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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중 40개국어 쓰는 능력자 되는 법

슬기로운 컴퓨터ㆍ손말틀(휴대전화) 쓰기를 위한 귀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자 ‘여름’이 머지 않았구나 싶다. 부지런한 여행사 마케팅팀은 벌써부터 각종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여행지 사진을 우리 눈 앞에 펼쳐놓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주입식 영어’ 실력 때문에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 상품만 살펴봤겠지만 이제는 자유 여행으로 가 볼만한 곳에 눈길이 쏠린다.

 

심지어 ‘영어는 잘 안 통하는 곳’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곳이라도 이색적인 풍광과 독특한 음식이 있는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날로 커진다. 두려움 없이 여행지를 고를 수 있는 이유는 든든한 통역기 앱 때문이다. 내 손안의 통역기와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올 여름 휴가에 어디든 떠날 수 있게 도와줄 통역기 앱을 미리 챙겨보자.

 

얼마 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오역 논란이 한 동안 화제였다. 비영어권 사람이라도 영어 영화를 여러 편 봤다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영어 욕설이건만, 오역으로 인해 해당 영화 속 인물은 죽음을 앞두고 심한 욕설 대신 ‘어머니’를 찾는 뜻밖의 효자로 돌변해버렸다. 이와 관련해 한 동안 의역이냐 오역이냐의 논란이 있었는데, ‘의역’에 관한 우발사건을 아예 이야기 속으로 가져간 영화도 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다. 이상기후에서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를 태운 열차에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있다 보니 통역기에 의존해 의사 소통을 한다. “문 하나 열 때마다 크로놀 두 개씩”이라는 한국말을 통역기는 “One gate, two loaves of kronol”이라고 통역하고 “X바”라는 욕설을 “F**K”으로 통역하기도 한다. 하지만 빠르게 욕설의 내뱉는 장면에서 이 스마트한 통역기의 예의 바른 통역에 관객들은 그야말로 빵 터졌다.

 

영화 ‘설국열차’에 등장했던 자동 통역기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AI)의 발전에 힘입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자 기반이었던 번역 서비스가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영화에서는 손바닥만한 크기였지만 최근 통역기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실제품으로 출시되고 있고 귀에 꼽는 형태의 더 작은 제품으로도 선보이고 있다. 통역 언어도 40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 대목에서 앞으로 통역기가 일상화되면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래본다.

 

인공지능 통역기 출시 ‘봇물’

 

현재도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 보면 다양한 통역기 응용 무른모(어플리케이션) 들이 무수히 많다. 기존에는 글자를 쳐서 넣어야 통역을 해주는 수준이었는데 최근엔 말만 하면 곧바로 뒤쳐서(번역) 해당 언어로 통역해서 들려준다.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음성인식(Automatic Speech Recognition) 기술은 딥러닝이라는 인공지능 기계학습법을 적용하면서 알파고가 프로기사들의 바둑 기보를 스스로 학습한 것처럼 사용자들의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통해 인식률이 크게 향상됐다. 최근 중국의 알리바바는 차세대 음성인식 모델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언어 인식 및 식별 정확도를 96%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인공지능에 기반한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다양한 자동 통역기를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윈터그린 리서치는 자동 통번역 시장이 2012년 6억 달러 수준에서 오는 2019년 6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자동 통번역 기술은 규칙 기반의 기계 번역에서 통계 기반의 기계 번역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사람의 뇌가 학습하는 것과 같은 신경망 기계번역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원어민의 언어를 100점이라고 봤을 때 통계 기반의 기계 번역은 30~40점 수준인데 반해 신경망 기반의 기계 번역은 60~70점까지 올라섰고 90점 정도인 전문 통역사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외국인들과의 자연스러운 통번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드웨어도 똑똑해지는 자동 통역기

 

이런 가운데 최근 구글은 와이어리스 헤드폰이 달린 자동 번역기를 내놓았다.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이 제품은 40개의 언어를 통역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필수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와 어순이 같은 일본어만을 타깃으로 한 통역기도 있다. 스마트폰 통역 앱의 경우 앱을 실행하고 언어를 설정한 다음 녹음 버튼을 눌러 말을 한 다음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 제품은 이 과정을 모두 생략한 제품이다.

 

현재 6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는 네이버 자동통번역 서비스인 파파고는 인공지능 스피커인 웨이브에 탑재된 데 이어 올해 중 동시 통역 이어폰 마스(Mars)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컴그룹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한 터치가 필요 없는 웨어러블 통역기를 선보였다.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웨어러블은 넥밴드 형태로 제작된 음성인식 자동통번역 기기로, 넥밴드에 장착된 마이크와 이어폰을 통해 특별한 동작 없이도 외국인과 모국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통역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개발에 나선다. 이미 간단한 단어만 통역이 가능한 S트랜스레이터를 선보인 바 있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홈과 연동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일상적인 대화까지 통역이 가능한 기능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평소 보다 좀 더 길게 휴가를 갈 수 있는 여름 휴가철이면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지만 여전히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울렁증이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 여행을 선호한다. 패키지 여행은 외국 나가서도 외국어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만간 자유여행이 패키지 여행을 크게 앞질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원어민들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통역기가 일상화된다면 말이다.

 

                                                                                  AhnLab 콘텐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