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곽재우가 아쉬워 혀를 차자 원균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장군의 작전은 어디까지나 거리를 유지하면서 정확한 타격으로 적을 괴멸시키는 것이지. 이번 발포는 거리를 넘어오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성 사격이었네. 그랬군요. 다음 기회는 그들에게 존재하지 않을 거요. 이장군은 놓치는 법이 없으니까. 원균장군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예전의 그는 이순신에 대하여 무장으로의 경쟁심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순신으로부터 구명을 받고난 후에는 심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게다가 곽재우로부터 전해들은 이순신의 광대한 포부는 원균에게 새로운 세계를 눈뜨게 하였다. 이순신의 대업에 동참하리라! 임금선조의 무능을 그 역시도 몸으로 겪어왔던 원균이었다. 이순신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였다. - 세상에 가장 쉬우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장군, 가치 없는 명예를 추구하지 마시오. 장군의 맹렬함으로 왜적들을 조선에서 몰아내야 하오! 장군의 용맹으로 일본을 도모해야 하지 않겠소. 우리 함께 함대를 이끌고 일본 본토를 박살냅시다. - 이순신장군을 따를 것이요! 원균은 곽재우에게 나지막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전했다. 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독서신문 제1596호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일면에 “詩민 여러분! 많이 보십詩오”, “놀라詩지 말고 많이 웃으십詩오”라고 해괴한 짓을 합니다. 저렇게 쓰는 것은 유식한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짓밟는 것임을 모르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렇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독서신문 같은 언론이 이렇게 우리말을 짓밟으면 독자들은 그대로 따라 할 것입니다. 창간 반세기가 다가오는 독서신문이 이런 얄팍한 잘난 채를 하면서 스스로 신문의 격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게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우리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는 게시판으로 되어 있다. 지하철 3호선 동국대역에는 알림게시판으로 되어 있다. 시민이나 주민에게 알리기 위한 안내판을 우리는 흔히 '게시판'이라 한다. 그러나 구태여 일본말을 흉내낼 필요는 없다. 알기 쉽고 온화한 우리말 '알림'이 있지 않은가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버스정류장에 갔더니 공연 포스터가 3장이나 붙었습니다. 그런데 3장 모두 영어는 별로 없습니다. 보통 공연 포스터를 보면 영어를 도배한 것을 우리는 흔히 보는데 말입니다. 물론 영어를 한글로 쓴 것이긴 하지만 쓸데없는 영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습니다. 우리말이 아닌 한글로만 쓴 것을 칭찬해야 하는 맘도 썩 편하지 않습니다. 앞으론 길거리에 우리말로 된 포스터들만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하철을 탔습니다. 지하철 비상버튼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지하철 비상단추라고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어 버튼(butto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전기 장치에 전류를 끊거나 이어 주거나 하며 기기를 조작하는 장치. 누름 쇠로 순화라고 풀이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옷 따위의 두 폭이나 두 짝을 한데 붙였다 떼었다 하는, 옷고름이나 끈 대신으로 쓰는 물건이로도 풀이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단추로 순화.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다듬은 말(순화어) 난에도 보면 버튼은 단추로 바꿔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비상단추라고 해서 못 알아들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려는 노력을 공기업부터 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무심코 길을 가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보통 말하는 준공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흔히 쓰는 준공 대신 저희가 시공했습니다.라고 쓰였습니다. 그것은 시공사 송천크레아텍(주)와 감독관청 종로구청의 작품이었지요. 준공이라고 쓰거나 심지어는 한자로 竣工 쓰는 것이 보통인 세상에 이렇게 우리말과 한글로 쓰려고 노력한 것이 참 신선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송천크레아텍(주)와 종로구청은 칭창받을 일을 했습니다. ▲ 국회도서관준공기에는 竣工 뿐 아니라 온통 한자투성이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마켓(Gmarket)에서 광고 누리편지가 왔습니다. 그런데 지마켓은 수요일을 푸드데이(FoodDay)라고 이름 짓고 G마켓 슈퍼 푸드 딜을 한다고 광고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매주 화요일은 지맘데이(GmomDay)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일본의 모리나가제과가 상술로 밸런타인데이를 만들더니 그 뒤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다이어리데이, 로즈데이가 생기겼고, 심지어 키스데이, 허그데이까지 온갖 데이가 난무합니다. 지마켓도 여기에 뒤질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영어로 아름 지은 푸드데이, 지맘데이를 만드는 까닭이 무엇인지요? 화요일과 수요일을 억지로 자신들의 상술에 끼워 맞추는 그 속셈은 아마도 이윤창출이겠지요. 하지만 영어를 좋아하다가 사대주의 기업이 되고, 결국 패가망신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지마켓은 푸드데이에 이어 품절도 SOLD OUT라고 영어로 크게 써야 게운한 모양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인사동 거리를 지나다보니 종가집이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이 간판은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종가에는 이미 집 가(家) 자가 들어 있어 뒤에 집이란 말을 붙이면 군더더기가 됩니다. 따라서 종가집이 아니라 그냥 종가라고 써야 하는 것이지요. 외갓집, 처갓집, 대갓집, 초가집 따위가 모두 그렇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역전앞, 넓은 광장, 따뜻한 온정, 가장 최근 같은 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종가집이라고 쓴다면 종가와 집이 합한 글자여서 중간에 사이시옷이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굳이 쓴다면 종갓집이어야 맞는 것이지요. 참고로 사이시옷을 어떻게 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말 표기의 가장 큰 원칙은 소리 나는 대로 쓰고, 쓴 글을 보고 읽어서 그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사이시옷을 넣는 데는 조건이 있는데 두 낱말이 합해져서 하나의 낱말이 될 것, 그 두 낱말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토박이말일 것, 원래에는 없었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소리가 덧날 것이 그것입니다. 예를 들면 등굣길은 등교와 길의 두 낱말이 합해졌는데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동아일보 본사 건물엔 일민미술관이 있습니다. 요즘 그 일민미술관에서 내건 전시회 광고판에는 우리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물론 한글이야 일부 있었지만 그것도 외국어의 한글 표기와 한자말 일부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잘난 체 하는 지식인의 유희로 보였습니다. 꼭 저렇게 해야 유식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안타까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랜만에 강화도에 갔고, 간 김에 풍물시장에 들렸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풍물시장은 그야말로 신는 곳입니다. 엿장수도 있고, 구운 가래떡과 수수부꾸미, 강화순무 등 온갖 먹거리도 풍성했습니다. ▲ 카페 이름이 어서오시겨 정이 듬뿍 담긴듯하다. ▲ 재미난 우리말 간판 발담그고 ▲ 과일사랑, 저 가게엔 사랑이 넘쳐날 것만 같다. 그런데 내 눈에는 또 하나 즐거운 구경거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말 사랑이 담긴 간판들이었습니다. 내가 사는 서울에서는 우리말 간판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지만 이곳은 곳곳에 재미난 우리말 간판이 보입니다. 정겨운 사투리 말투인 어서오시겨가 보이며, 아마도 족탕을 하는 곳으로 보이는 발담그고도 있습니다. 또 과일사랑은 어떻구요. 누가 강화를 시골이라고 할지 몰라도 우리말 사랑으로는 그 어느 곳보다 서울감입니다. 이곳 강화 풍물시장의 우리말 사랑이 가득 담긴 간판들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