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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황혼'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땅거미>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땅거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가 좀 많이 올 거라고 하더니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시원하기는 했지만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 아닐까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렸습니다.

 

"땅거미 등에 지고 창가에 앉아~"

 

이런 노랫말을 아시는지요? 아마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과 모르시는 분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도 있겠지요.  이선희 님이 부른 '영'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노랫말이랍니다. 여기 나오는 '땅거미'는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땅거미가 지다."와 같이 쓰기도 하지요. 흔히 쓰는 '황혼(黃昏)'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땅거미'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말은 '땅'과 '검다'의 '검',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이'를 더해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해가 지면 어두워져서 땅이 검게 되는 것을 보고 만든 말이라는 풀이가 가장 그럴 듯합니다. 하지만 '땅거미'라는 말은 거미 가운데 '땅거밋과의 거미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땅거미가 나와서 움직이는 때가 저녁이기 때문에 거기서 왔다는 풀이도 있긴 합니다.

 

'땅거미'라는 말을 가지고 땅거미가 들어간 노래도 더 생각해 보고 '땅거미'의 말밑(어원) 이야기도 나눠 보면 좋겠습니다. '황혼'을 써야 할 때 '땅거미'를 떠올려 쓰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