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가 말은 하나, 그 말한 바는 알지 못한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정노식(鄭魯湜)이 쓴 《조선창극사》는 원래 저자가 발표했던 「조선광대의 사(史)적 발달과 그 가치」라는 글을 보완, 증보해서 1940년에 조선일보에서 펴낸 것이다. 저자가 이 글을 쓰게 된 시대 상황, 곧 1930년대는 판소리와 창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조선성악연구회〉가 결성되고, 김창환, 이동백, 정정렬, 김창룡과 같은 명창들을 중심으로 하는 25명의 약전(略傳)을 작성한 중요한 자료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그래서일 것이다. 1964년 이후, 복각본이나 영인본이 나왔고, 얼마 전에는 정병헌이 교주(校註, 교정하여 주석을 붙임)한 《조선창극사》도 발행될 정도로 널리 활용되는 것이다. 또한, 이 자료집에는 이훈구, 임규(林圭), 춘원 이광수(李光洙), 김명식(金明植), 김약영(金若嬰) 등의 서문(序文)이 기재되어 있어 당시의 창극조(唱劇調)의 상황을 그림을 보듯 알게 해 주고 있다. 지난주, 이훈구의 서문은 읽어보았거니와 일제시대, 독립선언서를 일본 정부 요로에 전달했다고 하는 문인, 임규(林圭)의 《조선창극사》 서문(序文)을 확인해 보는 것도 당시의 창극조가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었는가? 하는 점을 알게 해 주는 참고
-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 2024-04-30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