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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88. 귤과 유자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뻔한 사연

“매년 가을이 되면 관에서 대장을 가지고 나와 그 과일 개수를 세고 나무둥치에 표시를 해두고 갔다가 그것이 누렇게 익으면 비로소 와서 따가는데, 혹 바람에 몇 개 떨어진 것이 있으면 곧 추궁하여 보충하게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값을 징수한다. 광주리째 가지고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다. 또 그들을 대접하느라 닭을 삶고 돼지를 잡는다.” 


위 글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나오는 내용입니다. 귤과 유자나무를 가진 백성에게 벼슬아치들이 횡포를 부린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그 백성은 몰래 나무에 구멍을 뚫고 후추를 집어넣어 나무가 저절로 말라죽게 하고, 그루터기에서 움이 돋으면 잘라버리고 씨가 떨어져 싹이 나면 보이는 대로 뽑아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관의 대장에서 빠지려고 하는 것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혹독한 세금은 국민의 생산 의욕을 떨어뜨리고 심하면 당시 제주도 백성처럼 세금 내기 싫어 키우던 나무마저 죽여버리는 것이 백성의 마음 곧 민심입니다. 다산은 제주도 관리의 횡포를 보며 이것이 그치지 않는다면 몇십 년 안 가서 우리나라 귤과 유자는 씨가 마를 것이라고 걱정하지요. 지금이야 제주도는 귤 특산지가 되어 있지만 하마터면 우리가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귤을 다른 나라에서 비싸게 사다가 먹을 뻔했던 이야기가 목민심서에는 나와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