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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액땜을 해야 하는 나이 -일본의 액땜 풍습-









 


   






























             
일본에 신사나 절 입구에 가면 커다란 선간판에 액운이 든 날을 표시해 놓은 “액막이 안내판”이 빠짐없이 놓여 있다. 일본말로는 “야쿠도시, 厄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 위키피디어에서는 “일본에서는 액재(厄災)가 자주 드는 나이가 있다. 이 풍습은 이미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부터 유래한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사람들은 예부터 뿌리 깊게 믿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액이 든 나이는 지방이나 절, 신사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아래 사진(교토 청수사 안의 지주신사)에 보면 남성은 24살을 앞뒤로 1년을 주의해야 하고 여성은 18살을 전후해서 큰 고비를 넘겨야 한다. 또 남성은 41살과 60살을 인생의 큰 고비로 보고 있으며 여성은 32살과 36살을 주의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하여 미신이라든가 하는 말도 있지만 일본의과대학의 병리학자인 가네코(金子仁)씨는 ≪액년의 과학(厄年の科學)≫에서 19살과 25살은 청춘기에 해당하고 또 33살과 42살은 청춘기를 지나 중고년기의 과도기인지라 인생의 굽잇길에서 남성은 사회적으로 책임이 무거워지는 때로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가 많고 여성은 자녀양육 시기로 매우 분주하고 힘든 시기라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이 생기기 쉽다고 보았다.

그러나 액년이 낀 나이를 먹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사나 절에서 액막이용 부적을 사거나 기도를 받으면 모두 해결되기 때문이다. 액년(厄年)에는 액풀이(厄拔い)를 하면 되는데 이는 신불(神佛)의 가호를 받아 흉사(凶事)나 재난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절이나 신사에서는 항상 액풀이 접수를 받고 있다.

예컨대 관동지방의 액막이로 용한 곳은 원삼대사(元三大師)를 모시는 쇼스지(총宗寺), 류우조우시(龍藏寺), 키다이인(喜多院) 같은 곳이고 오사카 쪽의 긴끼(近畿)지방은 야사카진쟈(八坂神社)나 헤이안진구(平安神宮)등이 꼽히는 데 이곳 말고도 전국의 절이나 신사가 기본적으로는 모두 액막이를 해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지난 1월 13일 교토 지역의 한반도 관련 유적지를 찾아간 답사단원들은 일본의 액막이 풍습을 알리는 선간판을 마주할 때마다 신기 한지 눈을 떼지 못하던 모습이 선하다. 일본의 액막이 안내판을 볼 때마다 나는 한국인의 액막이 풍습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표기했습니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