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재준 교수] 국립한글박물관을 세운 지 채 2년도 안 된 몇 해 전에 ‘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소문이 나돌더니, 드디어는 실제로 2년 이내에 또 하나의 ‘국립’문자박물관이 세워질 모양이다. 이름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고 장소는 인천이다. 2016년도에 발행된 예비타당서 조사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한 숨이 나온다. 내가 보기엔 모두 국립한글박물관에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가득하다. 하나의 ‘국립’ 문자 박물관 운영도 쉽지 않은 일인데, 국립문자박물관을 둘로 쪼개어 운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막힌 일이고, 지금까지 이런 일을 막지 못한 상황도 이해하기 어렵다. 용산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건립비는 450여억 원 투입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진행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예산은 그 두 배 가까운 900억 정도 책정되어 있다. 초기 유물 구매비만 100억이라니, 그냥 가만히 놔두면 저 엄청난 예산을 세계문자전시에 쏟아 붓겠지. 보고서 내용에, 한글을 위해서? 세운다는 건립배경과 목적도 보이지만, 무슨 황당한 과욕을 부리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세계’에 대한 집착 때문일까? 힘겹게 겨우 세운 한글박물관을 더욱 충실하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세자저하, 이순신의 함대는 지난 6년 간 단 1 패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순신의 함대는 불패의 무적함대입니다. 이 함대가 일본의 300여 척이 넘는 함대를 궤멸시켰다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그런 통쾌한 승리를 어찌 잊었겠는가.” “기습의 전제는 상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허를 찌르는데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구루시마에게 병선을 내어주고 오로지 승전보를 기다리고만 있을 것입니다.” 광해군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설마 조선군이 나고야, 본토를 습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안심하고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침략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난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광해군을 비롯한 이순신과 원사웅, 장예지, 서아지 등의 시선이 일제히 정도령에게 쏠렸다. “난제가 있소?” 정도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사실, 일본의 기습은 천기를 누설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뜻을 역행 할 때에는 필연적으로 대가를 치룰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염려 됩니다.” 광해군은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천기를 거역하기 때문에 자칫 하늘의 노여움을 살 수도 있다는 것으로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산막이옛길이 국토교통부 주관 '아름다운 우리 강 탐방로 100선'에 뽑혔다. '아름다운 우리 강 탐방로 100선'은 자체 발굴 및 지자체 추천을 통해 선정된 아름다운 후보지 263곳 가운데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선정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수변 경관 ▲생태환경 ▲역사·문화 등 3개의 테마로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뽑는다. 이번에 100선에 뽑힌 산막이옛길은 물이 달다고 해 단냇물, 달강, 달래강이라 불렸던 달천의 물길을 따라 조성한 탐방로다. 걷는 길 대부분을 친환경적으로 꾸며 살아있는 자연미를 선사하는 치유 산책로로 연간 160만 명이 다녀갈 만큼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산막이옛길은 2014년 환경부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했으며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및 '걷기 좋은 길'로 뽑았다. 또한 2015년과 2017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주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는 등 풍부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전국 으뜸 산책길이다. 이번에 뽑힌 탐방로 100곳은 ▲서울ㆍ경기권 “북한강 자라꿈길” 등 24곳 ▲강원권 “평창강 노산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자네는 이 사람을 여러 번 놀라게 만드는구려.” “송구하옵니다.” “아니요. 그래서 우리 함대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거요?” 정도령의 관옥 같은 얼굴에 그 특유의 신비로운 미소가 감돌았다. 하지만 목소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장렬한 기류가 흘렀다. “나고야!” 일본 본토의 나고야라는 말이 새어나오자 광해군은 두 눈을 부릅떴다. 몹시도 경악한 모양이 역력했다. 이순신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굴곡진 눈매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 그들과 함께 있던 일당백 원사웅은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하고 있었다. 장예지 역시 무척 놀란 얼굴을 하고 사태를 예의 주시할 따름이었다. 서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정도령이 이런 파격적인 전술을 내 놓으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통제사는 짐작하고 있었소?” 광해군은 신중한 기색의 이순신에게 물었다. “사실은 출정 전에 만약의 사태가 발생 될 경우, 우리 함대의 다음 전략에 대하여 비교적 소상한 설명을 정도령으로 들었나이다.” “만약의 상황이란 것이 오늘 날의 긴급한 사태인가?” “그러하옵니다. 일본의 기습전은 그 중에 하나이옵니다.” 광해군이 또 다시 탄식했다. “정도령
[우리문화신문=리대로 소장] 우리는 수 천 년 동안 쓴 우리말이 있고 우리말을 적기 가장 좋은 우리 글자인 한글이 572년 전에 태어났다. 그러나 우리 글자가 태어난 뒤에 500여 년 동안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는 말글살이를 안 했다. 우리 글자가 없어 중국 한자를 수 천 년 동안 쓰다 보니 그 한자에 길들었고 중국 문화에 빠졌기 때문이다. 나는 55년 전 고등학생 때에 우리 글자가 있는데 안 쓰는 우리 모습을 보면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51년 전 대학생 때에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우리 말글 살리고 쓰자는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애써서 이제 우리 말글로 말글살이를 하는 세상이 거의 다 되었다. 그런데 한자가 물러가니 영문이 우리 말글을 못살게 하고 있다. 통일 신라 때부터 중국 한문을 섬기던 언어사대주의가 뿌리 깊게 박혀서인지 중국 문화와 한자 섬기기 버릇이 미국 문화와 미국말 섬기기로 바뀌고 있다. 이 나라 지배층인 정치인, 언론인, 학자들이 세계화시대에 우리 말글로만 말글살이를 하자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한글을 살리고 빛내자는 사람들을 꽉 막힌 민족주의자, 국수주의자라고 헐뜯고 있다. 이들은 한자 조기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서울 1호선 지하철에 탔습니다. 이 자하철에는 “임산부 배려석”이 있습니다. 임산부를 위해 비워두는 자리인 것이죠. 그런데 “임산부 배려석”은 비워있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임산부들이 아니라 가임기가 지났을만한 나이 든 여성이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 옆에는 딸임 직한 젊은 여성이 나란히 않아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렇다면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여성과 그 옆 자리의 여성은 한글을 읽을 줄 모르거나 읽은 한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인 모양입니다. “임산부 배려석”은 커다랗게 그것도 눈에 잘 띄게 분홍색으로 써놓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은 더욱더 드문 세상입니다. 해방 직후 한국의 문맹률은 78%이었으나 그 후 문맹률은 0%에 가깝다고 알려졌고, 의미가 없다며 문맹률 조사를 하지 않은 것도 오래 전 얘기입니다. 그러나 OECD의 ‘국제성인문해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읽을 줄은 알지만 문장이나 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이 75%에 달하여 22개 나라 가운데 거의 꼴찌에 머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사람들은 실질 문맹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소나무 울울창창한 곳 옛 선사들 지하결사대 ‘만당’ 만들어 시퍼런 일제국주의에 대적하던 다솔사 안심료 툇마루에 앉아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다. 만해 스님 예순 때 심은 세 그루의 황금공작편백나무 일흔 아홉 해 되도록 푸른 기상 꺾이지 않고 하늘 향해 쭉쭉 뻗은 가지들 스님의 서슬 퍼런 얼 같아 옷깃 여미게 한다. -이한꽃 ‘다솔사 안심료 툇마루에서’- 경남의 사천의 천년고찰 다솔사(多率寺)는 서기 504년 지증왕 5년에 인도의 연기조사가 세운 절로 부처님 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다. 선덕여왕 때 “많은 군사를 거느린다”는 뜻으로 ‘다솔사(多率寺)로 이름 지었지만 역사적으로는 신라 화랑도의 훈련장, 임진왜란의 승군 집결지, 일제강점기에는 ‘만당(卍黨, 항일투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불교계 비밀결사조직)’이 조직되어 독립운동을 하던 유서 깊은 곳이다. 특히 다솔사 안심료(安心療)와 응진전에서는 만해 한용운(11879-1944) 스님이 머물면서 독립선언서, 공약삼장 초안을 작성한 곳으로 알려져 찾는 이들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안심료 앞마당에는 만해 스님이 1939년, 환갑을 맞아 심은 황금공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자자, 우리 모두 안심해도 되겠소이다. 정도령을 선인이라 하지 않소. 어디 믿어 봅시다. 그런데 정도령의 재주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구려. 관상에도 일가견이 있다?” “송구하옵니다.” 광해군이 정도령에게 바싹 관심을 두었다. “내 관상은 어떻소? 난 길게 오래 오래 살아가는 장수보다도 이 난세의 끝이 궁금하오. 선왕의 보위를 내가 제대로 이어 받을 수 있을지가 정말 궁금하다오.” 세자의 의미심장한 말투가 내뱉어지자 장중은 삽시간에 동장군이 엄습한 겨울들판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파장은 예상 외로 컸다. “세자저하, 그 무슨 망극한 말씀입니까?” “저하?” 광해군은 시선을 정도령에게 고정하였다. “정도령, 그대의 지모가 매우 출중하다는 것은 내 이미 파악이 되었고, 내 관상에 대해서도 견해를 꼭 듣고 싶다오.” 정도령은 전혀 당황하는 빛이 없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천생덕어여(天生德於予) 환퇴기여여하(桓魋 其如予何)라 하시었나이다.” 광해군이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하늘이 내게 덕을 내리셨으니 환퇴(桓魋) 따위가 감히 나를 어찌 해칠 수 있겠는가?” 정도령은 온유한 미소를 담으며 바람에 구름이 흐르듯이 말문을 이어
[우리문화신문=최미현 기자] 대구 수성구에 특별한 동네 서점이 있다. 물레책방이 그곳이다. 겉에서 보면 헌책방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리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순환과 상생을 의미하는 ‘물레’라는 이름처럼, 수많은 책이 물레책방에 드나든다. 서가를 천천히 걷다 보면 헌책방이 주는 소소한 낭만이 느껴진다. 책방지기가 특별히 아끼는 책은 손님들과 나눠 보기 위해 판매하지 않는다. 대구 문인의 작품이 있는 서가도 특별하다. 물레책방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지만, 저녁에 불을 밝히는 날도 적지 않다. 영화 상영회, 콘서트, 저자와 만남 등 매달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물레책방이 자리한 수성구에는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수성못이 있다. 평일에는 고즈넉한 이곳이 주말이면 흥겨운 버스킹 명소로 변신하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이상화 시인을 기리는 상화동산과 시문학거리도 조성됐다. 수성못 앞 들안길먹거리타운에서는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덕산 아래 들어앉은 대구미술관, 새로 단장한 고모플랫폼208, 웅장한 영남제일관까지 둘러보면 문화와 함께한 풍요로운 가을 여행이 완성된다. 문의 : 수성구청 관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고성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은 캠핑과 공룡테마파크 관람을 함께 즐기는 곳이다. 산이 캠핑장 삼면을 겹겹이 에워싸고, 당항포관광지 끝자락이 바다와 맞닿았다. 무엇보다 사이트 크기가 넉넉하고 여유 공간이 많아 편리하다.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사이트를 배정한다. 고성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은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 위를 걷는 해안 산책로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주변에 바다낚시나 갯벌 체험 등 즐길 거리가 많고, 캠핑장 내 캐러밴 시설도 대여한다. 거제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학동자동차야영장이 있다.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 위치해 편의 시설이 많다.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탐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훨씬 풍성한 여행이 된다. 토요일마다 라이브 음악 공연도 열린다. 문의 : 고성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55)670-2234,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