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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속에서도 침착한 일본인들






사상 유례없는 일본동북지방의 대지진 참사에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피해를 입은 분들의 조속한 복구를 기원합니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회원 모두 드림-

 

지진사상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는 일본열도의 재해를 가리켜 초토화니 궤멸이니 하는 말이 돌아다닌다. 진앙지와 가까운 동북지방의 피해는 인적· 물적 피해를 포함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이라니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시커먼 물기둥이 마을과 도시를 삼키는 모습을 보면서 대자연의 재앙 앞에 인간의 한없는 무기력을 절감해본다. 한국 방송들도 첫날은 반복해서 악마와 같던 지진해일의 순간을 영상으로 보도하더니 점차 재해를 만난 사람들에게로 카메라 앵글이 집중되고 있다.
 
어느 나라든 지진 현장을 보면 상점가로 뛰어들어 물건을 훔치는 약탈자 한 두 사람 나오게 마련이고 어린아이 시신을 부여잡고 울고불고 하는 모습이 화면을 통해 보도되곤 하는데 견주어 일본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이러한 사실을 주제로 글을 쓴 사람이 있다. 대만의 왕영림(王榮霖) 씨가 그 사람이다. 그의 글이 차이나넷 일본어판에 오르자 이 글이 다시 3월 14일자로 일본전역에 타전되었다. “일본대지진에 보인 일본국민의 높은 민도(民度)”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하면 이렇다.
 
“지진당일 일본정부와 국민들은 매우 침착하고 냉정하게 상황대처에 나섰는데 이러한 일본국민의 높은 민도에 머리가 수그러든다.”라는 글과 함께 그는 일본의 높은 민도를 다섯 가지로 꼽고 있다.
 
1)당황하지 않고 소란 떨지 않는다. : 차분히 질서 정연하게 도난사건 없이 일본국민은 법을 엄수하고 질서를 잘 지킨다. 2)프로정신을 발휘한 보도: 대지진 후 곧바로 수준 높은 보도와 각 지방의 피해 상황을 냉정하고 침착하게 보도했으며 정부기관에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게 했다. 3)뛰어난 내진기술: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친 것 외에는 이른바 부실공사로 인한 건물붕괴는 없었다. 이러한 기술 축적은 하루 이틀에 이뤄낸 것이 아니다. 4)정부의 체계적인 대응: 3월11일 오후 2시 46분 지진 발생, 4분 후인 2시 50분 수상관저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시간 후에는 간(菅直人) 수상이 기자회견으로 긴급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담화 발표. 5)정보를 전 세계에 공개하고 원조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국가의 위신 손상’을 고려해서 외부 세계에 피해상황을 알리지 않는 일부 국가에 비해 개방적이다. 그만큼 일본은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5가지를 꼽아서 왕영림(王榮霖) 씨는 일본의 지진대책과 높은 민도를 칭찬하고 있다. 이번 대 재앙 말고도 일본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1년에 2000번 일어난다고 한다. 1년이 365일이니까 하루에도 5번 이상 일어나는 셈이지만 대부분은 미진이어서 몸으로는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진도 2의 지진이 일어난 때에도 티브이 자막에는 곧바로 <지진이 있었습니다:地震がありました>라는 정보를 알려주는 게 일본이다. 지진 시스템이 365일 가동되고 있다는 증거다. 왕 씨도 일본인의 침착성을 칭찬했지만 이 역시 오랜 훈련으로 길들여진 것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지진대비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는 일본인들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우리도 이웃나라 일본의 대 재앙과 그에 대한 대책을 보면서 지진뿐만 아니라 모든 재해, 재난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일부터 아니라 오늘부터 말이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