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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일본인은 1년에 약 84회 카레를 먹는다








































 

        

 

 

일본인은 1년에 약 84회 카레를 먹는다


                                 

카레 천국 일본! 길거리 아무 곳에서나 손쉽게 카레를 사먹을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이 무려 1년에 84회나 카레를 먹는다고 한다. 일본은 카레만 파는 전문 식당도 많고 7~80살 된 노인들도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의 카레 역사가 길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반찬이 없어도 먹을 수 있는 간편함 때문에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일본 전국의 12,834개 카레 식당을 소개하고 있으며 카레 조리법(레시피)을 소개하는 사진이 2,440,000 건에 이를 만큼 일본인들의 카레 사랑은 가히 폭발적이다.

재미난 것은 ‘카레’라고 하면 인도음식으로 알지만 현지 고유의 언어로 ‘카레’라는 말은 없다고 한다. 대신 드라비다어족이 푸성귀, 고기, 식사, 반찬을 통틀어 말하는 ‘카리(타밀어:kari - 아래 갈무리 참조)’라는 말을 영어로 ‘curry’로 표기한 것을 일본인들 발음에 맞게 ‘카레(kare)'로 바꿔 부르게 된 것이다. 이름만 카레로 바뀐 것이 아니다. 일본과 한국에서 카레라고 하면 카레라이스라는 하나의 음식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에 카레가 들어온 것은 명치시대(1868)로 영국을 통해 들어온 카레는 한때 일본의 국민음식(國民飮食)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 식탁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평균 1년에 1인당 84회를 먹는다니 적어도 1주일에 한두 번은 카레를 먹는다는 계산이다.

한때 한국 아줌마들 사이에 일본카레가 맛있다는 소문이 돌아 일본에 다녀오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카레 봉지를 사다 선물로 주고 덩달아 일본인들도 카레를 선물로 주던 때가 있었다. 나도 더러 받았지만 그러나 우리집 식구는 카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서 카레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사 카레를 좋아하는 한국인이 있다 해도 일본처럼 길거리 식당에서 카레를 사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문 식당도 없을뿐더러 어쩌다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다른 음식과 함께 구색을 갖춰 놓으려고 메뉴 속에 넣어 두지만 카레를 주문하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인이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카레가 맛이 없어서라기보다 카레 말고도 골라 먹을 풍부한 식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국수주의 같은 말이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사실 일본을 여행해본 사람들은 고개를 끄떡일 것이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아구찜, 쭈꾸미, 삼겹살, 감자탕, 동태탕, 매운탕…. 음식의 가짓수도 가짓수려니와 매콤한 고춧가루가 기본인 양념을 쓰는 한국요리에 푹 빠진 사람들이 아무 반찬도 없이 접시에 담은 흰밥에 누런 카레 한 국자 얹어주는 카레를 선택한다는 것은 좀처럼 어려운 선택일 것이다.

다만, 단체식단이나 학교 급식에서 만들기 편하니까 카레를 자꾸 만들어 계속 아이들에게 먹인다면 그 아이들이 자라서 카레를 즐겨 할지는 모를 일이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