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김제 국숫집 - 주장성 김제 공단에서 일할 때 힘들 때면 따뜻한 국수 먹으러 가는 철공소 옆 막국숫집이 있었다. 맑은 목소리의 주인 여자는 양푼 하나 가득 국수를 말아 주곤 했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습관이라 양푼 가득한 국수를 다 먹고 나오며 "다음엔 좀 적게 주세요" 했다 여자는 수줍어하며 "제가 손이 좀 커서-"했다 그녀의 손은 작고 예뻤다 그 국숫집 문 앞엔 작고 예쁜 꽃들이 참 많이 피어 있었다. ----------------------------------- “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엔 '옛집'이라는 허름한 국숫집이 있습니다. 달랑 탁자 4개뿐인. 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진하게 멸칫국물을 우려 내 그 멸칫국물에 국수를 말아냅니다. 10년이 넘게 국숫값을 2천 원에 묶어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무한 리필.” <윤종건의 내 세상>이란 블로그는 이렇게 국숫집을 얘기한다. 그리고 또 이어진다. “첨엔 설익고 불고하던 국수를 노력 끝에 은근히 밤새 끓인 할머니 특유의 다싯물로 국수 맛을 내서 새벽부터 국수를 팔았습니다. 컴컴한 새벽에 막노동, 학생, 군인들이 주된 단골이었습니다. ‘하느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황금시간출판사가 1918년부터 1919년까지 맹위를 떨친 대유행병(팬데믹), ‘스페인 독감’에 관한 이야기 《팬데믹 1918》을 펴냈다. 이 책은 스페인 독감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의 무자비한 횡보를 따라가면서, 그 질병에 직면했던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 가족과 이웃, 친구와 동료를 수없이 잃어야 했고, 절차를 갖춘 매장 등 죽은 이의 존엄을 지켜줄 여유조차 없던 참혹한 이야기가 또 다른 팬데믹 시대를 지나고 있는 21세기에 충격을 안긴다. 16쪽 화보로 구성한 스페인 독감 시기 사진들도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갈 무렵,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2년 사이 세 번의 감염 파도가 몰아친 끝에 전 세계에서 1억여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의료계에서 바이러스의 존재조차 몰랐던 그때, 스페인 독감은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페스트의 뼈아픈 기억을 상기시키고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겼다. 그 공포로부터 인류는 어떻게 빠져나왔으며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 캐서린 아놀드는 방대한 1차 자료와 기록 문서를 바탕으로 《팬데믹 1918》을 집필했다.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한비출판사에서 서수연 시인의 시화집 ‘저물지 않는 봄날’을 펴냈다. 서수연 시인의 《저물지 않는 봄날》 은 시가 사진이 되고 사진이 시가 되어 자연풍경에 사람이 들어가고, 사람풍경에 자연이 들어가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로 잡아준다. 또한, 가족의 정다운 눈길을 나누어 주고, 애인의 포근한 가슴으로 끌어 안아주며, 친구로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어 코로나19로 피곤해진 육체와 피폐해진 정신을 위로한다. 서수연 시인은 숲 해설가, 자연탐방가로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토대로 우리 삶이 저물지 않는 ‘언제나 봄날’ 일 수 있는 것에 대해 다뤘다.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긍정과 화해의 시학을 바탕으로, 자칫 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시를 김종식 사진작가의 사진과 더불어 <먼데이>, <대서특필> 그룹의 보컬인 서수연 시인의 활동이 하나가 되어 가슴을 끌어당기고 가슴에 담기는 시를 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위로와 용기를 받을 수 있다. ‘저물지 않는 봄날’은 총 4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을 시와 사진으로 담고 있으며, 작품 해설은 김송배 시인(전 한국문인협회 부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주 름 - 홍 명 자 귀밑으로 땡겨 볼까 볼을 살짝 찝어 볼까 이마에 길게 누운 와불주름 잔뜩 불만 품은 인상주름 기분 좋게 버티고 있는 팔자주름 양 볼의 잔주름들을 화장으로 덧씌워 보지만 탁하고 더 쪼글거림을 어이 하리오 보톡스라도 맞아 볼까 필러라도 넣어볼까 생각했지만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도 멋스러울 거 같아 그냥 두기로 했다 세상이 주는 훈장이리라 삶에 훈장인 만큼 어루만지며 같이 가기로 했다 쭈글쭈글 친구하면서. ----------------------------------------------------------------------------------------------------------------------- ‘얼굴 주름’을 검색하면 성형ㆍ보톡스ㆍ리프트ㆍ팔자 등 성형과 관련된 온갖 광고와 글들로 넘쳐난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을 지대한 관심으로 가꾸려고 혈안이다. 거기에 더하여 사진을 찍으면 뽀샵(포토샵으로 화면 수정) 하는 게 예사다. 중앙일보 지난 2월 1일 기사에는 원로 연극인 박정자가 “우리는 누구라도 단역배우, 그것도 초라한 단역배우인데 사는 동안에 웬 욕심이 그렇게 많을까요”라고 말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한 기념사를 두고 미래통합당 정치인들이 나서 반발하면서 파장이 퍼지고 있다.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근 광복회가 독일 정부로부터 안익태의 친일ㆍ친나치 관련 자료를 받았다. 그 가운데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강조했다. 야스쿠니에 합사된 전범의 졸개가 국립묘지에 묻혀 그뿐만 아니라 “일본 정치인을 만나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본 정치인은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전범, 그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 있더라. 당신들은 왜 그곳을 참배하느냐?'라고 했다.”라며,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에서 외교ㆍ통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아 버 지 - 황 선 복 어려선 멀리 보라 무등 태웠지 커서는 바른 길가라 손잡아주었네. 파란 꿈도 분화구 같은 열정도 폭풍 같은 강인함도 다 주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푸른 날 소리도 쨍쨍하던 매미 같았네. 늦여름 울다 지쳐 빈껍데기가 되어버린 매미 같았네. * 황 선 복(시인ㆍ화가). 서울문학으로 등단 ---------------------------------------------------------------------------------------------------------------------- “날마다 일찍 일어나 이부자리를 네 손으로 개어 깨끗한 곳에 두어라. 이어 비를 가지고 자리를 깨끗하게 쓸고 머리는 얼레빗으로 빗고, 빗을 빗통에 넣어 두어라. 이따금 거울을 보며 눈썹과 살쩍(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을 족집게로 뽑고 빗에 묻은 때를 씻어 깨끗하게 해라. 세수하고 양치하며 다시 이마와 살쩍을 빗질로 매만지고, 빗통을 정리하고 세수한 수건은 늘 제자리에 두어라. 무릎을 꿇고 앉아 한글 한 번 읽고 한자 몇 자를 단계에 따라 읽어라.” 원교체(圓嶠體)라는 특유한 필체를 만든 조선 후기의 명필 이광사(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노라이프 김석영 대표가 세 번째 시집 《나무가 되고 싶었다》를 냈습니다. 2018년에 첫 시집 《길》을 내더니, 벌써 3집 시집을 냈네요. 김 시인은 처음에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바람에 날리는 추모 리본을 보면서 갑자기 시심(詩心)이 트였다고 하더니, 한 번 트인 시심의 샘물에서 계속하여 시의 냇물이 흘러나오는 모양입니다. 이번 시집의 제목은 《나무가 되고 싶었다》군요. 평창 속사리의 숲속에 땅을 사서 주말이면 달려가 손수 목공이 되어 게스트하우스를 짓더니, 아예 나무가 되고 싶었던 건가요? 나무가 되고 싶었다 누구나 나의 그늘에 누구나 잠시 머물며 맘 편히 쉬어 가도록 (중간 줄임) 나무가 되고 싶었다 만남과 이별 너머로 가을을 떠나보내고 외로운 자의 친구로 시집의 제목이 된 시입니다. 평소 넉넉한 웃음으로 사람들에게 따뜻한 돌봄을 아끼지 않는 김 시인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시이군요. 이런 따뜻한 시인이기에 지갑 속에는 늘 천 원짜리 지폐를 가지고 다닙니다. 피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이 있습니다. 유혹을 대비하여 지갑 속에는 항상 천 원짜리 두세 장을 넣어 놓습니다. (중간 줄임) 터미널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불편
[우리문화신문= 윤지영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서울시민의 역사교육과 역사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고자 2004년부터 서울역사강좌를 개설해왔다. 2016년부터는 서울역사강좌의 내용을 더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강의 내용을 대중 교양서 형태로 출간하고 있다. 이번 발간한 서울역사강좌 10권은 <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를 주제로 했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늙고, 죽는 일은 모두가 같다. 하지만 의료가 발달하기 전 옛 서울 사람들의 삶의 풍경은 지금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총 13개의 주제로 생로병사에 대해 집필했다. “생(生)”에서는 조선시대 한양사람들의 출산과 육아, 삶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애를 소제로 다루었다. 조선시대에는 초산 연령이 낮아 출산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출산 후 몸을 회복하기 위한 산후조리가 중요했다. 《갑술이월삼칠일갱반소용》에는 삼칠일동안 왕실 여성들이 먹었던 산후조리 음식이 적혀있다. 강고도리(건고도어, 乾古刀魚 : 말린 고등어)로 국물을 우린 뒤 새우나 홍합을 넣은 미역국인 화반곽탕은 최고의 보양식이었다. 출산 이후 아이를 기르는 것도 만만치는 않았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여자 안중근이라 불리는 남자현 지사가 남긴 유언이다. 남자현 지사처럼 일제강점기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불굴의 투지로 뛴 여성독립운동가들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 한분 한분의 발자취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와 같은 상황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나서 꾸준히 우리에게 그들의 삶을 소개하는 이가 있다. 바로 이윤옥 작가다. 《46인의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를 찾아서》는 이윤옥 작가가 지난 10여 년 동안 나라 안팎에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가 쓴 기록이다. 이 책은 1장 3.1만세운동으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 2장 광복군으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 3장 임시정부와 동고동락한 여성독립운동가, 4장 만주방면에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 5장 미주방면에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 6장 문화활동ㆍ의병ㆍ해녀출신 여성독립운동가로 각각 나눠 활동 영역별로 알기 쉽게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14살 댕기머리로 독립만세 시위에 앞장선 목포의 김나열 지사, 3.1 만세시위날 왼팔이 잘리는 고통 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느 할머니 환자 - 이 극 로 젊어서 몸 생각 아니 하고 자식 걱정 시부모 공양으로 온종일 일만 하신 연로한 할머니 환자 출산 후 제때 산후조리 못 하시고 밭에 나가서 채소 수확하며 일하신 이제는 꼬부라진 허리에다 아픈 무릎 고통을 낙으로 삼고 살아오신 할머니 야윈 손가락과 관절염에 거친 손바닥 화장품도 한 번 맘껏 치장 못 하시고 오랜 세월 살아오신 할머니 얼굴에는 세월에 파인 주름살이 굵고 깊다 아픈 부위에 침을 놓지만 고생한 부분마다 눈물이 살아 있어서 나도 눈물 흘리며 침을 시술한다. * 이극로(시인, 대구 성제국한의원원장) ------------------------------------------------------------------------------------------------------------------------- 1923년 8월 9일 함경북도 경흥군 웅기면 송평동(松坪洞) 신석기시대 조개무지(패총)에서 인류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짐작되는 침 폄석(貶石)이 출토되었다. 그 폄석은 다른 말로는 석침(石針)이라고도 하는데 역시 신석기시대 것이라는 골침(骨針)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