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나라에서 시행하는 과거시험은 나라의 큰 일이므로 의당 자세히 살펴야 할 일인데도, 요즈음 서얼들이 많이 과거시험에 응시하고 있기 때문에 외간에서도 모두 알고 있어서 과거 발표를 취소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으며, 무릅쓰고 시험에 참여한 자도 그것이 죄를 얻을 일임을 알고 있으니, 이것은 조정에 기강이 없음으로 하여 발생되는 것이고 보면, 어찌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외람된 사람을 만약 방목(榜目,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이름을 적던 책)에서 이름만 지우는 것으로 그친다면, 반드시 스스로 징계하지 않을 것이니, 그 죄를 통렬하게 징계해야 마땅합니다.“ 이는 《중종실록》 70권, 중종 25년(1530년) 12월 9일 기록으로 서얼이 과거를 보는 행위를 개탄하여 그 죄를 징계하자고 하자고 한 신하가 아룁니다. 조선 중기 《홍길동전》의 지은이 교산(較山) 허균(許筠, 1569~1618)은 첩이 낳은 자식 곧 서얼이어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평등한 나라, 율도국을 세우는 소설 《홍길동전》을 쓴 것이지요. 하지만, 신분제 덫의 고통을 받은 사람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자한(自恨) 春冷補寒衣(춘냉보한의) 봄날이 차서 얇은 옷을 꿰매는데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깁창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네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머리 숙여 손길 가는 대로 맡긴 채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구슬 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 적시네 이는 매창(梅窓)이 연인 유희경을 오랜 세월 동안 만나지 못하여 애절한 속마음을 표현한 <자한(自恨)>이라는 시다. 아직 쌀쌀한 이른 봄, 갑창(甲窓, 추위를 막으려고, 미닫이 안쪽에 덧끼우는 미닫이)에 햇빛이 비치고 있지만, 머리 숙여 그저 손길 가는 대로 바느질만 하고 있다. 마지막 연에 눈물이 실과 바늘을 적신다고 표현하여 님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애절한 속마음을 짐작게 한다. 매창(梅窓)은 부안의 기생으로 황진이와 더불어 시서화에 능한 조선 여류문학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탕종(李湯從)의 딸로서 본명은 이향금(李香今)이며 매창은 호다. 계유년에 태어나 계생(癸生), 계랑(癸娘, 桂娘)이라고도 한다. 당대 문인이었던 유희경과 가슴 시린 사랑을 나누었고, 허균, 이귀 등과 교류하며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널리 알렸음은 물론 그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있다. 매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