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상대방과 갈등이 뜻대로 해결되지 않을 때 흔히 ‘법대로 하자’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법도 모든 상황을 예측하여 만들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법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과연 법이 최선일까?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법은 꼭 필요하지만, 그 역할은 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믿는 저자가 판사, 변호사로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진정한 법조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배경과 숨은 진실을 살펴 공정한 판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아내가 남편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몸싸움을 하다 남편의 머리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피고인으로 법의 심판대에 선 사람에게 법의 엄정함보다는 온정과 관대함을 보일 필요가 있는 사건일 것이다. 법은 우리를 규제하는 차갑고 냉정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법과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법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법에도 심장이 있다면> 박영화 지음. 행성B 출판.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역사상 가장 빠른 사회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중국 소시민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가 저자 특유의 냉정하고 능청스러운 언어로 그려진 매력적인 책이다 . 여자 주인공 뉴사오리 , 관리 리안방 , 시골 마을에 다리를 놓는 건설국장 양카이퉈 , 시 환경보호국 부국장 마충청 서로 다른 계급과 성별을 가진 , 단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네 주인공의 삶이 도미노처럼 얽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 남의 일에는 관심도 없는 ‘ 방관시대 ’, 중국 사회를 대표하는 네 명의 주인공이 겪는 삶의 파고를 함께 헤쳐 나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 하나하나가 더없이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온다 . 가깝지만 여전히 낯선 중국 , 그 속에서 만나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다양한 군상들의 삶을 만나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 방관시대의 사람들, 지은이 류전윈, 글항아리, 2020.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2월 14일 편의점과 쇼핑몰 등은 밸런타인데이라 하여 이러저러한 이벤트를 통해 초콜릿을 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심지어는 밸런타인데이가 무슨 민속명절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은 1958년 일본 모리나가제과에서 '이날 하루라도 여자가 남자에게 자유로이 사랑을 고백하게 하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교묘하게 초콜릿을 선물하도록 유도한 날이다. 이렇게 상술이 만들어낸 밸런타인데이는 제과회사의 배만 불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대신 우리는 1910년 오늘(2월 14일) 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에서 겨레의 원수 일본의 이등박문을 처단하여 사형선고를 받은 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 의사는 1909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행되는 〈원동보(遠東報)〉를 통해 이등박문이 북만주 시찰을 명목으로 러시아의 대장대신(大藏大臣) 코코프체프와 회견하기 위하여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10월 26일 아침 9시 30분쯤 하얼빈역에서 이등박문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했다. 이등박문을 처단한 직후 안중근 의사는 코레아우라(대한만세)를 삼창하고 곧바로 러시아 헌병에게 체포되었다. 안 의사는 체포된 뒤 일본 검찰관 미조부치에게 심문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토드 A. 헨리의 《서울, 권력 도시: 일본 식민 지배와 공공 공간의 생활 정치(Assimilating Seoul: Japanese Rule and the Politics of Public Space in Colonial Korea, 1910-1945》 는 일본의 식민 지배 시기(1910∼1945) 서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조선 왕조의 수도였던 한양은 서서히 일본적 근대의 전시장으로 전환하면서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식민 지배를 위한 새로운 무대로 만들어졌다. 서울의 공공 공간 중에서도 특히 경복궁 터, 남산의 신토(神道) 신사, 그리고 근린 위생 캠페인의 장소 등은 식민지 조선인들을 충성스럽고 근면하며 공덕심을 지닌 일본 제국의 신민으로 만들려는 폭력적이고 논쟁적인 ‘동화 정책’ 과정의 핵심적인 현장이었다. 따라서 식민지 시기 서울의 이런 공공 공간의 분석을 통하여, 일제의 식민지 동화 프로젝트가 전개된 구체적 양상을 정신적(spiritual), 물질적(material), 공중적(civic)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은 ‘식민지 근대’의 실상이 무엇이었는지를 당시 서울이라는 공간에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노비(奴婢)라는 신분이 있었지요. 노는 사내종, 비는 계집종을 일컬었답니다. 이들은 관노와 사노로 나뉘는데 관노는 국가기관에 딸린 종이고 사노는 개인 소유의 종으로 재물로 간주되어 매매도 가능하고 국가에 신고만 하면 목을 떼고 붙이는 것도 주인 맘대로였다네요. 그렇긴 해도 주인을 잘 만난 외거(外居)노비는 자유도 누렸고 저만 잘하면 막대한 재산도 모을 수 있었다지요. 백정 계급도 있었지요. 흔히 도축인으로만 알지만 갖바치나* 광주리 장인도 싸잡아 그렇게 불렀다네요. 고려 때는 화척으로 불리다가 조선 조 들어와 백정이라 했는데 아예 사람 축에도 못 든다는 뜻이랍니다. 이들은 성 안에는 물론 기와집에서도살 수가 없었고 외진 데서 모여 살아야 했다지요. 혼인 때 말이나 가마도 탈 수 없었고 상투나 비녀 머리도 할 수 없었고 상여도 장례식도 못 치르게 했답니다. 일반 백성과의 혼인 금지는 물론이고 어린아이에게도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일반인들을 앞지를 수 없었으며 이런 것들을 어기면 죽도록 얻어맞았다지요. 하지만 이들도 먹고 살기위해 빚을 지지는 않았습니다. 상노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이들은 말로는 사장님이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 책은 조선시대 위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직장인’이었다는 색다른 시각에서 출발한다. '조선'이라는 회사의 CEO인 왕과 함께 직장 생활을 해야 했던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직장인으로서 배울 점과 자세, 직장 생활의 팁을 제시한다. 중간관리자로서 소통 전문가였던 황희 정승, 겸손함으로 청백리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스스로 평판을 끌어올린 맹사성, 멈추지 않는 자기 계발을 통해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한 이황 등의 이야기는 다른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던 직장인으로서의 위인들을 만나는 기쁨을 준다. 누구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지고, 복잡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고,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급기야 퇴사를 꿈꾸기도 한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조선시대 직장인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에 귀 기울여 보라고 권하고 싶다. <조선 직장인 열전> 신동욱 지음, 국민출판 ,2020..2 <자료:국립중앙도서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기독교에서는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과일을 따먹은 것을 소위 원죄라 부르고 있다. 원죄설은 아담과 이브가 지은 원죄가 대대손손 영원히 유전 되어 모든 인간의 죄를 짊어지고 태어나며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지 않고는 그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 때문에 기독교 특유의 어두운 종교관이 만들어 졌으며 그 이래로 수많은 죄인들을 양산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원류인 유대교에서는 원죄란 말이 없다. 구약성서 어디에도 원죄라는 용어나 원죄가 유전된다는 말조차 없다. 죄의 유전이라는 연좌제식 개념은 아우구스티누스 등 몇몇 신학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아담과 이브의 신화는 유대민족의 신화이다. - 《성서의 뿌리- 오리엔트 문명과 구약성서》 60쪽 - “오늘날 기독교의 본산 유럽에서는 원죄설이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원죄설은 폐기되어야할 시대착오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원죄설이 설득력을 잃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기독교가 급격히 사양길을 걷고 있다. 교회는 텅 비었고, 부동산 광고란에는 연일 교회가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유서깊은 교회건물이 모텔 등으로 리모델링되고 있다. 유럽의 종교학자들은 원죄설과 더불어
[우리문화신문=현용운 회장] 애고애고는 왜? 누가 신주라 일컫던 중국 땅의 십억이 넘는 인간들을 송구영신 춘절 대목에 그 무슨 수단으로 모두 불시에 “가택연금” 당하였는가? 폭죽소리 요란하고 꽹과리 북치며 만민이 즐길 신춘가절에 이제 그 누가 이런 횡포를 부렸나 이제 이 무거운 인간비극 족쇄를 그 누가 풀어줄까. 어떻게 풀가? 장강에 묻거니, 지금 내가 무슨 죄요, 또 황하에 묻거니, 우리가 무슨 죄인이요. 묻고 묻는다만 또, 하늘에 물어도 모른다 하고 땅에 물어도 그 답이 없단다. 14억 인간을 “가택연금”한 세상에 들리는 소리 이제 우리 모두 창문 열고 마음을 열고 석고대죄해서 하나님을 감동시켜야 한단다. 하늘이 웃을 때까지 땅도 웃어 자연이 용서할 때까지 빌고 또 빌자. 거룩하신 대자연이여. 정말로 잘못, 잘못했습니다그려 ……하고서 이제 보름만에는 제발 세상살이 나가게 해주소서. 우리 모두 살려고는 하는 인간들입니다그려. 이제 다시 꽃피는 고향동산에서 제발 환생, 재생하도록 속수무책인 우리 인간들한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가택연금” 빨리 풀어줍소서 농장에, 공장에, 학교에 가야 합니다. 죄없는 우리의 살길을 활짝 열어주소서. 제발 빨리. 애고 애고(哀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휴대폰은 정말 추위를 탈까 ? 흐린 날 우울한 건 단순히 기분 탓일까 ? 때를 미는 최적의 타이밍은 언제일까 ? 평소 재채기가 나올락 말락 할 때 형광등이나 햇빛을 보면 재채기를 하는 특이한 습관이 있다는 저자는 과학은 어렵고 전문적이라는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이 담긴 친근한 소재들을 사용하여 과학을 설명하고 독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선물한다 . 평소 궁금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일상적인 내용들로 한 편 한 편 짤막하게 구성된 과학 이야기를 통해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 실생활에 담겨 있는 과학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려 보자 . <일상, 과학다반사> 심혜진 지음, 홍익출판사, 2019 <국립중앙도서관>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주)북랩에서는 최지순 작가의 《케첩 3형제의 여행》을 펴냈다. 작가 최지순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유아기 엄마의 사투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밥 안 먹는 아이들과의 밥상머리에서 대립은 많은 부모에게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던 평범한 엄마가 4살, 6살 아들들을 밥상에 잡아두기 위해 들려준 속칭 “아무 말 대잔치”를 동화책으로 펴낸 것이라고 한다. 매일매일 계속되는 식사시간의 "옛날이야기 해주세요~!" 아이들의 요청에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야 했다. 그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아 뜻밖의 울음바다를 만들고만 《케첩 3형제의 여행》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험과 동물들이 나오는 희생과 나눔에 대한 이야기다. 북랩 20쪽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