젊게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피부만 보면 환갑 넘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데, 저 또한 선생님을 닮아 호기심이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요? 책을 받으면서 선생님께 “벌써 내신 책이 40권 넘지요?” 했더니, 50권이 넘는다고 하시네요!!! 그야말로 생물 수필의 달인이십니다. 30년 넘게 생물 수필을 써오신 선생님! 선생님은 머리말에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충북 옥천 용암사에서 바라보는 구름바다와 해돋이는 미국 'CNN go'에서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포함될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낮게 깔린 구름과 안개를 뚫고 떠오르는 붉은 해를 담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특히 새해를 맞는 양력 1월 1일부터 설날까지는 이른 새벽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찾는 이가 꾸준하다. 옥천군은 지난해 말 이곳을 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전망대를 만들었다. 바로 운무대다. 해돋이 전망 포인트 2곳과 그곳까지 오르는 나무 계단과 나무다리를 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완공했다. 이 덕분에 사진작가들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훨씬 수월하게 해돋이와 구름바다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 김재종 옥천군수와 군민 2,000여명은 이곳에 올라 저마다의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용암사 앞마당에서 타종식도 거행했다. 황수섭 문화관광과장은 "새벽녘 해돋이와 구름바다 사진 찍는 분들의 호응이 높다." 며 "천년고찰 용암사와 보물 1338호인 동서삼층석탑,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17호 마애여래입상 등을 연계해 지역의 관광코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올해 용암사에서 운무대까지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점심 먹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책상 위에 소포가 놓여 있습니다. 형태를 보아하니 책이 들어있는 듯합니다. 보내는 사람은 윤재윤 변호사. 재윤이 형이 또 책을 내셨나? 뜯어보니 역시 예상대로 책이 들어있습니다. 《소소소(小素笑)》, 형이 2010년 수필집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을 낸 이후 두 번째 수필집을 내셨네요. 윤재윤 선배는 춘천지방법원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퇴임하고 지금은 법무법인 세종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교 5년 선배인 재윤이 형을 보면 신부님이 연상됩니다. 항상 겸손하시면서도 남의 말을 경청하고, 진지하게 삶을 성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 “재윤이 형이 신부님이 되셨어도 멋진 성직자가 되었겠다.”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책을 손에 들자, 형의 저번 수필집을 보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납니다. 하여 책을 받은 날 퇴근하는 전철 안에서부터 곧바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형은 이번 책에 저번 수필집에 마저 못 담은 판사 시절 재판 이야기를 실었고, 또 소소한 일상에서도 깊은 성찰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인생의 의미를 길어 올립니다. 그나저나 책 이름이 왜 《소소소(小素笑)》일까요? 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이 우리들의 토지 조선을 훔친 지 무려 40년이다 몸을 던져 피를 흘려보면 그 피에 의해 되찾은 땅의 권리는 영원할 것이다. ....죽자 피를 흘리다 피의 가치에 권리가 있고 사상이 있으며 독립이 있다. 이는 대한성공회 신부 출신의 독립운동가 조광원(1897.10.21. ~ 1972.10.7.) 지사의 기념비에 새겨져 있는 말이다. 며칠 전 조광원 지사의 기념비가 있는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성안드레성당)엘 다녀왔다. 한옥의 자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이 성당은 지은 지 113년이 되는 건물로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2호(2003.10.27.)로 지정되어 있어 성공회 신자가 아니더라도 강화의 유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이 건물 옆에 조광원 지사의 기념비가 서 있다. 조광원 지사는 어린 시절 이곳 온수리 성공회 성당의 신자였으며 그 뒤 1921년 서울 정동성당에서 열린 제3회 전도구연합회에서 '전도장려부' 설치를 위한 기초위원에 선임됐다. 평신도였던 조광원 지사는 트롤로프(조마가) 주교 명을 받아 미국 성공회 하와이교구로 파송되어 활동하였으며 동포 2세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상해임시정부에 독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선조의 인상이 구겨졌다. “너희들을 부른 연유가 거기 있는 것이니라.” “네엣?” “하명해 주소서.” 선조는 왕자들을 둘러보면서 편치 않은 심사를 끄집어내었다. “대명의 병부주사가 벽제관에서 석식 도중에 사라지고 말았다. 명나라에서는 병부주사 사헌에게 개인적 원한을 지니고 있는 동인들을 의심하고 있다.” “영의정에게 장형을 가했다고 들었나이다.” “그래서 왕자들이 직접 신종 황제를 배알하는 것은 어찌 생각 하는고?” 선조의 정치적 계산은 영민 하였다. 명나라에 대한 조선의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줄 필요가 존재했다. 사헌의 실종으로 인하여 자칫 불똥이 조선 왕실로 비화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 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소자들에게 명나라 사신으로 다녀오라는 것이옵니까?” 임해군의 취기가 풀리지 않은 눈동자가 이 순간에는 빛을 발하였다. 선조의 용안에 설명하기 어려운 미소가 번졌다. “임해군, 그대의 명나라 원행은 결코 평범한 일정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오면......?” “그대에게도 조선을 경작할 수 있는 절호의 호기가 될 수도 있느니라.” 임해군은 참담하게 무너져 버린 왕권의 기대감이 다시 용솟음치고 있음을
[우리문화신문=류현선 세무사] 세금이 무엇일까. 나라의 생활비다. 가정생활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듯이 나라도 생활을 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 그럼 나라는 어떻게 생활을 하는가? 그건 매년 국회가 해마다 생활비(예산)을 확정 하는데 그 항목(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2019년 생활비로 469.6조원을 책정했다. 나라를 지키는 국방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비, 국민을 위해 지출하는 복지비, 도로건설과 지하철 같은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서 사회간접시설을 건설하는 비용 등 등 생활의 형태가 참으로 다양하다. 그런데 나라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움직임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공무원의 역할을 보면 된다. 그들은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나 정부의 각 부처, 국회, 법원에서 근무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시청이나 구청에도 있다. 그리고 공무원은 헌법 제7조에 의하면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흔히 국민의 공복이라 말한다. 국민에게 봉사하고 동시에 대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봉사라면 무보수를 떠올리지만 공짜가 아니다. 나라나 지방자치단체는 그들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대신 다달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얼마 전 초등동창 송년모임에서 친구 보구로부터 책을 한 권 선물 받았습니다.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 - 보구의 딸 김나연(요니 킴)이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쓴 책으로, 요니 킴이 무작정 떠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1년간 살아보고 돌아와 쓴 책이지요. 190쪽밖에 안 되는 책은 그나마 글보다는 그림과 약간의 사진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 보다는 사진과 그림 위주의 요즘 젊은이들 책에 색안경을 끼고 있던 저로서는 솔직히 ‘친구 딸이 낸 책이라니 읽어는 봐야지.’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요니 킴은 금방 그러한 저의 편견에 어퍼컷을 올립니다. 우선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가 그린 일러스트 그림이 재치와 해학이 있으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저를 끌어당깁니다. 그리고 글에도 역시 재치와 따뜻한 감성이 담긴 것이 조금만 다듬으면 그대로 시 한 편이 될 것 같은 글들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처음 캐나다에 도착하여 느낀 외로움을 쓴 다음과 같은 글에서 시의 느낌을 받겠더군요.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한다고 말해왔던 과거의 나는 거짓이었던가 어쩌면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래서 그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 임해군은 처음 듣는 소리였다. 하기야 장자인 자신을 외면하고 광해군을 세자에 지명한 그 후부터 임해군은 철저히 자기만의 세상에서 놀았을 뿐이다, 본래부터 임해군은 왕세자로의 자질이 부족 하다는 평가를 늘 들어 왔었다. 품성이 사납고 주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오직 이기적인 아집으로 뭉쳐있는 왕자였기에 그의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명나라에서 어떤 내용을 보내 온 것입니까?” 선조는 임해군을 정면으로 내려다 봤다. “장자를 세자로 옹립해야 한다는구나. 글쎄.” 임해군은 정수리가 순간적으로 뜨거워졌다. “이것이 무슨 말이옵니까?” 선조는 별반 관심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 했다. “명나라 조정에서는 조선의 세자 책봉에 대해서 장자에게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해군은 그동안 마셔댔던 취기가 일거에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것이 사실이옵니까?” 선조가 입맛을 다셨다. “지금 널 불러서 애비가 농담이나 하자는 것으로 보이느냐?” “그것이 아니오라......” 임해군은 도통 믿어지지가 않는 모양이었다. 분위기를 파악한 순화군이 선뜻 임해군의 팔목을 잡고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