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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내일은 "대설", 사슴뿔이 빠지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9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인 ‘대설(大雪)’입니다. 소설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지만 원래 역법(曆法)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과 맞춘 것이기에 우리나라는 반드시 이때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옛 사람들은 대설부터 동지까지의 기간을 삼후(三候)로 나누어서, 초후(初候)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中候)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 치며, 말후(末候)에는 여주(박과에 속하는 식물)가 돋아난다고 하였지요.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동짓달이라(時維仲冬爲暢月)

대설과 동지 두 절기 함께 있네(大雪冬至是二節)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六候虎交角解)

갈단새(산새의 하나) 울지 않고 지렁이는 칩거하며(不鳴蚓結)

염교(옛날 부추)는 싹이 나고 마른 샘이 움직이니(乃挺出水泉動)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궁금하네(身是雖閒口是累)

 

위 시는 열두 에 대한 절기와 농사일 그리고 풍속을 각각 7언 고시의 형식으로 기록한 19세기 중엽 소당(嘯堂) 김형수(金逈洙)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의 일부입니다. 여기서는 이 무렵 호랑이가 교미하고 사슴뿔 빠진다고 하지요. 이때는 한겨울로 농한기이고 가을에 거둔 풍성한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어서 당분간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족한 때입니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또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 말은 눈이 많이 내리면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이 되므로 냉해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는 뜻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