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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곰의 습격때문에 불안한 일본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곰의 습격 때문에 불안한 일본


                 




























               

6월 25일 오전 11시 50분쯤 야마가타현(山形縣)의 한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곰이 나타나 소동이 빚어졌다는 카호쿠신보(河北新報)의 기사가 눈에 띈다. 마침 운동장에는 1학년생 14명과 담임교사가 있었는데 이들은 곰의 출현을 보고 놀라 인근 농협으로 피신을 했다고 한다.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곰의 크기는 120센티 정도인데 이 곰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현관 유리창에 몸을 부딪쳤다가 문이 잠겨있자 근처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부수는 등 10여 분 난동을 부리다가 인근 산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이러한 곰의 출몰 기사는 일본에서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한다. 그만큼 곰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곰의 습격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을 말하라면 아마도 1915년 12월 9일에서 14일에 걸쳐 홋카이도에서 일어난 곰 습격 사건일 것이다. 이날 덩치 큰 불곰(ヒグマ, 히구마)이 민가를 덮쳐 당시 개척민으로 홋카이도에 갔던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어 일본열도는 발칵 뒤집혔다. 이 사건을 소재로 요시무라아키라(1927-2006) 씨는 소설 《비람》을 써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아마도 홋카이도의 곰 습격사건은 일본인들이 곰 습격에 대한 인식을 새로 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당시에 민가를 덮친 불곰은 체중이 340kg에 몸길이가 2.7m인 대형 곰이었다. 흔히 곰은 사람을 두려워하는 데 인간과 마주쳤을 때의 공포심 탓에 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막으려면 방울 같은 것을 울려서 인간의 존재를 미리 알리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을 습격하여 한번 인육(人肉)을 맛보면 인간을 획득물로 인식하여 이 경우에는 방울 소리가 두려움의 신호가 아니라 획득물이 있음을 알려주는 꼴이 되어 되레 위험하다고 하니 문제다. 또한, 곰은 불을 무서워하지 않고 집착심이 강하며 움직이는 물체를 쫓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곰은 주로 인구가 적은 산간지역에 출몰이 잦은데 1878년과 2003년 환경성의 곰 분포지역조사에서는 동일본을 중심으로 곰 출현 면적이 19% 나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곰이 마을로 내려오는 까닭은 곰이 즐겨 먹는 견과류(堅果類)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야생의 열매 등을 먹다가 민가 근처에서 사람이 먹는 곡물이나 푸성귀, 양어장이나 양돈장, 양계장의 인공사료 등을 맛보게 되면 이를 오히려 더 좋아하게 되어 잦은 출몰로 이어진다니 공포심을 가질 만하다.

그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곰의 출현에 대한 대비책이라든지 평소 훈련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한국에도 깊은 산속에 곰이 사는지는 모르지만 느닷없이 덩치 큰 곰을 만나면 어찌해야 하는지 곰 습격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말도 들어 본 적이 없으니 걱정이다.


 *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