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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한식(寒食), 건원릉 억새 자르는 ‘청완 예초의’ 거행

올해부터 관람객 참여 재개... 구리 동구릉 내 건원릉(健元陵, 태조), 4.6.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소장 김용욱)는 오는 4월 6일 한식(寒食)을 맞아, 아침 9시 30분부터 구리 동구릉 내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靑薍, 청완)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를 거행한다. 건원릉은 조선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봉분이 억새로 덮여있는데,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따르면 태조(太祖, 1335~1408년)의 유언에 따라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 건원릉 억새(청완) 관련 문헌 기록

- 《인조실록》(인조 7년 3월 19일):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청완(억새)을 사초로 썼다는 기록

- 건원능지(1631년, 능상사초편): 태조의 유명(遺命)으로 함흥에서 옮겨왔다는 기록과 한식에 예초하는 기록

 

 

예로부터 건원릉 억새는 1년에 한 번 한식날 예초(刈草, 풀베기)를 하였는데, 문화재청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듬해인 2010년부터 매년 한식날에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하고 있다.

 

‘청완 예초의’는 봉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刈草儀)’와 1년 동안 자란 억새를 벴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 중대한 일의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로 진행한다. 제사 뒤에는 조선왕릉 제향(祭享)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복(飮福) 행사도 함께 열린다. 특히, 그동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반 관람객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의식을 최소화하여 자체적으로 진행하였으나 올해부터는 다시 관람객이 참여하는 가운데 진행된다.

 

 

‘청완 예초의’는 관람객 누구나 참관할 수 있으며, 고유제에 직접 참여하여 체험하고자 하면 3월 28일(화)부터 4월 4일(화)까지 조선왕릉 누리집(http://royal.cha.go.kr, 참여마당-문화행사)에서 성인 6명까지 선착순으로 1인씩 신청받을 예정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조선왕릉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 031-563-2909)로 문의하면 된다.

 

 

(원문) ○乙亥/上晝講《書傳》于資政殿。 同經筵洪瑞鳳曰: “健元陵莎草, 無修改之時, 而今見本陵所報, 則陵前雜木着根, 漸近隨生。 太祖遺敎以北道靑薍爲莎草, 故至今莎草甚茂, 異於他陵, 今聞木根如此。 昨與大臣相議, 則皆以爲: ‘木根則不可不去, 而莎草若不足, 則雖用他莎草無妨’ 云。” 上曰: “寒食拔去蓬艾時, 不拔木根, 旣大之後, 乃欲盡改陵上, 甚不可也。 今若掘其土, 而斫其根, 還塡其土, 則其根必自死。 自古此陵不改莎草者, 其意有在, 不可改也。”

 

ㅇ 상이 주강에 자정전에서 《서전》을 강하였다. 동경연 홍서봉(洪瑞鳳)이 아뢰기를,

 

"건원릉(健元陵) 사초(莎草)를 다시 고친 때가 없었는데, 지금 본릉에서 아뢰어 온 것을 보면 능 앞에 잡목들이 뿌리를 박아 점점 능 가까이까지 뻗어 난다고 합니다. 원래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北道)의 청완(靑薍)을 사초로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다른 능과는 달리 사초가 매우 무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무 뿌리가 그렇다는 말을 듣고 어제 대신들과 논의해 보았는데, 모두들 나무 뿌리는 뽑아버리지 않으면 안 되고, 사초가 만약 부족하면 다른 사초를 쓰더라도 무방하다고들 하였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한식(寒食)에 쑥뿌리 등을 제거할 때 나무 뿌리까지 뽑아버리지 않고 나무가 큰 뒤에야 능 전체를 고치려고 하다니 그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지금이라도 흙을 파서 뿌리를 잘라버리고 그 흙으로 다시 메우면 그 뿌리는 자연히 죽을 것이다. 예로부터 그 능의 사초를 손대지 않았던 것은 다른 뜻이 있어서였던 것이니 손을 대서는 안 된다."

하였다.

 

 ▲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청완(억새)을 사초로 썼다는 기록 - 조선왕조실록(인조 7년 3월 19일자 1번째 기사 전문)

 

 

(원문) 古稱封陵時 自咸興移來 諺傳 太祖 遺命 云 寒食例刈莖葉 夏時新芽茁長至 秋結實 霜落始枯 ”

 

(국역) 옛날 봉릉을 할 때 함흥에서 옮겨왔다고 한다.(전하기로는 태조의 유명이라고 한다.) 한식 때 으레 (억새)잎과 줄기를 자르면 여름에 새싹이 돋아 나오고 가을에 이삭을 맺으며 서리가 내릴 때에 시들었다

 

▲ 사초를 함흥에서 옮겨왔다는 기록과 한식에 사초(청완)를 베는 기록 - 건원릉지 : 능상사초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