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을 진상하는 그림 <감귤봉진(柑橘封進)>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 그림 <감귤봉진(柑橘封進)>은 1702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주에서 이루어진 감귤 진상을 그린 장면입니다. 특히 진상용 감귤을 가려 뽑고 포장하기 위한 여러 작업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포장 작업은 제주목 관아 망경루(望京樓) 앞에서 차일을 드리우고 진행되었지요. 머리를 틀어 올린 여인들이 바구니에 감귤을 담고 붉은색 물감의 작은 점으로 표현된 감귤이 바구니에 가득 차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진상용으로 가려 뽑은 것은 당금귤(唐) 678개, 감자(柑子) 25,842개, 금귤(金) 900개, 유감(乳) 2,644개, 동정귤(洞庭) 2,804개, 당유자(唐柚子) 4,010개 등으로 감귤 종류만 해도 무려 12가지나 됩니다. 제주에서 보내진 감귤은 성균관 사학 유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학문을 권장하기 위해 그들에게 일부를 나누어주면서 과거가 시행되었는데, 이것이 이른바 '황감제(黃監制)'라는 과거 시험이지요. 조선시대 제주에 살거나 제주에 유배가 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가 진상품을 하사받아서야 감귤을 접했습니다. 감귤은 임금이 내려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감귤 진상 장면은 임금에 향
-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 2025-10-26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