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금의 남대문은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숭례문을 남대문으로 바꾼 이름이다. 숭례문의 ‘례’의 뜻은 ‘예의’라는 뜻이다. 일본은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를 당연히 낮춰부르고 싶었을 것이다. 숭례문은 일본인들이 남대문으로 강제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성문의 이름을 바꿔버린 것이다.” 한 블로그에 있는 글입니다. 사실일까요? 하지만 “남대문”이란 말은 일제가 붙인 이름이 아닙니다.
“정북(正北)은 숙청문(肅淸門), 동북(東北)은 홍화문(弘化門)이니 속칭 동소문(東小門)이라 하고, 정동(正東)은 흥인문(興仁門)이니 속칭 동대문(東大門)이라 하고, 동남(東南)은 광희문(光熙門)이니 속칭 수구문(水口門)이라 하고, 정남(正南)은 숭례문(崇禮門)이니 속칭 남대문이라 하고, 소북(小北)은 소덕문(昭德門)이니, 속칭 서소문(西小門)이라 하고, 정서(正西)는 돈의문(敦義門)이며, 서북(西北)은 창의문(彰義門)이라 하였다.” 이는 《태조실록》 5년(1396) 9월 24일 치 기록입니다.
이로써 일제가 숭례문을 낮추기 위해 남대문이란 이름으로 고친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조선 초 태조 때부터 이미 속칭으로 ‘남대문’과 ‘동대문’이라고도 불렀던 것입니다. 이와 함께 많은 이가 ‘경성(京城)’이란 서울의 또 다른 별명도 일제강점기에 생긴 이름으로 오해하지만 이도 《선조실록》 30년 1월 27일에 이미 나오는 이름입니다. 일제가 왜곡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런 오해는 없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