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서 잡지는 “양반들이 유유자적하면서 위엄을 잃지 않는 분위기로 노래하는 가곡, 읊조리는 풍의 시조, 마음 깊은 곳에서 짜내듯이 비장한 남도소리, 혹은 애절하게 가슴을 울리는 아리랑, 서도소리 추심가, 그리고 로맨틱한 도라지타령, 에로틱한 속가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전부 배워야 한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학(妓學, 기생공부)을 시킨 것은 그들이 사회에 나가 ‘조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총독부 파견 관리들과 노는데 말이 통하게 하기 위해서지요.
실제로 이 잡지에서는 자주 ‘기생들의 좌담회’를 여는데 이 여성들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 자기들이 모신 일본인 아무개는 ‘마음씨가 좋고, 인정이 넘치’는 사람으로 그려 놓습니다.
이는 <모던조선>이 의도한 조선기생을 통한 <일본관리들의 사람 됨됨이의 선전> 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1939년이란 시기의 조선은 한가하게 기생좌담회나 할 만큼 여유롭지가 못했기 때문이지요. 기생까지 대동하여 <우수한 일본관리의 품격>을 말하게 한 잡지 <모던조선>은 그래서 행간을 읽지 못하면 곤란한 잡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