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움이다. 수확의 계절, 시월이 오면 그리움도 들녘의 이삭처럼 무르익는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세찬 물살을 거슬러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회귀본능은 어떤 그리움보다 뜨겁다. 남대천 갈대숲이 은빛으로 출렁이고 어머니의 강으로 돌아온 연어가 산란을 시작하면, 남대천 일대는 단풍과 양양연어축제(2018년 10월 18~21일)로 붉게 달아오른다. 이 가을, 핫 플레이스는 양양이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은 선사시대로 떠나는 타임머신이다. 70만 년 전 도화리 구석기시대 유적부터 신석기, 철기시대까지 양양의 시대별 유적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청정 자연과 레포츠를 만끽하는 송이밸리자연휴양림에서 스릴 넘치는 짚라인과 모노레일을 타고, 서핑의 성지로 떠오른 죽도해수욕장까지 달리면 양양의 토속 음식인 뚜거리탕과 은어튀김이 헛헛한 속을 든든하게 달래준다. 문의 : 양양연어축제(양양군청 문화관광과 관광마케팅) 033)670-2724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무라야마는 중얼거리면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동쪽으로부터 활활 타오르는 태양의 불길이 장엄하게 바다를 뒤엎으며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바다 전체가 햇빛으로 출렁이는 광경은 황홀하였다. “봐라,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사야가 김충선은 준사를 품에 안고 가덕도의 산마루에서 동이 트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준사의 두 눈은 붉게 충혈 되어 금방이라도 피눈물을 흘려 내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살아야 한다는 건가?” 김충선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만일 구루시마가 너의 두 눈을 상하게 했다면 오늘 이런 감격스러운해돋이를 마주할 수 있었겠냐? 두 다리 쯤은 던져줘도 더 소중한 생명은 건진 것이니까.” “위로가 되지 않아. 난 이제 병신이 되었다.” 김충선은 바위에 비스듬히 준사를 앉혔다. “저 아래 해안에 너의 원수가 되어버린 구루시마가 있다. 그는 우리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방금 전 두 대의 세키부네를 부산 앞바다로 출항 시켰다. 아마 구루시마와 같이 영악한 전술가라면 금방 자신의 실수를 눈치 채고 가덕도 내륙으로 군사를 파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충선은 무라야마에게 부산으로 방향을 잡은 것처럼 위장하고 실
[우리문화신문= 윤지영 기자]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푸른 잎에 붉은 단풍이 들 듯, 바닷속에서도 가을의 맛이 익어간다. 산란기를 거친 가을 꽃게는 껍데기가 단단해지고 속살이 차오른다. 제철 꽃게는 부드러우면서 달큼해 국물이 시원한 꽃게탕으로, 짭조름하고 달콤한 밥도둑 간장게장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인천항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연평도는 지금 꽃게 천국이다. 우리나라 꽃게 어획량의 약 8%를 생산하는 곳으로, 해 뜰 무렵 바다로 나간 꽃게잡이 배가 점심때쯤 하나둘 돌아오면서 포구는 거대한 꽃게 작업장이 된다. 섬 주민이 모두 손을 보태는 꽃게 작업은 외지인에게 그 자체로 진풍경이다. 조기 파시의 영화를 간직한 조기역사관, 자갈 해변과 해안 절벽이 절경인 가래칠기해변, 깎아지른 절벽이 영화 〈빠삐용〉을 연상시키는 빠삐용절벽, 연평해전의 기상과 희생을 추모하는 연평도평화공원, 길이 1km 구리동해변, 마을 중심 골목을 따라 이어진 조기파시탐방로 등 대연평도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다. 제철 꽃게와 연평도의 가을 바다를 맛볼 절호의 기회다. 문의 : 연평면사무소 032)899-3450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이룸아이 출판사가 8월 펴낸 그림책 ‘내가 도와줄게’가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의 ‘으뜸책’과 꿈꾸는도서관의 ‘꿈북추천도서’에 뽑혔다고 12일 밝혔다. ‘내가 도와줄게’는 서툴지만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곰과 곰의 배려와 따뜻한 마음 덕분에 걱정을 조금씩 잊고 밝아지는 오소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이 아주 큰 용기를 필요로 하거나 자신이 많이 갖고 있어야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그림책에서 담고 있는 도움은 그렇지 않다. 상대를 생각하는 아주 작은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도움’이라는 주제는 이제 막 세상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 그림책을 읽으며 ’도움’이란 무엇일지 이야기 나눠 보자.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남을 위한 배려의 마음이 커지고, 행동으로 실천하며,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잘 이루는 사회적인 아이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있었던 삶을 돌아보고, 좀 더 나누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우리말 헤살에 우두머리란 말을 듣고 싶은가 봅니다. 어제 신문에 난 광고를 보면 “The 청렴하면, 多 행복해요.”입니다. 이 기가 막힌 광고 어찌해야 하나요? 국가기관이면서 국어기본법 제14조 제1호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를 어기는 이 배짱은 무엇인가요? 영어 “the”는 이미 언급되었거나 쉽게 알 수 있는 사람ㆍ사물 앞에 붙이거나, 유일한 존재ㆍ해당 유형 중 일반적이거나 두드러지는 사람·사물 앞에 붙이거나, 어떤 사람·사물을 설명할 때 쓰는 정관사입니다. 따라서 일반 이름씨(명사) 앞에 쓰지는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행복해요”의 으뜸꼴(기본형) “행복하다” 곧 그림씨(형용사) 앞에는 한자 “多”를 붙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민족주체성이 빠진 정신으로 사실상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행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제발 이런 국가기관은 국민 여러분 모두가 혼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예전 서울 시민청은 시민청 3돌잔치 포스터에 “시민청 귀 빠진 날”이라고 써서 우리말 사랑하는 모습이 보여주어 우리 신문은 이를 칭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글날을 맞아 찾아간 시민청은 영어가 짧은 시민을 외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민청 지하 1층에 커다랗게 “IㆍmarketㆍU”라고 써놓아 어리둥절하게 만든 것입니다. 도대체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그뿐만이 아니고 지하2층에 붙어 있는 안내판에는 태평홀, 바스락홀, 워크숍룸, 시민아지트 같이 우리말에 영어를 붙인 것을 한글로 표기를 해 한글날 행사를 찾는 시민들이 언짢아했습니다. 한글 표기만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각 방에 우리말 이름을 붙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결국 영어가 짧은 시민은 시민청에 올 자격이 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세계 으뜸 글자라는 “한글”, 이 한글이 반포된 날인 한글날을 온 나라가 기뻐하고 축하하는 일이야 물론 마땅하다. 지난 9일 제572돌 한글날에 광화문광장, 청계천광장, 서울시민청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잔치가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행사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 하지만, 멀리 진주에서 한글날 행사를 보기 위해 올라온 “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선생과 함께 돌아본 이날 세 곳의 잔치는 기획이나 진행 모두 낙제점 수준을 면치 못했다. 시민이나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하는 잔치이고 관은 뒷전에서 지원하는 모양새 같았으나 제대로된 기획이라고 볼 수 있는 행사는찾아볼 수 없었다. 많은 사람이 몰려 각 부스 앞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진행하는 관계자들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슨 말인지 모를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이름을 붙인 한 부스는 행사가 시작된지 몇 시간이나 지난 뒤에 진행자들이 체험용 도구 사용 설명을 듣느라 분주한 모습도 보였고,또 어떤 부스는 진행자가 1시부터 체험을 시작한다고 말했지만 1시가 훨씬 지나서도 진행은 커녕 체험 도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한 부스는 아이들이 한글에 그저 색연필로 색을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대추와 사과로 유명한 충북 보은은 이맘때 가장 분주하다. 농부의 정성이 담긴 대추와 사과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여행자가 몰려들기 때문이다. 보은의 대추는 특별해서 임금님께 진상했다. 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싱싱한 대추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보은대추축제가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뱃들공원과 속리산 일원에서 열린다. 대추를 맛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수확에 도전해보자. 사과를 수확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사과나무체험학교에 미리 신청하면 빨간 사과를 직접 따는 즐거움을 누린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다. 보은에 대추와 사과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신라 시대 산성인 삼년산성과 소나무 향기 가득한 솔향공원, 한옥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우당고택이 있다. 보은의 농경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보은군농경문화관, 천재 시인 오장환을 기리는 오장환문학관까지 가을만큼 풍성한 보은 여행을 떠나보자. 문의 : 보은군청 문화관광과 043)540-339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최근 가짜 독립운동가들이 진짜 행세를 하면서 국립현충원에 버젓이 묻히는가 하면 유족연금을 수십 년에 걸쳐 타먹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언론을 통해서 듣고는 씁쓸한 마음을 금치 못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진짜 독립운동가 유족이 생업을 팽개치고 가짜 독립운동가를 가려내야하는 현실이다. ‘국가보훈처, 가짜 독립운동가 4명 서훈 취소(2018.9.14.)’라는 제목의 오마이뉴스 기사는 경악을 떠나 ‘국가보훈처’의 존재감마저 회의감을 들게 한다. 문제는 20년 전 김정수 등 가짜 독립운동가를 고발한 김세걸(71, 독립운동가 김진성 선생의 장남, 현 서울 노원구 거주)씨가 한 말이다. "문제를 제기한 지 20여 년이 지나서야 서훈을 박탈했다."는 늑장대처가 더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기자는 10여 년 전부터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글을 쓰면서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의 ‘기록’에 문제가 있음을 심각하게 느껴왔다. 일반인들이 독립운동가의 기록을 접하려면 싫든 좋든 국가보훈처 기록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에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로부터 기자가 겪은 ‘문제점’을 수없이 들어왔지만 바쁘기도 하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572돌 한글날을 맞았습니다. 엊그제 한글 낱자를 써서 남다르게 가게 이름판을 만들어 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기별을 듣고 참 반가웠습니다. 다른 겨레 글자가 넘치는 우리 둘레 가게 이름들을 보면서 서글펐거든요. 한글날이 우리 글자인 ‘한글’을 기리는 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글날 무렵이면 듣고 보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하나가 들온말(외래어)을 마구 함부로 쓴다는 것이지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많이 만들어 쓰는 이른바 ‘외계어’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말살이에서 잘못하는 것을 꼬집고 바로잡자고 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면서도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런데 해마다 한글날만 되면 이런 이야기를 하니 사람들이 ‘글’과 ‘말’을 가리지 못하고 헷갈려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조차 말과 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쓰는 것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으니 여느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글날 기림풀이(기념식)에서 ‘개회사’가 아닌 ‘여는 말’이라고 쓴 것을 두고 “한글날을 맞아 식순을 한글로 바꿔 썼다.”라고 써 놓은 글이 좋은 보기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