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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누리편지 끝에는 ‘사룀’ㆍ‘아룀’을 쓰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8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사람들이 윗사람에게 펜으로 편지를 쓰던, 누리편지(이메일)를 쓰던 글 끝에 ‘올림’이라 쓸까 ‘드림’이라 쓸까 망설이게 됩니다. 여기서 ‘올림’은 ‘위로 올리다’ 하는 뜻이고, ‘드림’은 ‘주다’의 높임말인 ‘드리다’로 보이지만 본디 ‘안으로 들이다’ 하는 뜻입니다. 받는 사람이 나보다 높은 자리에 있다는 뜻으로 ‘위로 올리다’ 하는 것이고, 내가 주는 것이 보잘것없다는 뜻으로 슬쩍 대문 ‘안으로 들이다’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올리다’는 받는 사람을 높이려는 뜻을 담고, ‘들이다’는 주는 스스로를 낮추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올리다’나 ‘들이다’가 모두 물품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물품이 아니라 말씀을 보내는 편지라면 ‘올림’이나 ‘드림’은 적절치 않을 것입니다. 이보다는 또 다른 우리말에 ‘사뢰다’와 ‘아뢰다’가 있는데 이것이 더 맞는 말입니다. 사뢰는 것은 속살과 속내를 풀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아뢰는 것은 모르고 있는 일을 알려 드리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지요.

 

 

특히 예전처럼 붓이나 펜으로 글씨를 써서 봉투에 넣어서 보낸다면 봉투가 물품이니 봉투 겉에는 ‘올림’과 ‘드림’ 가운데 하나를 쓸 수 있겠지만 요즘처럼 누리편지를 써서 보낸다면 물품을 보내는 것이 아니고 글만 보내는 것이니 편지글 끝에는 ‘사룀’과 ‘아룀’ 가운데 하나를 골라 쓰는 쪽이 올바릅니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 하나도 가려 쓸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