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학자 조재삼의 책 ≪송남잡지(松南雜識)≫ 12권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이아[爾雅, 중국 주(周)나라의 주공(周公)이 지은 것으로 전하는 자서
(字書)]≫에서 ‘중주(中州)에 기사(岐蛇)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주석에서 ‘기사는
머리가 둘인 뱀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바로 손숙오가 숨어서 덕행을 하려고
죽인 뱀으로, 머리가 두 개에 꼬리가 하나다.”
손숙오(孫叔敖)는 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입니다. 손숙오가 어릴 적에 이를 한번
본 사람은 틀림없이 죽는다는 머리가 두 개인 양두사(兩頭蛇) 곧 기사를 보고, 이미
자기는 양두사를 보아 어쩔 수 없이 죽겠지만 또 다른 사람이 보지 않게 하자는
생각으로 양두사를 땅에 파묻었다고 합니다. 그는 죽지 않은 것은 물론 어른이 된
뒤 유명한 어진 관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