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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75. ‘오줌싸개 시간표’와 재미난 치료법


‘할머니 담뱃불이 날라와 내가 만든 소꿉놀이 초가집에 불을 놓았습니다. 후 후 입을 대고 불어도 안 꺼집니다. 조갑지에 물을 퍼다 끼얹어도 자꾸 탑니다. (중략) 불 끄는 꿈을 꾸다가 오줌을 쌌어요. 누가 옆에서 냉큼 일어나 키 쓰고 소금 받아오라고 소릴 꿱 지르기에 눈을 떠보니까 어유 엄마야...’

참 재미난 글입니다. 위는 ‘퐁당퐁당’ ‘도리도리짝짜꿍’ ‘낮에 나온 반달’로 잘 알려진 윤석중님의 ‘오줌싸개 시간표’라는 글로 1932년 11월 5일 <동아일보>에 실린 글입니다. 어린시절 오줌을 싸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맞아 맞아’ 하실 겁니다. 오줌 싼 날은 꼭 물 꿈을 꾸었던 기억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지금 아이들은 오줌도 덜 싸고 코 흘리는 아이도 없지만 예전에는 오줌싸개들도 많고 누렁코도 늘 달고 살았습니다.

1929년 11월 19일자 <동아일보>에 보면 ‘오줌싸개’ 치료법으로는 조기 같이 짠 생선류는 주지 말 것, 물은 오후부터 자기 전까지 주지 말며, 세끼 따뜻한 것을 먹일 것, 지방분이 많은 것을 먹이고 염분기가 많은 졸임 반찬은 먹이지 말라 등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그중에 ‘오후부터 물을 주지 마라.’라는 것은 좀 심한 일 같습니다. 그러고도 오줌을 싸면 예전부터 키를 쓰고 이웃으로 보냈지요. 오줌싸개가 키를 쓰고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러 가면 이웃집 할머니는 “다시는 오줌을 싸지 마라.”라는 말과 함께 소금을 냅다 키에 뿌리며 놀라게 합니다. 키는 곡식의 불순물을 골라내는 도구로 아이의 오줌 싸는 버릇을 날려 보내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지금은 집에 키도 없을뿐더러 아주 어린 아이들도 어린이집이다 유치원이다 해서 키 쓰고 나갈 시간도 없는데다가 꽁꽁 잠긴 이웃 아파트 문을 두드릴 수도 없는 형편이지만 예전 오줌싸개들은 이런 추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