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찾는 경영자의 기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시(詩)는 철학과 세계관을 고도로 농축한 글이다. 시를 잘 짓고 쓰는 사람을 보면, 사상이 정교하고 감각이 발달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시는 여러 겹의 사유를 덧대어 만든 언어의 결정체다. 시인 고두현과 전(前) 동양시스템즈 대표 황태인이 함께 쓴 이 책, 《리더의 시, 리더의 격》은 좋은 시와, 그에 따른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시인의 영감과 경영자의 촉이 만날 때’라는 머리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시 짓기와 경영은 영감과 직관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p.11) 시인과 경영자의 닮은 점도 많군요. 둘 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입니다. 시가 ‘가장 짧은 문장으로 가장 긴 울림을 주는 것’이라면, 경영은 ‘가장 희박한 가능성에서 가장 풍성한 결실을 이루는 것’이지요. 시인이 하늘의 별을 우러러보면 경영자는 발밑의 땅을 고르고 이랑을 돋웁니다. 이럴 때 시인의 영감과 경영자의 촉수가 동시에 빛나지요. 책에 실린 많은 시 가운데 이근배가 쓴 《부작란-벼루에게》라는 시가 퍽 친숙하다. 추사 김정희가 1840년, 54살의 나이로 제주도 대정골에 유배되어 9년 동안 먹빛 바다를 보며 벼루가 바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