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앞부분에 ‘대화장’이 나온다. 봉평 장에서 허생원은 물건이 안 팔려서 재미를 못 보았다. 그래서 일찍 거두고 밤새 걸어서 대화장으로 가면 어떻겠느냐고 허생원이 조선달에게 제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 장에서 한 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 있었을까.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 “오늘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 걸.” “달이 뜨렷다.” 윗글을 읽어보면 아마도 대화장은 봉평장보다 크고 장사가 잘되는 장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추측은 사실이다. 대화면은 평창군의 중간 지점에 있다. 조선 시대에 대화면은 강릉에서 한양 가는 간선 도로가 통과하기 때문에 봉평보다 컸다. 봉평은 간선도로에서 벗어난 외진 동네였다. 대화면은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강릉에서 서울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상업이 크게 번성했던 곳이다. 영월, 평창, 정선의 곡물과 잡곡이 대화로 유통되었다. 대화의 특산물로서 산채와 고추가 유명했다. 특히 대화초는 껍질이 두꺼워서 가루가 많이 나오고 매운 것이 특징으로 서울 경동시장에서도 명성이 자자하였다.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통틀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비판론자들은 찰스 다윈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성스러운 하느님의 자녀인 인간인데 그 조상을 원숭이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어찌 되었거나 진화론은 대부분 과학자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이족보행을 하기 전에 태초의 유인원은 나무 위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유인원 대부분이 나무 위에서 수상(樹上)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땅에 익숙해진 인간은 나무가 불편하겠지만 유인원들은 땅이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생활 양식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인간이 나무를 버리고 땅을 선택한 까닭이 뭘까요? 어쩌면 나무보다도 땅이 생존을 위하여 유리했을 수 있습니다. 나무 위의 생활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와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또한, 나무는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지요. 인류 첫 문명은 모두 땅에 정착한 문명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의 비옥한 평야에서,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 유역에서, 인더스 문명은 인더스강 유역에서 황하 문명은 누런 황허강 강가에서 발전했으니까요. 이들은 모두 땅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땅은 강이나 바다와 같이 물이 있는 곳을 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