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동지(冬至) - 변계량 繡紋添線管灰飛 (수문첨선관회비) 수 놓는 실 늘어나고 대롱 속 재도 날아가니 冬至家家作豆糜 (동지가가작두미)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데 欲識陽生何處是 (욕식양생하처시) 양의 기운은 어디서 생기는지 알고 싶구나. 梅花一白動南枝 (매화일백동남지) 매화의 남쪽 가지 하얀 꽃망울 터뜨리려 하네. 이틀 뒤면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른 다음 차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옛사람들은 이날을 해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잔치를 벌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그래서 동지를 설 다음 가는 작은설로 대접했다. 이날 가장 흔한 풍속으로는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이다. 원래 팥죽은 붉은색으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이 들어있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적셔 집안 대문을 비롯하여 담벼락이나 마당은 물론 마을 입구 큰 고목에도 ‘고수레’하면서 뿌렸고 이로써 잡귀들의 침입을 막는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팥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잡서」 오십수(雜書 五十首) - 신위(申緯) 士本四民之一也(사본사민지일야) 사(士)도 본래 사민 가운데 하나일 뿐 初非貴賤相懸者(초비귀천상현자) 처음부터 귀천이 차이가 두드러진 것은 아니었네 眼無丁字有虗名(안무정자유허명)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헛된 이름의 선비 있어 眞賈農工役於假(진가농공역어가) 참된 농공상(農工商)이 가짜에게 부림을 받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지난 9월 달오름극장에서 음악극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을 초연했다. 조선시대 홍경래의 난을 배경으로 한 창작극으로 노비의 딸, 말을 못 하는 소년, 이름 없는 개의 시선을 통해 차별과 불평등이 일상이던 시대를 그린다. 그렇게 극 속에서 그들은 극복해야 할 신분차별의 벽을 얘기한다. 작품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또 다른 차별 문제를 환기했다. 19세기 전반에 시(詩)ㆍ서(書)ㆍ화(畵)의 3절(三絶)로 유명했던 문인 신위(申緯)는 여기 한시 ‘잡서 오십수’ 가운데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헛된 이름의 선비 있어(眼無丁字有虗名眞) 참된 농공상(農工商)이 가짜에게 부림을 받네(賈農工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초겨울의 서정 - 구상 초설(初雪) 첫눈을 맞을 양이면 행복한 이에겐 행복이 내려지고 불행한 사람에게 시름이 안겨진다. 보얗게 드리운 밤하늘을 헤치고 가노라면 등불의 거리는 고성소처럼 그윽한데 멀리 어디선가 기항지(地) 없는 뱃고동 같은 게 쉰 소리로 울려온다. 우리 겨레는 24절기에 맞춰 믿고 싶은 염원이 있고, 그것을 기다리면서 살아왔다. 입춘 날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꼭 해야 일 년 내내 액(厄)을 면한다는‘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을 믿고 실천해 왔다. 예를 들면 밤중에 몰래 냇물에 가 건너다닐 징검다리를 놓는다든지, 거친 길을 곱게 다듬어 놓는다든지, 다리 밑 거지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다든지 따위를 실천하는 미풍양속이다. 그런가 하면 삼월 삼짇날 “제비맞이”라는 풍속도 있는데 봄에 제비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제비에게 절을 세 번 하고 왼손으로 옷고름을 풀었다가 다시 여미면 여름에 더위가 들지 않는다고 믿었다. 정호승 시인은 그의 시 <첫눈 오는 날 만나자>에서 “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 첫눈은 내린다”라고 속삭인다. 우리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