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선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명나라 사신이 경에게 곤장을 치라 하오.” 유성룡은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 드렸다. “그것이었습니까?” “사신을 모독한 죄를 물으라 하니 답답하기 그지없소.” 유성룡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전하, 심려 마옵소서. 신이 형벌을 기꺼이 받겠나이다. 상감마마의 옥체를 보중하시고 명나라의 굴욕적인 외교를 더 이상 허락하지 마옵소서.” 서애 유성룡은 임금에게 당부하고 어전에서 물러난 후 스스로 자진하여 의금부의 형틀에 몸을 묶었다. 선조는 자신의 권력을 지탱하기 위하여 교활한 연극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서애 유성룡을 희생시킴으로 자신의 보위를 유지하겠다는 치졸한 선택을 어떤 가책도 없이 시도하였다. 그는 역시 불량한 임금이었다. “사헌을 부르게.” 영의정 유성룡의 해괴한 행동에 의금부도사는 영문을 몰라 하며 승정원(承政院)과 벽제관에 각기 기별을 넣었다. 도승지나 임금 선조로 부터는 어떤 대답도 나오지 않았고 벽제관에 머물던 명나라 사신 병부주사 사헌이 위풍당당하게 등장했다. 그와 동행한 명나라 장수는 경리조선도어사(經理朝鮮都御史) 양호였다. 조선에 부총병으로 파견되어 나온 그는 키가 비록 작았지만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저놈 누구냐 저놈 이름을 적어라 그년은누구냐 그년 이름도 적어라 이놈은... 더러운 블랙리스트 그 꼬리가 오늘 잘렸다 밝은 해 아래 천지 개명된 민주동산의 나무에 주렁주렁 달렸던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겨레의 얼을 사랑하는 이들의 순수한이름을 더럽힌 자들이 오늘 법의 심판을 받았다 더 이상 더러운 이런 놀음 더는 이런 해괴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대한민국이길 국민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간절히 빌었다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이것이 왕의 무능이 아니고 무엇이요? 신하된 자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하니 오늘과 같은 난리를 겪는 것이 아니겠소. 저따위 신하를 곁에 두고 정치를 하려거든 당장 양위(讓位)를 하시오. 양위를.” 왕권을 이양하라는 주문을 서슴없이 꺼낸 것은 일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서애 유성룡이 폭발하였다. “병부주사! 어느 안전이라고 이런 행패를 부리시는 겁니까?” “뭐라? 행패! 지금 내 귀에 대고 행패라고 하셨소?” “그럼 몰지각한 작태라고 해둡시다.” 명나라의 병부주사 사헌은 대노하였다. “네 너를 요절내지 않으면 우마(牛馬)의 자식이로다. 서애, 그대가 왕의 신임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를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겠다.” 선조는 영의정 유성룡과 명나라 사신이 격하게 충돌하자 진화에 나섰다. “영상은 잠시 물러가 계세요.” 유성룡 역시 오기가 치솟았지만 왕의 명령을 거역 할 수는 없었다. 그가 물러 나가자 사헌이 요구했다. “유성룡을 끌어다가 곤장을 치시오.” 선조가 화들짝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 “서애대감은 조선의 영의정이외다.” 사헌은 말을 길게 끌지 않았다. “아니라면 왕에서 물러나시든지.” 선조는 뜻밖의 외통수에 몰려서 어쩔 줄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설화일일백 무심거사 태기산에 눈꽃이 피었소 겨울 하늘 파아란 캔버스에 순백의 눈가루를 뿌려 조화옹(造化翁)이 나무를 그렸소 혼자 보기 아까워 자네에게 전화 하오 내일 와서 같이 눈꽃을 봅시다 남부터미널에서 버스 타면 두 시간이면 도착하오 속인(俗人)과의 약속은 미루면 되오 모레가 되기 전에 눈꽃은 사라질 것이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설화일일백(雪花一日白) 2017.2.24. 태기산에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라. 내 평생 나라를 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이는 65살의 나이에 폭탄 의거로 순국의 길을 걸은 강우규(1855-1920) 의사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나라를 빼앗은 흉악한 일제에 온몸으로 저항한 것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한 것이지만 강우규 의사는 겸손하게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청년들의 교육’을 걱정했다. 그러한 강우규 의사의 숭고한 나라사랑 실천 행동 뒤에는 탁명숙(1900-1972)이라는 여성독립운동가가 있었지만 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그런가하면 핏덩이 갓난아기를 남겨두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박치은(1886-1954)애국지사도 있다. 박치은 애국지사는 남편 곽치문(1882-1922)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 감옥에 들어갔는데 핏덩이 갓난아기를 둔 몸이었다. 철창 밖에서 젖이 먹고 싶어 우는 아기를 일제는 끝내 면회시켜주지 않아 눈앞에서 아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선조가 명나라에 기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선조는 다시 무안하였다. “명나라 군대의 용맹성이 조선의 군대 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이기에......” 왕의 말을 사헌이 감히 중도에서 잘랐다. “그건 지나가는 개도 아는 일이오. 하지만 양 나라의 협상 중에라도 군비를 강화해야 하는 것을 소홀히 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임금이 되어서 소인배들의 감언에 놀아나고,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체 유흥에 정신을 팔고 있었던 것 아닙니까.” 이 대목에서는 선조도 할 말이 있었다. 명나라에 전적으로 의지 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흥에 빠져서 방탕한 일은 없었다. 다만 김덕령이나 이순신과 같은 왕권의 위협적인 존재들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로 시간을 소모했음은 인정할 수 있었다. “너무 지나치시지 않습니까?” 서애 유성룡은 더 이상 명나라 병부주사 사헌의 방자함을 견디지 못하고 울분을 토해냈다. 선조에 대한 미움만큼이나 애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사헌은 눈살을 찌푸렸다. “대감이 지금 날 책망하는 것이요? 감히!” “조선의 임금이십니다. 예를 지켜 주십시오.” “하하핫, 예라고요? 그런걸 알았다면 우리 명나라에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 경향신문을 보니 보건복지부와 중앙입양원이 함께 광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광고는 영어를 활용한 것입니다. "남(Other)이 아닌 엄마(Mother)가 되어주세요"입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림에 영어로 "Mother"라고 크게 써놓았습니다. 국어기본법을 보면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렇게 영어고 광고한 것은 국어기본법 위반이 되는 것 아닌가요? 제발 정부가 앞장서서 우리말 헤치는 일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일본 수군이 전멸 했다네. 그리고 이순신장군의 곁에 정도령이 있네.” 정기룡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런 것입니까?” “이번에 우리 둘은 부산을 점령하여 일본의 수송선을 탈취해야 하는 임무일세.” “수송선을 뺏는다는 말씀입니까?” “정도령이 사용해야 할 곳이 있다고 하더군.” “일본 수송선을 어디에 말입니까?” “어디에 쓰겠는가? 정도령이라면 이 시점에서.” 정기룡장군의 동공이 점차 확대 되었다. “혹시 일본 본토를 역습하려는 것은 아닌지요?” 곽재우가 주변을 살피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정도령에게 병법을 배웠다더니 다르군.” 정기룡은 뛸 듯이 기뻐하였다. 일본의 침략 본성으로 인해서 조선의 피해가 막대하지 않았던가.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그 복수심에 피가 역류할 지경이었다. “부산을 점령하려면 동래성을 우선 쳐야 합니다.” “정보에 의하면 동래성을 점령하고 있는 자는 아사노 요시나가 (あさの よしなが)로 군사 5천을 데리고 있다던데.” 정기룡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아사노는 남원과 전주 공략에 나섰던 우군과 좌군의 총대장 모리와 우키타의 10만 군사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우리문화신문=심순기 기자] 일장춘몽(一場春夢), 남가일몽(南柯一夢), 한단지몽 등은 모두 같은 말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도 역시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권력은 오래 가지 않으며, 봄에 잠깐 꾼 꿈같은 것이다. 호화 권력도 부귀영화도 “한낱 꿈” 중국 당나라 현종 때 하북성 한단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도사 여옹은 노생이라는 청년을 만난다. 노생의 신세타령에 여옹은 도자기 베개를 건넸다. 노생이 베개를 베자 도자기로 빨려 들어가 커다란 집에 사는 명문가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된다. 과거에도 급제하여 명재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으나 역적으로 몰려 죽음 직전에 이르기도 한다. 다행스럽게 다시 복권되어 가족들과 장수하며 살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노생이 죽는 순간에 눈을 뜨게 되는 데, 일어나보니 주막에서 잠이 들어있었다는 것. 도사 여옹은 잠에서 깬 노생에게 “인생은 그런 것이네.”라며 웃으며 말했고, 노생은 부귀영화라는 것이 권력이라는 것이 부질없는 욕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고사(古事)다. 일은 못하지만 지독히도 운이 좋고 잘 나가던 이가 바로 박근혜다. 하지만 최고의 권력을 잡은 지 2년이 지나면서부터 “레임덕이 올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기자] “이런 말, 나도 500년 만에 처음이야. 내가 이렇게 솔직해도 되는 건지 솔직히 겁도 나. 이미지라는 건 말이야, 남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남이 나를 또 다른 이미지로 덧칠하기 전에는 벗을 수도 없는 거거든. 나하고는 무관하게 만들어진 그 이미지 속에 막상 갇혀야 하는 건 나인 거지. 그러니 인선 씨, 이 편지는 절대 공개되어선 안 돼. 인선 씨하고 나 사이에서 끝나야 하는 비밀이 되어야 하는 거야. 왠지 알아? 나에 대한 환상이 벗겨졌을 때 고통 받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 환상이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지.” <사임당의 비밀편지>에 나오는 사임당의 말입니다. 그러면 “어? 사임당이 쓴 비밀편지가 500년 만에 발견되었나?”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사임당의 비밀편지>는 신아연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수필가로만 활약하던 신 작가가 이번에 처음으로 소설에 도전하여 내놓은 작품이 바로 <사임당의 비밀편지>입니다. 위의 글은 그 소설에 나오는 한 글귀이지요. ‘신사임당’ 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현모양처’일 것입니다. 율곡이라는 대유학자를 길러낸 어머니, 그렇기에 5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