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헤뜨다 [뜻] 자다가 놀라다.[보기월] 꿈을 꾼 것인지 몸이 마뜩잖은 것인지 가끔헤뜨는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입니다.먼 길을 다녀와서 그런지 아침에 눈을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참일 그리 즐기지 않는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잠자리에 누웠지만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뒤에 누운 사람이 먼저 잠이 들었다는 걸 느낀 뒤에도 저는 한참을 더 뒤척였습니다. 얼마나 있었을까 옆지기가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깜짝 놀랐습니다. 꿈을 꾼 것인지 몸이 마뜩잖은 것인지 가끔헤뜨는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입니다. 그래도 이내 잠이 드는 걸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저도 자다가 잠꼬대를 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좀 푹 자야 되는데 깊은 잠을 못 자면 아무래도 다음 날 몸이 무겁게 마련이니 좀 잘 잤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입을 옷을 생각하다가 여느 때보다 좀 늦게 집에서 나왔습니다. 밖에 나와서 아침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드는 걸 느끼며 목도리를 새로 맸습니다. 배곳에 가자마자 켠 따순바람틀은 제대로 돌지 않았습니다. 그나마해가 일찍 들어서문을 닫고 있으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알근달근하다 [뜻] 맛이 조금 매우면서 달짝지근하다.[보기월] 고추장 양념 옷을 입은 닭볶음도알근달근한것이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이레끝이 되면 사람들은 어떻게 쉬었는지 또는 잘 쉬었는지 묻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늘 그렇듯이 못 다한 일을 하고 모임에 다녀오느라 푹 쉬지는 못 했습니다.닷날 저녁에는 갑자기 이를 손볼 일이 있어서 다녀와서는 저녁을 챙겨 먹고 나니 밤이 늦었고, 엿날은 일어나자마자 슬기틀 앞에 앉아 배곳 일을 했습니다. 늦은 밤 공차기 겨루기를 볼 생각에 다른 데 마음 쓰지 않고 일에 매달렸습니다. 겨루에서 우리가 이길 때까지는 참 즐겁게 봤는데 끝내 지고 말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밝날은 한밭에서 겨살이 모임이 있어서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혼자서 먼 길을 오갈 때가 많았는데 이참에는 수레를 꽉 채워서 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니 길도 멀게 느껴지지 않고 힘든 줄도 모르고 갔습니다. 늘 오시는 반가운 분들과 만나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왔지요. 토박이말바라기 안에서 함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다들 먼 길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저버리다 [뜻 ]1)마땅히 지켜야 할 바를 잊기나 어기다. [보기월] 그래서 더 좋은 길 더 바른 길로 갔으면 하는 어른들 바람을 저버려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추위에 떨 마음 채비를 단단히 하고 나섰습니다. 하늘마저 구름으로 덮여 있어서 어려움이 하나 더 늘었지요. 다른 분들도 더 두터운 옷을 입고 왔는가 하면, 털신을 신고 온 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장갑에 목도리까지 하고 왔더군요. 추위도 추위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못 하는 걸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전기에 기대며 살고 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나절 바짝 서둘러 주셔서 낮밥을 먹을 무렵 불이 들어왔고 다들 반가워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두웠던 배움방이 여느 때보다 더 환하게 느껴졌고 따순바람틀에서 나오는 바람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컴컴한 곳에서 몸을 움츠리고 먹을 때보다 밥맛도 더 좋았습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느 때 느끼거나 생각하지 못 했던 있음과 없음에 고마움을 알게 되는 배움이 절로 일어났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그들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삼사하다 [뜻]지내는 사이가 조금 서먹서먹하다[보기월] 하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삼사한듯 저를 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어제 따순바람틀이 고장이 나서 손과 발이 시려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라 더 큰 일이 벌어져서 손발이 시린 이야기는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꼼짝없이 오늘까지는 추워도 참아야 하고, 일이 바빠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제가 토박이말 맛을 보여 드리면서 새로운 말들을 만들어 쓰곤 하는데 그 말에 마음을 써 주시는 분이 계셔서 참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바람틀, 찬바람틀, 따순바람틀 이렇게 가려서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한 것을 챙겨 주셨고, 배움쉼이란 말이 알맞지 않다는 것도 꼬집어 주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옳은 말씀이라 배움쉼은 '배곳쉼'으로 바꾸어 써 보겠다는 글갚음을 해 드렸습니다. 이렇게 말을 다듬는 데 힘과 슬기를 모으면 더 좋은 말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마뜩잖은 말을 보시거든 말씀해 주시면 더 좋은 말로 다듬어 보겠습니다. 배곳쉼을 마치고 온 첫날 배움방에 들어오면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헤갈 [뜻] 1)쌓이거나 모인 몬(물건)들이 흩어져 어지러움. 또는 그런 됨새(상태).[보기월] 여러 날 동안헤갈이 되어 있던 배움방을 깨끗이 갈무리했습니다. 어제 앞낮 바람틀이 고장이 나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날이 풀렸다고는 해도 혼자 오래 앉아 있으니 손과 발이 시려웠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가 있는 곳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배움쉼이 끝나고 아이들이 오면 춥지 않게 얼른 고쳤으면 했는데 아직까지 못 고친 모양입니다.어제 낮밥을 먹으러 나갈 때 손을 보시는 분들이 와서 바로 고칠 줄 알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전기를 내리는 바람에 슬기틀을 못 써서 다른 일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기로 마음 먹었던 배움방 가심을 했습니다. 여러 날 동안헤갈이 되어 있던 배움방을 깨끗이 갈무리했습니다.쓸고 닦고 줄 세우고 걸레까지 빨아 널고 나니 기분까지 깔끔해서 좋았습니다.혼자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던 일이었는데 고장난 바람틀이 도운 셈입니다.제 이를 손보러 가는 길에 아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덧니가 나고 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곁두리 [뜻]일꾼들이 끼니 밖에 참참이 먹는 먹거리=간식[보기월]몇 차례 오르락내리락하고 나니낮밥을 잘 먹었는데도곁두리생각이 났습니다. 그렇게 여러 날 춥더니 이제 많이 풀렸습니다. 바람도 없어서 굴뚝에서 나온 연기가 곧바로 올라가는 걸 봅니다. 해가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있으니 햇볕이 따뜻하네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노는 걸 보니 제 몸에서도 땀이 나는 듯합니다. 어제는좋은 보람(상)을 받으신 분이 한 턱 내셔서 맛있는 낮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가는 자리에 끼여 기쁜 마음으로 먹었습니다. 보람을 받으신 것에 큰 손뼉을 쳐 드린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배곳에 돌아와서는 해끝셈(연말정산)을 하느라 많이 바빴습니다. 몇 차례 오르락내리락하고 나니 낮밥을 잘 먹었는데도곁두리생각이 났습니다. 하지만 좋은 분과 맛있는 저녁을 생각하며 참았습니다. 딱히 먹을 것도 없기도 했구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뉘우치게 됩니다. 이것저것 챙겨서 썼더라면 좀 아낄 수도 있었을 텐데, 여느 때 따지며 살 겨를이 없다는 핑계로 지나친 걸 말입니다. 올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앉은벼락 [뜻] 뜻밖에 갑자기 겪거나 입게 되는 안 좋은 큰일(불행)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매서운 추위와 많은 눈이 그 분들에게는앉은벼락처럼 여겨질 것입니다.거의 세 이레를 바쁘게 보내면서 뿌듯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 토박이말 놀배움을 할 수 있어 좋았고, 일을 맡으신 분들이 아이들 모습을 보고 다음에 또 함께하자고 먼저 말씀을 하시는 것도 기뻤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을 이끄는 갈침이들도 힘은 들어도 조금씩 더 나아지는 걸 보면서 기운을 얻으니 참 좋습니다.지난 이레끝에도 푹 쉬었으면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저 말고 세 사람이 모두 꼲기(시험)을 보러 가는 데 데려다 주고 끝나는 대로 데리러 가야 해서 꼼짝없이 잡혀 있었지요. 마치고 와서는 다들 잠이 모자라다고 하더니 낮밥을 먹은 뒤 바람을 쐬러 가자고 해서 가까운 곳에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돌아와서 여느 때와 비슷한 때에 잠이 들었다가 어제 아침 손말틀 소리에 잠을 깼는데 아버지께 걸려온 것이었습니다. 밤새 도둑눈이 많이 내렸는데 일찍 길을 나서지 말고 햇살 퍼지고 눈이 녹으면 움직이라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흙 [뜻] 잔돌이나 모래가 섞이지 않은 맨흙(순수한 흙)[보기월] '살흙'이란 말도 있는데 '살우리말'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어제는 아주 많이 바빴습니다. 앞낮에는 배곳에서 사람 뽑는 일로 한 나절을 다 보냈습니다. 한 갈래에 한 사람만 온 곳은 좀 덜했는데 여러 사람이 온 곳은 매겨서 떨어뜨려야 하니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제 나름의 잣대로 매기긴 했지만 그 열매에 따라 일자리가 왔다갔다 하니 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바쁜 마음에 낮밥을 서둘러 먹고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일터 열기와 이름 걸기 채비를 하러 갔습니다. 혼자 할 때가 많았는데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 집가심부터 여러 가지를 챙겨 주신 분이 있었기에 더 잘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 때가 다들 일을 하는 때라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는 못 했지만 열 여섯 분이 모여 작은 잔치를 했습니다.가장 큰 일이 이름을 거는 일이었는데오신 분들이 한목소리, 한마음으로 좋아해 주시고 기뻐해 주셨습니다. 종이로 가렸던 이름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헛헛하다 [뜻]1)먹은 것이 없어서 무언가 먹고 싶은 느낌이 있다.[보기월]아침을 가든하게 먹어서 그랬는지헛헛했었는데배를 채우고 나니 몸도 따뜻해졌습니다. 멀지 않은 곳을 다녀온 뒤라 몸이 많이 무거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 밖으로 몸은 가벼웠습니다. 일찍 잠에서 깨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눈이 저절로 떠졌고 몸을 일으키게 되더라구요. 다만 엊그제부터 마뜩잖던 목은 여전히 침을 삼킬 때마다 따끔거렸습니다. 저는 목이 아플 때마다 도라지엿을 먹고 나면 좋아지곤 합니다. 그래서오자마자 그것을 한 숟가락 먹고 잤습니다. 목이 좋아져 있을 것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좋아지지 않아서 바로 한 숟가락을 더 먹었습니다. 아침을 가든하게 먹고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나가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함께 가기로 한 분을 모시고 나선 길 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궁금했던 것을 묻기도 하면서 가다보니 힘든 줄 모르고 갈 수 있었습니다. 낮밥은 어릴 때 시골에서 즐겨 먹던 고동국을 먹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끓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잼처 [뜻]어떤 일에 바로 뒤이어 거듭[보기월]하지만 제가 어제 잼처 받은 반가운 기별 둘을 알려드리겠습니다.이레끝은 반가운 만남과 즐거운 이야기꽃이 가득했습니다. 동무들을 거의 한 해만에 만났는데 데리고 온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저보다 큰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몰라보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해가 가는 것을 뚜렷이 느끼게 됩니다. 다른 일이 있어서 다음 날까지 이어진 모임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 해서 미안했습니다. 동무들을 만나는 동안 비, 바람, 눈 구경을 실컷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진다고는 했지만 그렇게 하루만에 날씨가 바뀌니 놀라웠습니다. 밖에서 수레를 몰고 다니느라 어제는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제 잼처 받은 반가운 기별 둘을 알려드리겠습니다.앞으로 경남교육청에서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인성교육를 하는 수 가운데 하나로 삼기로 했다고 합니다. 또 말글살이를 바로 잡을 수를 찾는 배곳(언어문화개선연구학교)에서도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할 거라고 하니 참 좋습니다.곱고 예쁜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배우고 익혀 쓰는 경남 아이들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