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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411년 전 오늘 허준 《동의보감》 펴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5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양평군(陽平君) 허준(許浚)은 일찍이 선왕 때 의방(醫方, 병을 치료하는 기술)을 펴내라는 명을 특별히 받들고 몇 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였는데, 심지어는 유배되어 옮겨 다니고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는 가운데서도 그 일을 쉬지 않고 하여 이제 비로소 책으로 엮어 올렸다. 이어 생각건대, 선왕께서 펴내라고 명하신 책이 과인이 계승한 뒤에 완성을 보게 되었으니, 내가 비감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 허준에게 숙마(熟馬, 길이 잘 든 말) 1필을 직접 주어 그 공에 보답하고, 이 방서(方書, 치료술을 엮은 책)를 내의원이 국(局)을 설치해 속히 찍어내게 한 다음 조정과 민가에 널리 배포토록 하라."

 

 

위는 광해군일기[정초본] 32권, 광해 2년(1610년) 기록으로 허준이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완성했다는 내용입니다. 《동의보감》은 2009년 7월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고, 2015년에는 보물 제1085-1호에서 국보 제319-1호로 승격되었으며, 올해(2021년)에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주관하는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과학기술사-3-2(2020)’로도 등록되었습니다. 책 제목의 ‘동의(東醫)’란 중국 남쪽과 북쪽의 의학전통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쪽 곧, 조선의 의학 전통을 뜻하며, ‘보감(寶鑑)’이란 “보배스러운 거울”이란 뜻으로 조선의 의학 전통을 계승하여 중국과 조선 의학의 표준을 세웠다는 뜻으로 《동의보감》이라 이름 지었지요.

 

어떤 이들은 《동의보감》이 중국 의서를 베낀 표절서라고 하기도 하지만, 《동의보감》은 1763년 중국에서 처음 출판된 이래 중국에서만 모두 7번이나 펴낼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이는 탁월한 의학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특히 중국어판 서문을 쓴 능어(凌魚)는 “구석진 외국책이 중국에서 행세하게 되었으니 담긴 이치가 훌륭하다면 땅이 먼 것이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동의보감》은 내경(內景)을 먼저 서술하여 근본을 다지고, 외형(外形)을 서술하여 자세한 풀이를 보탰으며, 이후 잡병의 해설과 탕약(湯藥)과 침과 뜸을 서술하는 정연한 체계를 갖춰, 사람의 몸뚱이에 빛을 안겨 주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동의보감》은 현대에 와서도 뛰어난 학술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