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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아름다운 스무 살 추억 만들기 -성인의 날-











 










“성인의 날인 지난 9일 신성인(新成人)을 맞이하는 축하 행사가 현내 각지에서 열렸다. 현내(縣內)의 신성인 수는 85,991명이었다. 전년보다 692명이 많았다. ”도쿄와 맞닿아 있는 가나가와현(神奈川縣) 신문 기사이다. 가나가와현은 요코하마가 속해 있는 현으로 인구 9백만의 대도시이다.

스무 살을 먹는 젊은이들의 잔치인 성인의 날은 1999년까지 1월 15일이던 것이 2000년부터는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옮겨 지방마다 성인식을 한다. 요코하마는 대형 식장이 차고 넘쳐 오전과 오후로 나눠 성인식을 치렀으며 식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역 구내에는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나가다가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를 막으려고 임시 통로를 만들 정도로 성인식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이 폭발적이다.

여성들은 “하레기(晴れ着)”라고 해서 전통 기모노를 입고 털이 복슬복슬한 흰 숄을 목에 두르고 남성들은 대개 신사복 차림이지만 더러 “하카마(袴, 전통 옷)” 차림도 눈에 띈다. 특히 여성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단장을 해야 하므로 시간과 돈이 어지간히 든다. 하지만, 일생 단 한 번인 스무 살 의식을 위해서라면 그깟 돈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성인식을 마친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내를 누비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한껏 멋을 낸 여성들은 곁에 다가가서 ‘사진 한 장 찍자’ 하면 신이 나서 너도나도 이방인 주변을 에둘러 싸고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준다.

이러한 성인식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패전 후인 1946년11월22일 사이타마현 와라비시(埼玉縣蕨市)에서 실시한 ‘청년제’를 그 뿌리로 보고 있다. 패전의 허탈함에 빠져 있던 당시에 청년들에게 밝은 희망을 주기 위한 행사를 기획했는데 그 주최자는 와라비시 청년단장인 다카하시(高橋庄次郞) 씨였다. 이때 행한 성년식이 성인식의 형태로 발전하여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지금도 와라비시에서는 성년식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하고 있으며 1979년에는 성년식 선포 20주년을 맞아 와라비성지공원 안에 ‘성년식 발상의 터’라는 기념비도 세워두었다.

국가에서 공식으로 국가기념일로 삼은 것은 1948년이니까 올해로 64회를 맞이하는 성인식은 이제 일본 사회에서는 중요한 통과의례로 정착된 느낌이다. 사진관과 기모노 집이 불티가 나고 각종 액세서리와 소품집 그리고 미용실 역시 특수를 노려서 저마다 번뜩이는 상술이 거리를 장식하고 인터넷을 수놓은 것이 재미나다. 해마다 1월 둘째 주 월요일에 일본을 가면 성인식을 마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