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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기운은 어디서 생기나

변계량, <동지>
​[겨레문화와 시마을 23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동지(冬至)

 

                                    - 변계량

 

繡紋添線管灰飛 (수문첨선관회비) 수 놓는 실 늘어나고 대롱 속 재도 날아가니

冬至家家作豆糜 (동지가가작두미)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데

欲識陽生何處是 (욕식양생하처시) 양의 기운은 어디서 생기는지 알고 싶구나.

梅花一白動南枝 (매화일백동남지) 매화의 남쪽 가지 하얀 꽃망울 터뜨리려 하네.

 

 

 

 

이틀 뒤면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른 다음 차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옛사람들은 이날을 해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잔치를 벌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그래서 동지를 설 다음 가는 작은설로 대접했다.

 

이날 가장 흔한 풍속으로는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이다. 원래 팥죽은 붉은색으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이 들어있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적셔 집안 대문을 비롯하여 담벼락이나 마당은 물론 마을 입구 큰 고목에도 ‘고수레’하면서 뿌렸고 이로써 잡귀들의 침입을 막는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팥죽을 뿌리는 것은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짐승들을 생각하는 우리 겨레의 따뜻한 마음도 담겨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동지가 동짓달 초승 곧 초하루부터 열흘 사이 들었을 때는 ‘애동지’가 되어 팥죽 대신 팥죽 대신 시루떡을 해 먹기도 하는데 요즈음은 상관없이 팥죽을 쑤어 먹는다.

 

여기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변계량(卞季良, 1369년~1430년)이 지은 한시 <동지(冬至)>를 보면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데, 양의 기운은 어디서 생기는지 알고 싶구나.“라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매화의 남쪽 가지 하얀 꽃망울 터뜨리려 하네“라고 시를 끝낸다. 이제 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동지를 지나 본격적으로 겨울에 들어서려는데 봄꽃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려 한다고 하며, 동지를 맞아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를 그려 추운 겨울을 희망으로 나려고 몸짓하고 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