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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일본 주부가 남편 몰래 모은 비상금은 얼마일까?

   

 


한국인들은 자신만의 비상금을 어디다 숨겨둘까? 한 보도에 따르면 모 은행 관계자는 "시골의 노인들은 아직도 용돈을 구들장에 보관하는 것 같다."라면서 "장판 밑에 눌린 돈을 새 돈으로 바꾸러 오는 분들은 어머니나 어른들이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귀띔한다."라고 말했다. 또 주부들은 전자레인지에 비상금을 숨겨 놓는 사례도 발견됐는데 한 주부는 1만 원짜리 90장을 보관하던 전자레인지를 작동하던 중 돈에 불이 붙는 바람에 새돈으로 바꿔가기도 했다는 기사가 재미나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쌈짓돈이나 비상금을 어디다 숨겨둘까? 한국처럼 구들장이 없어서인지 그런 기사는 안 보이는데 일본말 가운데 헤소쿠리<へそくり>란 말이 있다. 우리말로 비상금을 가리키는 말로 여기서 헤소(へそ)란 배꼽을 뜻한다. 예전에 헝겊에 돈을 싸서 배꼽둘레에 묶어두었음 직한 헤소쿠리에 대한 한 생명보험회사의 조사가 흥미롭다.

7월 5일 자 손해보험회사 제팬 DIY생명에서 조사한 전국 20~50대 샐러리맨 세대의 주부 500명에게 ‘2012년 여름 보너스와 가계 실태’를 주제로 한 설문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 보면 주부 평균 비상금은 384.3만 엔(100 엔당 1,424 원일 때)으로 한화 약 5,400만 원이다. 결코, 적은 돈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조사에서 상여금(보너스) 평균 수령액은 61.1만 엔으로 지난해 여름보다도 6.5만 엔 줄었는데 조사 개시 이래 가장 낮은 결과라고 한다. 상여금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체의 약 30% 주부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았으며 현재 생활에 대해서는 60%가 힘들다고 답한 것으로 보아 일본 주부들이 보는 미래는 절대 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보너스의 사용처는 예적금, 생활비 보태기, 빚 갚기, 등이 상위를 차지했으며 여행, 차구입, 가전제품 구입과 같은 소비관련 지출은 예년보다 감소하여 저소비 성향이 뚜렷했다.

또 한 신문사 조사가 실시한 헤소쿠리(비상금)에 대한 설문에서 남편의 64.33%, 부인은 69%가 비상금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깅끼권 (近畿,교토 오사카 나라 등의 관서지방)에서 비상금의 부부 격차가 77만 엔(남편 93만 엔, 부인 171만 엔)으로 크게 났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또한 어느 시대 사람이건 예상외의 지출을 생각하여 금액의 다소는 있을지라도 비상시를 대비하여 비상금을 마련할지 모른다. 비상금이라고 하면 왠지 큰 단위의 돈을 생각하게 되는데 예전에 우리는 쌈짓돈이라는 말을 썼다. 또한,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 것 네 것을 가리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딴주머니 차다.’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비상금도 아니고 쌈짓돈도 아닌 용도의 돈으로 비축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뜻에서 보면 일본의 헤소쿠리는 배꼽 둘레에 몰래 감춰 두던 돈이란 뜻으로 물론 오늘날은 비상금이란 뜻으로 쓰이지만 말의 어원은 정겨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