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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자연과 더불어’는 유기농산물과 함께

지난 10월 3일 뉴스에는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여주쌀과 잡곡을 실은 황포돛배가 진상 뱃길에 오르는 것을 재현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길이 15m에 6t급인 황포돛배는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3 백 년 전 모습 그대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조선시대 때 남한강을 따라 진상길에 오른 이 배는 반나절 뒤 서울 여의나루에 짐을 풀었다.

조선시대 임금들은 아침 수라상 전에 받는 초조반상과 밤에 먹는 야참까지 하루에 모두 다섯 번이나 이런 밥상을 받았다는데 ‘12첩 반상’이라 불리는 수라상에는 밥과 탕 등을 기본으로 12가지 반찬이 올랐다고 한다.


©이광열

그러나 그런 조선시대 때 임금님이라면 농약을 쳐서 농사를 지은 현미밥은 먹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현미와 잡곡밥도 농약투성이의 쌀로 지었다면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대부분의 쌀농업은 보통 각종 농약으로 범벅이 되어있다. 살균제, 살충제는 물론 베트남전쟁에서 정글을 말려 죽인 것과 같은 제초제(고엽제)도 사용되고 있다. 이제 머잖아 개방될 농산물은 더욱 가관이다. 재배할 때 엄청난 농약을 사용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다.


콩 심을 때 세알씩 심었다.

예전 우리 조상들은 콩을 심을 때 한 구멍에 세알씩 심었다는 말이 있다. 한 알은 날아다니는 새를 위해 심고, 한 알은 기어 다니는 벌레를 위해 심고, 한 알만을 자신을 위해서 심었다고 한다. 결국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았기에 건강한 삶을 산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새도 벌레도 모두 싫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농약범벅을 만듦으로써 결국 자신까지 농약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사태까지 오게 되었다. 또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산한 쌀을 먹게 되어 서서히 농약중독이 되고, 그에 따라 몸에 이상을 일으켜 암이나 성인병을 유발하게 된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따라서 유기농으로 생산한 현미밥을 먹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삶을 위한 절대적 조건일 것이다. 농약을 치지 않고,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쓰며, 직접 풀을 뽑아 주는 농사법은 우리를 살리는 길이다. 또 농산물 개방에 맞서는 유일한 대책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유기농 농산물을 도대체 어디서 사먹을 것인가? 또 유기농 농산물을 살 수 있다 해도 믿을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시중 할인마트 등에 가면 유기농산물이라고 써있는 채소들이 있다. 그러나 유기농이라고 표기된 것도 기업의 성격을 띤 곳에서 생산, 유통되고 있다면 수익성을 높이는데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됨으로 자신있게 추천하기가 어렵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유기농가와 소비자들이 공동으로 단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보통 생활협동조합 형태인 그곳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신뢰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농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장터도 믿을만한 곳이 있다고 하니 찾아보아도 될 것이다.

그 단체들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계약재배를 하고, 생산원가에 10~15%를 더해 값을 공동으로 결정하며, 차익은 운영비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자본주의에 충실한 기업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불어 사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에 생각보다 값이 비싸지도 않다. 또 소비자들이 현장견학 등을 활용하여 꾸준히 감시의 눈길을 멈추지 않는 것도 믿을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나는 이런 단체들과 함께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들을 다수 알고 있다. 여러 번 찾아가서 농사일도 거들어 주고, 같이 음식을 나누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기 때문에 그들을 어느 정도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자연,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철학을 생활화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이기적인 생각으로 농약을 치거나 해로운 농산물을 재배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임을 나는 확신한다.


풀도 먹고 살아야

경북 울진 산속에서 십몇 년을 유기농사를 지어온 강문필씨의 농장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밭의 일부는 풀이 좀 남아있었다. 왜 풀을 다 뽑아주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풀도 먹고 살아야지요.”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가 쓴 책을 보면 아들에게 “농장을 팔지도 말고,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에겐 무료로 빌려주라. 이 농장은 자연의 것이고, 하늘의 것이기 때문이다.”는 공개유언장을 쓴 사람이다.

이 단체들은 약간의 출자금과 가입비를 내고, 회원(또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며, 보통 일주일에 한번 인터넷 등으로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배달까지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면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친환경농장이나 기타 주말농장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도시민들이 콘트리트에 포위되어 흙을 밟아보지 못하고, 오염된 공기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데 일주일에 한번 만이라도 농사를 지어본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흙을 밟으며, 땀을 흘리는 것이야말로 건강의 지름길이 아닐까? 또 스스로 지은 유기농 채소를 여럿이 더불어 나눠 먹을 때 오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은 분명할 것이다.

전통적인 식생활만이 건강을 담보한다.

건강에 있어서 어떤 것보다 식사는 중요하다. 특히 “한국 사람은 밥 힘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의식주인데 그 중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먹을거리야말로 현대인에게 건강을 담보할 수 있는 최고로 중요한 바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중요한 식생활이 지금에 와서 잘못 왜곡되어 몸을 망가뜨리는 주원인이 되고 있음이 밝혀진다. 따라서 <미국 상원 영양문제 특별위원회>가 낸 5천여 쪽에 걸친 보고서 '식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지적한 것처럼 전통의 식생활방식을 복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20년을 변비로 고생을 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관장을 해야만 대변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잘먹고 잘사는 법”의 글쓴이 박정훈 PD의 권유에 의해 생청국장을 식사 때에 한 숟갈씩 먹은 뒤 말끔히 나았다고 한다.

이 연재의 들어가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병원을 꾸준히 다니고도 말기암 선고를 받는 경우를 본다면 전통음식 중의 하나인 청국장은 어쩌면 대단한 건강담보물일지도 모른다. 서양의술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병에 걸려서 그 병의 치유에 목매달기보다는 오히려 전통적인 식생활로 예방하는 것이 백번 나은 일이 아닐까?

현미 뿐 아니라 된장, 김치, 전통차 등 우리의 먹을거리들이 암세포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들 전통 먹을거리를 즐겨 먹는 대신 오히려 암유발 의심을 받는 음식물을 즐기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 아닐까?

건강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은 물론 미래를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여! 약이나 병원에 의존하지 말고, 유기농으로 생산한 현미식 잡곡밥과 채소를 늘 먹을 것이며, 가끔 고기를 먹고 싶을 땐 역시 좋은 환경에서 길러지는 고기를 야채와 함께 먹을 일이다.

인생을 되는대로 살고 싶다면 할 말이 없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다면 식생활은 절대 되는대로 해선 안 된다. 또 내 자신의 건강이 온 식구의 행복에 주춧돌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전통적인 식생활을 복원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유기농단체 명단 >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들과 도시 소비자들이 공동으로 조합을 구성하여 만든 단체들이다.

♣ 한살림 공동체 :
http://www.hansalim.or.kr ☎ 02-3486-9696

♣ 생활협동조합 전국연합회 :
http://www.co-op.or.kr ☎ 02-324-5488 02-324-5488

♣ 한국여성민우회 소비자생활협동조합 :
http://www.minwoocoop.or.kr ☎ 02-581-1675

♣ 경실련 정농회 생활협동조합 :
http://www.jungnong.com/ ☎ 02-448-8392

♣ 팔당생명살림연대 : http://www.kgfarm.or.kr/farm/10112 ☎ 031-577-8021

♣ 천주교 우리농촌 살리기 운동본부 :
http://ohobm.catholic.or.kr/ohobm5/main5.htm ☎ 2068-0140∼3

♣ 한국유기농업협회 : http://www.organic.or.kr

♣ 더불어살기 생명농업운동본부 : http://www.refarm.com/intro/intro_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