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알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철이 겨울로 가득 차는 온겨울달, 12월 이튿날입니다. 오늘은 나라의 살림살이를 굳히기로 다짐한 날입니다. 들려오는 기별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나라 일을 맡은 국회에서 서로 팽팽하게 맞서며 빈손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걱정뿐입니다. 하지만 거리에는 딸랑거리는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리고, 이름 없는 이웃들이 건네는 따뜻함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겉은 떠들썩하고 시끄럽지만, 속은 조용히 여물어가는 이 겨울 바람빛(풍경)을 보며 떠오른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알심'입니다. '알심'이라는 말을 소리 내어 읽기만 해도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열매가 떠오르지 않나요?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크게 두 가지 뜻으로 풀이합니다. 첫째는 '은근히 남을 안타깝게 여기며 돕는 마음'이고, 둘째는 '보기보다 야무진 힘'입니다. 첫째 뜻의 '알심'은 우리가 흔히 쓰는 '동정'(同情)'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겠습니다. 이 말은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잘 쓰였습니다. 채만식 님의 소설 <소년은 자란다>를 보면 "영호가 오 선생이 더워하는 것을 알고 알심 있게 세숫물을 가져왔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여기서 '알심'은 상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