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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구 시인의 사람이야기

스승님 말씀을 맘에 새기는 전각의 명장

[허홍구 시인의 사람이야기 41] 황보근 명장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전통은 살려 이어가게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사는

우리가 기억하고 살려 이어지게 해야 할 전통문화예술을 푸대접하기도 한다.

 

전자계산기가 나오면서 주판이 사라지고 머리로 하는 셈법은 무뎌졌다.  

또 온라인거래의 활성화되고 사인(서명) 제도가 도입되면서 도장(인장)의  

예술적 값어치와 기능의 전승은 위기를 맞이했다

 

전각(篆刻)을 알아듣기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나무나 돌, 금, 옥 따위에

글이나 무늬 등을 새기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는 (사)한국전각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황보근 명장의 이야기다.

 

서예가이기도 한 황보근 씨는 예술성 높은 인장으로 일찍부터 명성을 쌓았고

인각과 전각에 모두 능해 대한민국 국새 제작에도 참여한 으뜸 명장이다.

 

대한민국 명장에 뽑힌 뒤 인사동길 그의 공방 인예랑(印藝廊)은 붓글씨와 전각의

공방이며 시인 묵객들의 사랑방이자 자신을 다듬는 수행의 도장(道場)이 되었다.  

 

그가 스승으로 모신 무위당 장일순으로부터 인향만리(人香萬里)의 품격을 배웠고

한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는 스승의 말씀을 되새기며 자신을 뒤로 물리면서

칼처럼 붓처럼 견고하나 부드러운 삶으로 자신을 더 아름답게 다듬어가고 있다.

 

 

 

                                                                황 보 근*

 

 

          

 

               인연은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는지도 중요하다

               사회적 지위와 감투를 가졌을 때의 만남보다

               평등하게 서로를 바라볼 때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린 목욕탕에서 벌거숭이 알몸둥이로 만났다

               일흔 넘은 나이에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말하고 걷는 몸짓 하나하나가 흐트러짐 없었다.

 

               인사동 어디쯤 있다는 공방을 찾았더니

                50년 외길을 걸어온 서예와 전각의 명인이었고

                대한민국 국새 제작에 참여한 명장이기도 했다

 

                서예와 전각예술의 진리라며 들려주는 말씀!

                ‘붓은 칼처럼! 칼은 붓처럼!’이라는 명언이었다

                언론과 권력도 이 말 귀담아들었으면 좋겠다.

 

                스승으로 모신 무위당의 가르침을 맘에 새기며

                선한 삶의 길로 자신을 참하게 다듬으며 산다.

 

                 * 황보근 : (사)한국전각협회 회장. 대한민국명장 제54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