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가을이 시작된다는 24절기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이제 절기상으로는 가을철로 들어서는 때지만 아직 불볕더위는 기승을 부립니다. 《고려사(高麗史)》에 보면 “입하(立夏)부터 입추까지 백성들이 조정에 얼음을 진상하면 이를 대궐에서 쓰고, 조정 대신들에게도 나눠주었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를 보면 입추까지 날씨가 무척 더웠고 더위를 얼음으로 겨우 버티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또 “입추에는 관리에게 하루 휴가를 준다.”라고 하여 된더위에 고생한 것을 위로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기사에는 “'입추' 무더위 여전‥. 주말, 남부 또 폭우 최대 120mm”라는 기사가 보입니다. 얼마 전에도 물폭탄으로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까지 일어나 사람들은 불볕더위와 물폭탄으로 이중 고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조실록》 113권, 영조 45년(1769년) 7월 7일 기록에는 “사문(四門)에서 영제(禜祭)를 행하도록 명하였는데, 장마가 졌기 때문이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서 ‘영제(禜祭)’는 입추 뒤까지 장마가 계속되거나, 오랜 장마로 고통이 심한 때 날이 개기를 빌던 나라의 제사로 ‘기청제(祈晴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24절기의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인데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합니다.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조선시대에는 이때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비를 멈추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은 성안으로 통하는 물길을 막고, 성안의 모든 샘물을 덮습니다. 그리고 모든 성안 사람은 물을 써서는 안 되며, 소변을 보아서도 안 된다고 했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비를 섭섭하게 하는 모든 행위는 금지됩니다. 심지어 성교까지도 비를 섭섭하게 한다 해서 기청제 지내는 전날 밤에는 부부가 각방을 써야 했습니다. 그리고 양방(陽方)인 남문(南門)을 열고 음방(陰方)인 북문은 닫으며, 이날 음(陰)인 부녀자의 시장 나들이는 절대 금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곳에는 양색(陽色)인 붉은 깃발을 휘날리고 제주(祭主)도 붉은 옷차림이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며, 입추가 지난 뒤의 더위를 남은 더위란 뜻의 잔서(殘暑)라고 하지만, 말복이 남아 있어 불볕더위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