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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기억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전시

'기억의 공감', 국립민속박물관 2019년도 기증자료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8년 한 해 동안 기증받은 대표 자료를 소개하는 “기억의 공감(共感), 2019년도 기증자료전”을 연다. 전시는 2019년 11월 27일(수)부터 2020년 10월 19일(월)까지 상설전시3관 기증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자개장>(김귀원 기증), <가계부>(성국자 기증), <저울>(송철민 기증), <베타플레이어>(김인회 기증) 등 2018년 대표 기증자료 100여 점이 출품된다. 이와 함께 11월 26일(화) 낮 3시에는 기증자를 초청하여 개막식을 연다.

 

‘기증’, 기부와 나눔의 고귀한 가치

 

2018년에는 모두 68명의 기증자가 소중한 자료 1,618점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였다. “기억의 공감”전을 개여는 것은 ‘기증’이라는 기부와 나눔의 고귀한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자료를 공유함으로 우리 모두의 기억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기 위함이다.

 

 

1964년 첫 기증을 시작으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노두 1,250명이 51,921점의 자료를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였고, 이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생활문화를 연구하고 전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표 생활사박물관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였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기증받는 것은 시대나 특정 품목을 국한하지 않고, 자료에 담긴 개인의 기억과 자료가 사용되었던 맥락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다. 박물관은 개인의 삶의 흔적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공간으로 한층 친근하게 다가서기를 희망하고, 이러한 소장품이 훗날 당시의 생활문화를 상세하게 복원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기억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

 

“기억의 공감”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품들은 손길과 마음을 담은,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으나 오랜 시간 우리의 생활 속에서 벗이 되어주던 소중한 사례들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김귀원 기증 <자개장>은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자개장의 품격을 잘 보여주는 자료다. 보존상태도 매우 양호하여 자개장에 대한 기증자의 깊은 애정을 가늠하게 한다. 1980년대 이후 아파트 대량 보급과 같은 주거환경의 변화와 붙박이장의 유행 등으로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전통 자개장의 기증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의 영역을 한층 넓고 두텁게 하는 데 이바지하였다.

 

성국자 기증 <가계부>는 1970년 4월 기증자가 독일에 도착한 첫날부터 기록한 것으로, 1960~70년대 국내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획득을 위한 해외인력수출의 하나로 독일에 파견한 간호사들의 현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기증자는 독일 중부 베스트팔렌 지역의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으며, 현재 독일 함부르크에서 살고 있다.

 

 

 

 

송철민 기증 <저울>은 제주도 소재 ‘한성국수공장’에서 사용했던 국수 제작 도구 가운데 하나이다. 이 저울은 한성국수공장에서 생산하는 국수의 무게를 측정할 때 사용하였다. 이때 국수 한 단은 900그램이 기준이다.

 

한성국수공장은 1947년 개업한 이래, 가내 공업 형태로 4대째 운영중이었으나 2018년 10월 말에 문을 닫았다. 기증자는 저울을 비롯하여 제면에 사용한 국수 칼, 칼판, 국수대, 반죽 긁개 등 17건 72점을 기증하였다. 세월의 흔적과 애환이 담긴 자료 일습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베타플레이어>를 기증한 김인회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정년 퇴임했으며, 한국 무속 현장의 음원, 사진 그리고 영상 등 기록화 작업에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이 베타플레이어 역시 기증자가 무속 현지 조사 당시 무가와 무당의 공수 등 무속 관련 미디어자료를 기록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하였다.

이 외에도 다양한 전시품들 각각이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이를 통해 관람객들도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며 공감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인연 ‘기증’

 

앞으로도 국립민속박물관은 개인의 삶이 담긴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ㆍ관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생활의 작은 흔적과 기록에도 주목하여 시대상을 충실히 복원하고 전승하는 일에 사명감으로 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