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김해공항 국내선 항공기를 타기 전에 잠시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대한적십자사가 만들어 놓은 모금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금함에 적힌 글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나라안 공항 그것도 국내선이었는데 “대한적십자사”와 “한국공항공사“라는 기관 이름을 빼고 정작 기부해달라는 말은 영어 뿐이었지요. ”Donation dox“와 ”Thank you for your support“라고 써놓은 것은 영어를 모르는 사람 특히 한국인은 기부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영어를 쓰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금함 위에 공항공사에서 써붙인 안내판이 있었는데 여기는 분명히 "흡연실"과 "유아ㆍ임산부 휴게실"을 한글을 크게 쓰고 그 아래에 영어와 중국어 등을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법 가운데는 <국어기본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법 제14조 제1호에 보면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인 적십자사는 이 법에 따라 모금함도 분명히 한글로 적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법을 어기는 대한적십자사는 지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방파제 안쪽으로 알록달록 카약과 요트가 정박했고, 구명조끼를 야무지게 갖춰 입은 아이들은 뜨거운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놀이에 마냥 신이 났다. 캠핑과 해양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여수 금오도캠핑장이다. 대유마을과 소유마을 주민이 만든 섬마을 공동체 금오도버들인이 운영한다. 금오도캠핑장은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열었다. 운동장 앞바다는 해양 레저 체험장이 됐다. 아침에 멋진 일출을 감상하고, 한낮에는 스노클링과 카약, 체험 다이빙, 바다낚시, 요트 투어 등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캠핑장에서 글램핑과 교실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을 따라 다도해 풍광을 보며 걷는 ‘비렁길’은 금오도 여행의 필수 코스다. 총연장 18.5km에 5개 코스로 구성되고, 코스에 따라 1시간 30분~2시간이 걸린다. 섬 동쪽으로 지방도 863호선을 따라 달리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도 일품이다. 다리로 연결된 호젓한 섬, 안도에 들어가면 또 다른 맛이 있다. 돌산도 신기선착장에서 금오도 여천선착장까지 하루 7차례 정기선이 오가며, 25분가량 걸린다. * 관련 캠핑장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금오도캠핑장 홈페이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이 청소년 자립을 지원하는 아홉 현장 이야기를 담은 《만나보고서》를 9월 3일 펴낸다. 《만나보고서》는 함께걷는아이들의 청소년 자립지원사업 ‘자몽(自夢, 스스로 자립을 꿈꾸다)’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인권 관점으로 청소년과 사회를 바라보며 만난 고민과 실천 과정을 엮은 책이다. 관악늘푸른교육센터(전 늘푸른자립학교),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공릉청소년정보문화센터, 꿈꾸는아이들의학교, 청소년 직업훈련매장 커피동물원, 경기위기청소년교육센터 ‘아띠아또’,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안산YWCA 여성과성상담소,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대담을 담았다. 자몽 참여 기관과 활동가의 변화를 직접 경험한 청소년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나도 엑시트를 알기 전에는 너무 힘들었어.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랬는데 아무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었어. 선생님들도 부모님도 친구들도. 엑시트를 알게 됐는데 나랑 너무 잘 맞는 사람들이 많은 거야. 진짜 여기 신세계다! 틀도 없고 서로 존댓말을 쓰면 존댓말을 써주고 반말을 쓰면 반말을 써주고. 내가 상상한 세계와 너무 똑같았어(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다원)”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자리 잡은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에서는 기암괴석 사이로 노를 저으며 하늘과 바람과 산과 물을 음미하듯 즐길 수 있다.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선착장에서 10분쯤 노를 저어 나가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옥순봉을 만나기 때문이다. 가까이 호수를 가로지르는 옥순대교가 있고, 멀리 비단에 수놓은 듯 아름답다는 금수산이 보인다. 가이드이자 안전 요원이 모터보트를 타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니, 셀카 부담 없이 느릿느릿 풍경과 여유를 만끽하면 된다. 청풍호를 즐기는 다른 방법도 있다. 청풍랜드는 청풍호를 향해 뛰어내리는 번지점프,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이젝션시트 등을 갖췄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이 어떨까. 모노레일의 짜릿함이 부담스럽다면 충주호관광선을, 레포츠보다 역사나 인문학에 관심이 많다면 청풍문화재단지를 추천한다. 문의 :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 043-646-8311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여름의 끝자락, 이른 아침 광안리 바다는 잠잠했다. 더러 아침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바다는 고요하다.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덥던 여름 더위가 물러간 광안리의 아침은 선선했다. 정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 그 가을의 한 자락이 바다 바람 속에 묻혀 뺨을 스친다. 하늘은 높고 푸른 가을하늘이 아니었지만 이제 가을이 온 것만은 틀림없다. 광안리 하늘에 낮게 드리우던 먹구름은 이날 저녁 굵은 빗줄기를 퍼부었다. 사진은 어제 아침 6시 광안리 모습.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세상에, 이런 신기한 일도 있군.” “배가 물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다시 떠오를 수 있다니! 이게 말이 되는 건가?” “하여간 정도령은 사람이 아니라니까.” 서아지는 혀를 차면서 정도령의 반잠수정 귀선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충선 역시 위기의 순간에 사용하라는 정도령의 설명을 들었지만 이렇게 완벽할 줄은 전혀 예상 못하고 있었다. “정도령은 이순신의 제국을 완성하라는 뜻으로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일세.” “장군의 지적이 맞는 것 같소. 그런데 준사는 어찌 되었을까요?” 사위는 이미 어둠이 찾아 들었으나 바다 위는 달빛 물결이 찰랑였다. 저 멀리 가덕도 해안가에 일본 관선들로 보이는 불빛이 점등처럼 깜박이고 있었다. 서아지는 본래부터 곱지 않은 인상이었으나 잔뜩 얼굴을 찌푸리자 더욱 괴기한 인상으로 변하였다. 김충선은 바다 주위를 들러보았다.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군.” “필경, 대낮처럼 밝았어도 준사의 행방을 알아내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저 무사하기를 기원할 수밖에는 방도가 없어.” “하지만 준사는 시시한 놈이 아닙니다. 알고 있죠?” 김충선은 인정했다. “물론이지. 일본에 있었어도 일만 오천 석의 영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상주면 두모마을은 남해가 간직한 소박한 체험 마을이다. 비탈진 샛길을 내려서면 다랑논 너머 아담한 바닷가 동네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모마을의 옛 이름은 드므개마을로, 마을 앞 바닷가가 항아리처럼 움푹 들어간 모양이다. 마을 뒤편으로 금산이 드리워지고, 포구 건너편은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가깝다. ‘바다 놀이터’를 지향하는 두모마을에서는 바다 카약과 스노클링이 인기다. 노도 앞바다까지 노를 저어 가고, 한려해상국립공원 앵강만의 바닷속 풍경도 즐길 수 있다. 반농반어 마을에서는 캠핑장에 묵으며 조개 캐기, 농사 체험이 가능하다. 시골 마을과 문화, 해양 레저가 어우러진 두모마을은 외국인도 가볼 만한 곳이다. 남해 여행 때는 바람을 테마로 한 바람흔적미술관, 방조어부림을 배경으로 요트 체험이 가능한 물건리 남해군요트학교, 미조면의 청정 바다로 새롭게 뜨는 설리해변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문의 :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601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에서는 서울 지하철 역명에 얽혀 있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대중서 『지하철을 탄 서울인물史』를 발간했다. <서울역사강좌> 시리즈 제6권으로 발간된 이번 책은 서울역사편찬원에서 진행하는 2018년도 하반기 시민을 위한 서울역사강좌의 교재로도 사용된다. 1974년 1호선 개통 이래 45년 동안 시민들의 발이 된 지하철은 이제 시민들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서울 지하철 역명은 그 곳과 관련된 지명, 인명, 사건 등과 관련된 것으로 지어졌다. 따라서 서울 지하철의 역명은 단순한 교통시설의 명칭이 아닌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민 생활의 어제와 오늘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된다고 하겠다. 을지로역ㆍ충무로역ㆍ충정로역 등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지명을 청산하면서 을지문덕ㆍ이순신ㆍ민영환 등 한국사 위인들 가운데서 새로이 이름을 붙였다. 황금정은 을지문덕의 성에서 유래한 을지로로 바뀌었고, 충정로 역시 갑신정변 당시 다케조에 신이치로의 이름을 딴 다케조에마치로 불리다가 변경되었으며, 충무로는 충무공 이순신에서 유래되었다. 역사적 인물의 호나 이름을 따서 붙인 역 이름도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도서출판 새얀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50여년 역사상 최초로 블라디보스톡에서 4년 임기를 마친 ‘여자’ 주재원 신지현이 쓴 에세이, ‘1000박 1001일의 블라디보스톡(저자 신지현, 1만1000원)’을 전자책으로 펴냈다. 왠지 다소 무겁고 강직한 러시아 이미지가 남아 있던 블라디보스톡이 최근 들어 인기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저렴한 물가, 유럽풍이 물씬 느껴지는 러시아 특유의 오래된 파스텔톤 건물이 짧은 일정의 주머니 가벼운 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혁명광장이나 독수리전망대 등 볼거리 많은 문화 명소는 덤이다. 3박 4일의 여행지 블라디보스톡에 대한 웬만한 여행 정보는 이제 인터넷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3박 4일 여행지가 아니라 1년 365일 삶의 현장인 블라디보스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나왔다. ‘1000박 1001일의 블라디보스톡’은 30년 가까이 살던 한국을 떠나 블라디보스톡에서 4년을 살다 온 꼬마 주재원 신지현이 러시아 관련해 그 어떤 책에도 없던,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없는 취업부터 일, 경제, 문화, 취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준사의 일신이 무섭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일본 수병 여덟 명이 달려들어서 준사의 몸을 움쩍도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 이것은 작두이다. 앞으로 날 마주치게 될 조선의 장수들은 나의 예법을 거쳐야 한다. 준사, 그대가 처음으로 나의 예법에 감동하는 영광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 준사는 이를 악물었다. “진작 죽어야 했다. 지독히도 운이 나빴다.” “무슨 소리냐, 굉장히 운이 좋은 것이다. 구루시마의 첫 제물이니.” 구루시마는 잔인한 미소를 머금으며 손바닥을 펼쳐서 자신의 절단 되어버린 다리를 재고 있었다. “날 그냥 죽여 다오.” 준사가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그의 다리는 작두 아래로 놓이게 되어 있었다. 이것은 애초부터 구루시마가 준비해둔 저주였다. “두 다리를 자른다. 나와 똑같은 부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더 많아도 아니 되고, 적어도 안 된다. 정확히 무릎 아래 두 치다. 시작해라.” 일본 수병들은 구루시마의 명령에 따라서 작두날 위에 준사의 다리를 올려두고는 절단 시킬 부위를 겨누었다. 준사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하지만 그는 결코 애원하지 않았다. 단지 그의 눈가에는 생사의 맹서를 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