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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일본 시가현 호남시 '불교미술' 서울 나들이






















































일본 시가현 호남시 불교미술 서울 나들이



비파호를 끼고 있는 시가현은 일본의 국보와 중요문화재를 많이 간직한 도시들 가운데 4번째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의 보물들이 “일본 불교미술 비파호 주변의 불교신앙”이란 주제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릴 예정(12월 20일~)이다. 시가현에 있는 절과 신사에서 소유하고 있는 국보 4건과 중요문화재 31건 등 모두 94점을 선보인다.

이러한 기사가 실린 2011년 11월 22일 자 교토신문을 오려 보내온 분은 시가현 상락사의 다케우치 씨이다. 붉은 단풍이 상락사를 물들이던 지난 11월 21일 나는 백제계 양변 스님의 발원으로 지어진 상락사를 찾았는데 상락사 들머리에 있는 삼성신사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 절 안내소에 있는 다케우치 씨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다케우치 씨는 “좀 더 알아보고 한국으로 자료를 보내겠다.”라는 약속을 했다.

그로부터 3주쯤 지난 엊그제 명동 로얄호텔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재일교포 오영환씨였다. 시가현에서 다케우치 씨와 친하게 지내는 분이라며 서울 나들이 길에 다케우치 씨의 삼성신사(三聖神社)에 대한 자료를 손수 가지고 왔다면서 전해준 누런 봉투 속에는 다케우치 씨가 직접 붓으로 쓴 편지와 여러 자료가 들어 있었다. 자료를 보는 순간 다케우치 씨의 정성이 느껴졌는데 그 자료 속에 ‘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시가현의 불교미술품’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번 서울 나들이 길에 나서는 불교미술품들은 일본 나라밖에서 처음으로 전시하게 될 연력사(延曆寺, 엔랴쿠지)의 금동경상(金銅經箱)이나 법장사(法藏寺)의 여의륜관음상 등 꽤 흥미로운 미술품들이 많다. 다케우치 씨는 자신이 있는 상락사의 미술품도 출품된다면서 꼭 가서 보도록 편지에 정성껏 정보를 알려 보냈다. 이번에 한국 나들이 길에 나서는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시가현의 절들은 1,2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고찰들로 순례객들도 많고 일본 고전문학 작품에도 많이 등장하는 곳이다. 지난번에 갔을 때도 볼 수 없었던 귀한 시가현의 불교미술 작품들이 벌써 기다려진다.

전시 첫날인 12월 20일에 가장 먼저 가서 봐야겠다. 그리고 다케우치 씨에게 그 감상문을 쓸 참이다. 1,200여 년 전 한반도 관련 승려들이 시가현의 고찰에서 수행을 하던 인연이 다케우치 씨와의 만남으로 이어진 것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을 하니 불교에서 말하는 “연(緣)”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다케우치 씨는 나이 들어 상락사에서 절을 찾아온 분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했는데 이번 호남시의 불교미술작품 서울 나들이 길에 함께 올 수 있다면 더욱 기쁠 텐데 하는 마음이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