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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 교토의 자존심 경과자(京菓子)


















경과자(京菓子, 쿄가시)라는 것이 있다. 천년고도 교토에서 만드는 일본과자를 그렇게 부르는데 서양과자와 구분하려고 부르는 화과자(和菓子, 와가시) 중에서도 교토에서 만드는 과자를 특별히 그렇게 부른다. 일본인들이 갖는 교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은 과자에도 나타나있다.

일반적으로 경과자는 5감으로 맛보는 과자로 알려졌는데 “눈으로 색이나 형태를 즐기고 혀로 감촉과 맛을 즐기며 코로는 향기를 느끼고 귀로는 과자의 이름을 듣는다.”라는 말처럼 과자 하나하나가 손으로 만드는 예술품으로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경과자의 역사가 천 년을 넘는 것은 교토가 수도였던 시절 왕성(王城)과 귀족들이 즐겨 먹은 데다가 신사와 절이 많아 제단에 바치는 일이 많았고 또 다도(茶道)의 융성도 한몫을 거들었다. 특히 교토의 맑은 물을 경과자와 관련시키는 사람도 많다.

교토 시내 시죠도오리에는 올해로 창업 208년을 맞아 7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가메야요시나가(龜屋良長)라는 경과자점이 있다. 1988년까지 가족끼리 하다가 주식회사로 만들어 종업원이 25명이나 되는 큰 과자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자를 기계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경과자의 특징은 모두 손끝에서 완성되는 철저한 도제식 장인 정신으로 만든다.

아직도 집안 식구끼리 만드는 곳도 많지만 가메요시 과자점처럼 현대식 건물을 지어 경과자 교실도 운영하면서 고급 백화점에 매장을 두고 경과자를 공급하는 곳도 있다. 탄탄한 수요층이 없으면 전통과자점 하나로 200년을 이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화과자(和菓子) 못지않은 전통과자가 있지만 전통과자 하나만으로 개업을 하고 있다는 곳은 들어 보지 못했다. 케이크 따위를 파는 서양과자점은 넘치지만 정작 한국전통의 과자만을 100년이고 200년이고 자랑하며 영업을 하는 과자점은 없다. 요새는 전통과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인터넷 주문이 가능하지만 전통 과자점 간판을 걸고 ‘맛과 정성과 역사를 담은 과자문화 보고(寶庫)’로서의 과자점이 없어 아쉽다.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