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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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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피던 매화는 피었던가?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고 향 - 장 만 영 그대 고향에 다녀왔다니 묻노네만 내 살던 창가에 옛 피던 매화는 피었던가 아직은 이르던가. “서양 시인들은 녀자와 장미 (薔薇)를 노코는 시를 못 지으리만큼 녀자와 장미를 노래하엿다 하면 동양의 시인들은 술과 매화가 업고는 시를 지을 수가 업스리만큼 술과 매화를 을펏슴니다. 그는 지나(중국) 시인이 그랫고 일본 시인이 그랫고, 우리 조선의 시인들이 또한 그랫슴니다. 그리고 정다운 고향을 떠나 천리 객장에 몸을 붓친 외로운 손도 고향의 친구를 만나 고향 소식을 무를 때에는 가정의 안부보다도 뜰 압헤 심어잇는 매화의 피고 안 핀 것을 먼저 뭇고 과년한 처녀가 그리운 님을 기다릴 때에도 매화 열매의 일곱 남고 셋 남고 필경은 다 떠러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더욱 간절 하얏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5호(1927년 03월 01일)에 실린 “매화(梅花)와 수선(水仙) 이약이”에 나오는 구절이다. 왜 그렇게 우리 겨레는 매화를 좋아했을까? 조선 중기 문인 신흠의 상촌집에는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이라는 구절이 있다. 매화는 한평생 추운 한파에 꽃을 피워도 향기를 팔지

얼음 속에서 환하게 웃는 얼음새꽃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얼음새꽃 - 곽효환 아직 잔설 그득한 겨울 골짜기 다시금 삭풍 불고 나무들 울다 꽁꽁 얼었던 샛강도 누군가 그리워 바닥부터 조금씩 물길을 열어 흐르고 눈과 얼음의 틈새를 뚫고 가장 먼저 밀어 올리는 생명의 경이 차디찬 계절의 끝을 온몸으로 지탱하는 가녀린 새순 마침내 노오란 꽃망울 머금어 터뜨리는 겨울 샛강, 절벽, 골짜기 바위틈의 들꽃, 들꽃들 저만치서 홀로 환하게 빛나는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 아니 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입춘(立春, 2월 3일)을 열흘 앞둔 지난 1월 23일 홍릉시험림 안에 얼음새꽃이 황금빛 꽃잎을 피웠다고 알렸다. 아직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하고 있지만, 얼음새꽃은 봄이 왔다고 그 작고 앙증맞은 몸짓을 살랑살랑 흔들어 주고 있다. 얼음새꽃은 개화 이전 하루평균기온의 합이 일정량 이상 누적될 때 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지난 주 목요일부터 이어진 포근한 날씨에 지난 주말 동안 서울지역 최고기온이 14℃ 가까이 올라가면서 낙엽 아래 숨어 있던 꽃봉오리들이 활짝 핀 것으로 보인다. 매화보다도 더 일찍 눈을 뚫고 꽃소식을 전하는 얼음새꽃은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데 키는 보통 10~30

코로나가 가면 만나야 할 사랑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사 랑 - 이은재 밤은 자꾸 깊어 가는데 눈보라만 휘날리고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보이지 않네. 어둔 밤을 반짝반짝 밝혀 주는 별빛으로 임의 얼굴 그린다면 찾아오실까? 지금까지는 아주 멀리 떨어져서 살았지만 코로나가 떠나가면 꼭 만나야 할 사랑! 북한의 덕흥리 고분에는 ‘견우와 직녀’ 벽화가 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는 염소만 한 크기의 소를 끌고 견우성을 향하여 떠나고, 직녀성이 자미원 밖에서 견우를 배웅하는 고구려시대 천문도를 의인화한 그림이다. 이 견우와 직녀는 애타게도 칠석에만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그 애타는 날 칠석에 우리 겨레는 시집가는 날 신랑 신부가 같이 입을 댈 표주박을 심고, “짝떡”이라 부르는 반달 모양의 흰 찰떡을 먹으며 마음 맞는 짝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비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이날을 토종 ‘연인의 날’이라 하는데 여기서 재미나는 것은 칠석만 되면 유달리 내리는 비가 언제 내리냐에 따라 전혀 다른 비가 된단다.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거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

<매화서옥도> 속의 꽃은 봄꽃인가, 눈꽃인가?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昨冬雪如花 지난 겨울 꽃 같던 눈 今春花如雪 올 봄 눈 같은 꽃 雪花共非眞 눈도 꽃도 참(眞)이 아닌 것을 如何心欲裂 어찌하여 마음은 미어지려 하는가. 조선 후기 문인화가 전기(田琦)의 <매화서옥도>를 본다. 저 그림 속은 꽃은 매화일까? 눈꽃일까? 물론 화제에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라 하였으니 화원의 붓끝으로는 분명 매화를 그렸음이다. 그림에서 매화는 눈송이처럼 보일 만큼 그 순정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눈 덮인 산, 잔뜩 찌푸린 하늘, 눈송이 같은 매화, 다리를 건너오는 붉은 옷을 입은 선비가 어우러져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림이다. 전기는 매화가 활짝 핀 산속 집에 앉아 있는 선비고, 그의 절친한 벗 붉은 옷의 선비 오경석은 거문고를 메고 다리를 건너 초가집을 찾아온다. 그런데 여기 만해 한용운 선생이 옥중에서 쓴 “벚꽃을 보고(見櫻花有感)”란 한시도 있다. 겨울엔 눈이 꽃 같았고, 봄엔 꽃이 눈인 듯하단다. 눈도 꽃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아닌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우리는 그 눈과 꽃에 마음을 뺏기고 미어지려 한다. 만해 선생 같은 위대한 선각자도 눈과 꽃을 보고 마음이 흔들

소싸움은 오래 되새김질한 힘인기라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 싸 움 - 황 인 동 자 봐라 ! 수놈이면 뭐니 뭐니 해도 힘인기라 돈이니 명예니 해도 힘이 제일인기라 허벅지에 불끈거리는 힘 좀 봐라 뿔따구에 확 치솟는 수놈의 힘좀 봐라 소싸움은 잔머리 대결이 아니라 오래 되새김질한 질긴 힘인기라 봐라, 저 싸움 어디에 비겁함이 묻었느냐 어디에 학연지연이 있느냐 뿔따구가 확 치솟을 땐 나도 불의와 한 판 붙고 싶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소띠해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식구로 여길 만큼 소중했다. 필요한 노동력이자 운송 수단이었고, 목돈을 마련하는 비상 금고의 역할도 했다. 더구나 고기는 음식 재료였고, 뿔과 가죽은 공예품과 일상용품의 재료였다. 현대사회에서 소는 농경사회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소고기와 우유, 약품과 비누 등의 재료, 가죽 신발 등으로 인간과 함께한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물러나지 않는 우직한 소싸움의 정신! 코로나19 탓으로 가뜩이나 무릎이 꺾이는 힘든 요즘, 불굴의 의지로 힘차게 전진하는 소싸움에서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정신을 배운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 내려온 소싸움은 경북 청도를 비롯하여 창

갈매기 목쉬도록 새날을 환호한다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새 아침 - 정정근 옴츠리고 듣는 바다 숨소리 묵직한 어둠 뒤집어 보시려나 한 줄기 진홍 띠 하늘에 걸렸네 불끈 솟는 빛의 위력 갈매기 목쉬도록 새날을 환호한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신축년은 흰소의 해, 예로부터 흰빛은 상서로움을 얘기했으며, 우리 겨레는 흰빛을 숭상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흰옷을 즐겨 입었다고 하는데, 일제강점기에는 왜놈들이 흰옷을 입지 못하게 하려고 장터 들머리에서 먹물을 뿌려댔지만,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 우리 겨레에게 흰소의 해 신축년은 또다시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다. 지난했던 2020년 경자년! 코로나19라는 녀석이 느닷없이 출현하여 온 인류를 괴롭혔다. 그 코로나 바이러스 입자 크기는 0.1~0.2㎛라고 한다. 적혈구, 백혈구보다도 작아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다. 그렇게 작은 바이러스가 인간을 꿈쩍 못하게 하는 것이다. 21세기 과학을 발전시킨 위대한 인류지만, 그 작은 바이러스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결국은 그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는 없을는지 모르며, 그렇다면 함께 사는 것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지 않을까? 어쨌든 코로나란 녀석 탓에 온

겨울에 씨앗을 뿌렸어요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3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겨울 들녘에 - 이 광 원 겨울에 씨앗을 뿌렸어요 외로움과 그리움의 씨앗 아쉬움과 희망의 씨앗 다시 새봄이 오면 꽃 피울 꿈을 꾸었어요 코로나가 우릴 힘들게 하고 거리를 두고 살게 하여도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하고 서로 응원하며 살다 보면 반드시 꽃 피는 봄이 다시 올 것이라 믿습니다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에도 희망의 씨앗 품고 살다 보면 어려움도 쉬 이길 수 있겠지요. 지금 사람들은 ‘코로나19’라는 돌림병으로 몹시 추운 겨울을 살고 있다. 그런데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조선시대 백성들은 지금보다도 더한 고통이었다. 돌림병이 퍼지면 치료는커녕 그저 돌림병 걸린 사람이 사는 집 문을 걸어 잠근 채 격리했고 그 집의 환자는 괴로워하다가 목을 매 자살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검색어로 살펴보니 전염병 702건, 여역(癘疫) 418건, 염병(染病, 장티푸스) 154건, 천연두 74건, 여기(癘氣) 47건, 역병(疫病) 27건, 홍역 17건 등이 나올 정도였으니 그때 백성들의 고통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굳이 돌림병까지 얘기할 것도 없다. 추운 겨울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인 고통이었다. 윗목

늘그막에 마음이 통하는 벗 하나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3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노 년 - 허홍구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됐습니다. “백아(伯牙)는 거문고의 명인이었고 종자기(鍾子期)는 그 백아의 연주를 참으로 좋아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 높은 산에 있는 듯하면 종자기는 “훌륭하다. 우뚝 솟은 태산 같구나.”라고 했고, 연주가 흐르는 물을 표현하면 종자기는 “멋있다. 마치 넘칠 듯이 흘러가는 강과 같군.”이라고 했다. 그렇게 백아와 종자기는 마음으로 통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종자기가 죽자 백아가 더는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 곧 지음(知音)이 없다고 말하며 거문고 줄을 끊고 죽을 때까지 연주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도가 경전의 하나인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종자기가 죽은 뒤 백아가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데서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 하여 ‘진정한 우정’을 말하는 고사성어가 됐다. 그리고 여기에서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막역한 벗’을 뜻하는 ‘지음(知音)’이란 말도 생겼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돌림병으로 참으로 어려운 지경을 맞이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만나는 것을 삼가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