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바람과 함께 찾아온 추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느덧 올해도 딱 이틀 남았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은 그렇지 않았지만 오늘 아침 집을 나서다 흠칫 놀라 몸을 잔뜩 웅크리신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기별종이(뉴스)를 보니 오늘 아침에 영하 8도까지 뚝 떨어진 곳이 있고 앞으로 여러 날동안 추울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더 춥게 만드는 건 바로, 살을 에는 듯 쌩쌩 불어오는 바람 탓일 겁니다. 한해 끝자락에서 만난 이 매서운 추위와 함께 찾아올 바람을, 흔히 쓰는 ‘강풍’라는 말 말고 우리 토박이말 '된바람'으로 불러보면 어떨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이 말의 맛이 더욱 살아납니다. 첫째로 '매섭게 부는 바람'을 뜻합니다. "갑자기 된바람이 불어와 담벼락을 무너뜨렸다."는 보기월처럼, 무언가를 무너뜨릴 듯 센 바람을 일컫지요. 여기서 '된-'은 '반죽이나 밥 따위의 물기가 적어 빡빡하다' 또는 '심하다'는 뜻을 품고 있어, 물기 없이 독하고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의 됨됨(성질)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이 말은 바다 위에서 더욱 알맞게 쓰였습니다. 뱃사람들의 말로 '북풍'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거든요. "강하게 불어오는 된바람 때문에 노를 젓기가 무척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