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1100고지 습지는 대자연이 빚은 하늘 아래 정원이다. 초지와 습지, 바위, 울창한 숲이 뒤엉켜 거칠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낸다. 습지 안에 생태섬과 지의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탐방로가 길지 않아 둘러보는 데 30~40분이면 충분하다. 동백동산 습지는 제주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람사르 습지다. 독특한 곶자왈 생태에 숲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들었다. 잔잔한 연못 같은 먼물깍에 닿으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금세 동화된다. 1100고지 습지 탐방 후 거린사슴전망대에서 서귀포 앞바다와 시내를 한눈에 담아보면 어떨까. 녹차 밭을 거닐고 차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해도 좋다. 한국 전통 공예품과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 본태박물관은 주변 경관마저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2·7일로 끝나는 날에는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을 구경해보자. 문의 :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 064)728-6203 / 동백동산습지센터 탐방안내소 064)784-9445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과연 귀신같은 배로군.” “ 귀신이 아니라 거북이여. 물속과 육지를 마음대로 오고가는 거북이 귀선.” 김충선 역시 정도령에게 사용 방법에 대하여 설명만 들었지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귀선이 완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으니 적들은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다시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서아지가 으스대며 답변했다. “그야 간단하지. 하판의 물을 다시 외부로 뽑아 버리면 되는 것이지.” 군관을 비롯한 상판의 전원은 쉽게 믿어지지도, 이해되지도 않았지만 이론은 맞는 것 같았다. “자, 이제부터는 조용히! 숨을 쉬는 것도 조절해야 한다. 적이 어서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하자. 눈을 감고 평정을 유지하라!” 김충선의 지시에 따라서 상판의 전원은 고요한 적막 속으로 몰입되어 갔다. 이 순간 일본 관선의 하치스카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 전방에 이상한 물체가 어른거렸는데......?” 부하들은 달아나고 있는 두 대의 포작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포격을 가할까요?” “좀 전에 이상한 괴 형체를 보았느냐?” 하치스카는 관선 세키부네를 관장하는 장수였으므로 직관력이 일반 수병들과는 어딘가 달랐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부산 국제시장에 갔다가 참으로 멋진 간판을 보았습니다. 간판에는 가게 이름을 우리말로 “덕분에”라고 큰 글씨로 써두었습니다. 옆에는 “막걸리집”이라고 하여 무엇을 파는 곳인지 또렷이 했고, <덕분에>라는 이름을 써서 이곳에 오는 손님들 덕분에 돈을 번다는 가게 주인의 분명한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일본인 손님들이 많이 오는 까닭인지 조금 작은 글씨로 막걸리의 일본어 “マッコリ(どぶろく)”라고 써두었고, 그 옆에는 “덕분에”라는 뜻의 “おかげさま”도 써놓았습니다. 우리나라 법에는 <국어기본법>이란 것이 있는데 “공공기관은 국어기본법에 따라 모든 문서를 한글로만 작성하여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는 괄호 안에 영어(외국어)나 한자 따위를 넣을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MICE人”이라고 한글은 없이 영어와 한자 조합으로 된 말을 쓰면서 국어기본법을 무시하는 공공기관도 있는데 이 가게는 개인이면서도 분명한 민족주체성으로 <국어기본법>을 지키고 있지요. 어찌 멋진 간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나요?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자연은 스스로 피어난다. 고창 운곡습지에 필요한 건 무관심이었다. 사람 발길이 끊기고 30여 년이 지난 2011년 4월, 버려진 경작지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꽉 막힌 대지에 물이 스며들고 생태가 살아났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에서 자동차로 약 8분이면 생태계의 보고(寶庫), 운곡습지를 만난다. 길게 뻗은 4차선 고속도로에서 상상할 수 없던 호젓한 숲길과 원시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과 삵이 갈대숲을 헤쳐 물고기를 잡거나, 배설물로 이곳이 터전임을 알린다. 총 860여 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며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고창 운곡습지는 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는 우수 사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창고인돌박물관도 놓칠 수 없다. 고창은 상생의 도시다. 고창읍성의 소나무는 가지를 뻗어 대나무를 끌어안는다. 지역 농민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상하농원부터 글 모르는 할머니도 책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책마을해리까지, 운곡습지가 보여준 놀라운 변화가 씨앗이 되어 고창 곳곳으로 퍼져간다. 문의 :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관광진흥팀 063)560-2458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전철역에 갔더니 안전문 위에 손말틀(휴대폰) 광고가 보입니다. “가정의 月”, “孝도하세孝”라며 앞장서서 우리말을 헤살하고(해치고) 있습니다. 저렇게 한자를 한글에 엉터리로 섞어서 쓰는 것은 멋진 광고문이라 생각하나요? 또 신문에 광고를 냈는데 토씨 따위를 빼고는 영어를 쓰거나 영어를 한글로 쓴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를 영어로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잘난 체 아니면 민족주체성이 없는 것이겠지요. 우리 기업들이 힘없는 이들에게 갑질을 하는 것은 물론 이렇게 민족주체성마저 없는 것을 볼 때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무안갯벌은 넓고 비옥하다. 황토를 머금은 갯벌은 언뜻언뜻 붉은빛이다. 침식된 황토와 사구의 영향으로 형성된 무안갯벌은 2001년 ‘습지보호지역 1호’에 이름을 올렸다.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1732호)와 갯벌도립공원 1호로도 지정됐다. 무안갯벌의 대표 공간은 해제반도가 칠산바다를 품에 안은 함평만(함해만) 일대다. 갯벌은 흰발농게를 비롯한 갯벌 생명체의 보금자리이자 물새의 서식처다. 무안갯벌의 중심인 해제면에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있다. 생태갯벌과학관에서 갯벌 1㎡의 소중한 가치를 공유하고, 무안갯벌 위로 이어진 탐방로와 갯벌체험학습장에서 다양한 갯벌 생물을 만난다. 무안 여행 때는 갯벌낙지등대로 유명한 도리포, 천연기념물 211호로 지정된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무안식영정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문의 :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061)450-5477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에 있는 「군산 선유도 망주봉 일원(群山 仙遊島 望主峰 一圓)」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3호로 지정하였다. 군산 앞바다 모두 63개의 크고 작은 섬(유인도 16개, 무인도 47개)을 고군산군도라 하는데, 「군산 선유도 망주봉 일원」은 그 중 가장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하여 부르게 된 선유도(仙遊島, 舊군산도)에 자리한다. 망주봉은 옛날 억울하게 유배된 한 충신이 북쪽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유래가 유명하며, 하늘과 바다가 모두 붉은 색조로 변하는 ‘선유낙조’를 볼 수 있는 탁월한 장소이기도 하다. 망주봉에서 바라본 선유낙조는 서해의 낙조기관(落照奇觀, 해질녘 붉은 빛이 비치는 보기 드문 기이한 광경) 중 으뜸이며, 360도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을 갖고 있어 여타의 명소와는 차별화되는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 2001년 문화재청의 「명승 자원 조사보고서 전라북도편」에 따르면 선유도에는 선유8경이 있으며 망주봉에서 6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망주봉과 마주하는 솔섬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면 망주봉 정상에서 암벽을 타고 흐르는 폭포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어 경관적 보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태안 두웅습지는 작고 찾는 이가 드물다. 겉보기엔 흔한 시골 저수지 같지만, 신두리해안사구의 배후습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두리해안사구의 지하수가 두웅습지 바닥과 연결되어, 두웅습지가 오염되거나 파괴되면 신두리해안사구까지 영향이 미친다. 이 같은 지형적 중요성과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07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마스코트인 금개구리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로, 5월 말~6월 중순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래에 함정을 만들어 개미나 곤충을 잡아먹는 개미귀신은 두웅습지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다. 해설사가 상주하니 습지 해설을 반드시 들어볼 것. 신두리사구센터 전시실에 마련된 두웅습지 코너도 챙겨보자. 6월에 태안은 눈부신 해변과 향기로운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신두리해안사구에 해당화가 만발하고, 천리포수목원에는 작약과 수국, 아이리스가 탐스럽다. 초여름부터 피서객이 찾아드는 만리포해수욕장, 태안1경으로 꼽히는 백화산, 백제 시대 불상이 맞아주는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도 인상적이다. 문의 : 태안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41)670-2762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1304m) 정상 인근에 자리 잡은 용늪은 국내에서 유일한 고층습원(식물 군락이 발달한 산 위의 습지)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대한민국 최초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되었다. 용늪이란 이름은 ‘승천하는 용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란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용늪 탐방은 대암산 동쪽의 인제군과 서쪽의 양구군에서 출발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개인 차량으로 용늪 입구까지 이동하는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코스가 좋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용늪을 둘러보고 대암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용늪을 품은 인제군에는 다른 볼거리도 많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은 DMZ 일원의 생태계와 역사, 문화를 보존하고 후세에 전달하기 위한 연구·교육기관이다. 내린천과 인북천이 만나 소양강을 이루는 자리에 조선 시대 정자인 합강정이, 인제읍을 가로지르는 소양강 변에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박인환문학관이 나란히 있다. 문의 : 인제군청 문화관광 033)460-2081~4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꽃보다 예쁜 꿈꾸미들의 배움터”, 순전히 토박이말로만 쓴 참으로 예쁜 말입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꽃보다 예쁜 꿈을 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위를 보는 순간 황당해졌습니다. “仙遊中學敎‘라고 온통 한자로만 쓴 학교 이름입니다. 굳이 저렇게 학교 이름을 한자로 써야할 까닭이 있을까요? ’잘 나가다가 무엇으로 빠졌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요즘은 대학교 이름도 거의 한글로만 쓰는데 중학교 이름을 한자로 쓴 것은 누구의 발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