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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12. 최치원 선생 숨결이 느껴지는 상림 숲을 거닐까요?


아담한 숲 길은 언제 걸어도 좋습니다. 꽃피는 봄도 좋고 녹음 우거진 여름도 좋으며 낙엽 고운 가을, 그리고 흰 눈 내리는 겨우내 상림은 우리를 기다립니다.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있을 때 인공으로 조성한 숲이라고 하지만 전혀 인공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천여 년의 세월도 세월이거니와 자연을 벗하며 씻어내린 아름다운 마음이 빚은 소담스런 정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인 상림은 소나무, 노간주나무, 개서어나무, 갈참나무, 느릅나무 등이 골고루 자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조사된 식물은 총 91속 116종류로 우거진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며 12세 때 당나라에 유학하여 서경(西京:長安)에 체류한 지 7년 만에 18세의 나이로 예부시랑에 장원으로 급제한 천재소년 최치원을 그려보는 것도 의미가 깊을 것입니다. 신라말에 귀국한 조국의 현실에서는 자신의 개혁안이 실현될 수 없음을 비관, 각지를 유랑하다가 가야산 해인사(海印寺)에서 여생을 마쳤다고 전하는 그는 그러나 천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상림 숲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상림 숲과 같은 마을 숲은 마을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은 물론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바람을 막아주며, 홍수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해주기도 하지요. 대부분 마을 주변의 자연 숲 형태로 남아 있는 마을 숲은 현재 우리나라에 300~500여 개로 추정되고 있으며 대부분 마을의 들머리와 좌우 산줄기, 하천가, 바닷가 등지의 소나무 숲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천 년의 숲 상림에서의 약속은 천 년’이라는 말처럼 고운 최치원 선생의 숲 사랑 정신은 배워도 배워도 모자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