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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관람권 도안, ‘대온실’은 안 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얼마 전 문화재청으로부터 현재 사용 중인 동궐도(東闕圖) 배경에 창경궁을 합성한 관람권 대신 새 관람권 도안 선정을 위한 온라인 국민투표를 한다는 보도자료가 왔다. 여기에는 창경궁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4개 건축물 곧 명정전, 양화당, 함인정, 대온실 등 6장 사진을 활용한 새 관람권 도안 후보가 붙어 있었다. 당연히 창경궁 관람권 배경 사진으로는 창경궁을 잘 상징할 수 있는 사진이어야 한다.

 

 

 

여기서 창경궁 하면 정전인 ‘명정전’이 그 중심이고, 대비와 왕실 가족들의 거주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지은 양화당이 종요로운 전각이라는 건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알고 있다. 그런데 후보에는 대온실 사진을 3장이나 올렸으며, 단순한 정자인 함인정 사진까지 올렸으면서도 중요한 전각 사진은 명정전과 양화당 사진 단 2장만 올렸을 뿐이었다.

 

창경궁은 정조ㆍ순조ㆍ헌종을 비롯한 임금들이 태어난 궁으로, 광해군 때 다시 지어진 정문ㆍ정전들이 보존되어 있으며,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과 함께 조선시대 궁궐의 역사를 살피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유적이다. 하지만, 일제가 1909년 궁 안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었으며, 1911년에는 박물관을 짓고 창경원으로 격을 낮추어 불렀던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다. 물론 1984년 일제가 철거했던 문정전과 월랑 등을 복원하고 정비하면서 다시 이름을 창경궁으로 환원하기는 했지만, 아직 그 흔적인 대온실은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문화재청이 새 관람권 도안 선정을 위한 온라인 국민투표를 하면서 마치 대온실이 창경궁을 대표하는 곳인 양 전체 후보의 반을 차지하도록 한 것은 다시 아픈 과거를 상기시키고 마치 일제의 창경궁 격 낮추기 행위가 잘한 것인양 보이도록 했다는 비난을 자초한 꼴이다.

 

물론 동물원과는 달리 지금껏 잘 발전시켜온 대온실까지 창경궁에서 굳이 흔적을 지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대온실이 창경궁을 절대 대표하는 곳이 아님은 분명하지 않은가?

 

별문제 없이 잘 쓰고 있던 동궐도(東闕圖) 배경에 창경궁을 합성한 관람권을 굳이 돈을 들여서 새로 만들 필요도 없지 않을까? 설령 꼭 새로운 관람권이 필요하다고 해도 대온실이 아닌 창경궁을 대표할 만한 사진이 들어가야만 할 것이 분명하다.  문화재청이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제발 지금처럼 나라가 어려운 때에 엉뚱한 데에 돈을 쓰면서 문화유산의 격을 낮추는 행위를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