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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오사카 백제사와 향천사 뜰을 거닐며














































 

오사카 백제사와 예산 향천사 뜰을 거닐며




일본 최고(最古)의 설화집으로 고대 일본인들의 불교의식과 신앙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 있는데 ≪日本現報善靈異記≫가 그것으로 줄여서 ≪日本靈異記≫ 라고 부르는 이 책은 헤이안시대 (平安時代.794-1192) 초기에 쓰인 것으로 상·중·하권으로 나뉘며 모두 11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승이야기를 비롯하여 위로는 왕부터 귀족,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 책 ‘상권 14’에는 백제 고승 의각스님 이야기가 있어 흥미를 끈다. 이야기를 요약하면, “의각스님은 원래 백제국 스님으로 사이메이왕(37대 齊明天皇, 재위 655- 661) 때에 일본에 건너와서 나니와쿄(難波京)의 백제사에 살았다. 의각법사는 키가 7척(210미터)으로 불교에 널리 통달했으며 항상 반야심경을 외웠다. 그때에 혜의(慧義)라 불리는 스님이 있었는데 한밤중에 나와 경내를 어슬렁거리다가 흘깃 의각스님 방을 바라보니 그 방에서 신기한 광채가 새어나왔다. 혜의스님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방문을 손가락으로 뚫고 들여다보았더니 단정히 앉아서 경을 독송하고 있는 의각스님 입안에서 별안간 광채가 났다.”는 내용이다.

일본 최고(最古)의 설화집으로 고대 일본인들의 불교의식과 신앙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 있는데 ≪日本現報善靈異記≫가 그것으로 줄여서 ≪日本靈異記≫ 라고 부르는 이 책은 헤이안시대 (平安時代.794-1192) 초기에 쓰인 것으로 상.중.하권으로 나뉘며 모두 11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승이야기를 비롯하여 위로는 왕부터 귀족,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 책 ‘상권 14’에는 백제 고승 의각스님 이야기가 있어 흥미를 끈다. 이야기를 요약하면, “의각스님은 원래 백제국 스님으로 사이메이왕(37대 齊明天皇, 재위 655- 661) 때에 일본에 건너와서 나니와쿄(難波京)의 백제사에 살았다. 의각법사는 키가 7척(210미터)으로 불교에 널리 통달했으며 항상 반야심경을 외웠다. 그때에 혜의(慧義)라 불리는 스님이 있었는데 한밤중에 나와 경내를 어슬렁거리다가 흘깃 의각스님 방을 바라보니 그 방에서 신기한 광채가 새어나왔다. 혜의스님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방문을 손가락으로 뚫고 들여다보았더니 단정히 앉아서 경을 독송하고 있는 의각스님 입안에서 별안간 광채가 났다.”는 내용이다.

의각스님이 주석했다는 절을 찾은 것은 지난 7월 중순이었다. 오사카 텐노지 도오가시바(大阪市 天王寺 堂ヶ芝町)에 있는 절은 현재 관음사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는데 오사카시교육위원회에서 써 놓은 관음사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오사카는 고대의 동아시아 제국의 외교 창구였으며 외래문화를 최초로 수용한 첨단지역이었다. 나니와츠(難波津) 주변에는 중국과 조선반도에서 도래한 많은 사람들이 거주 하고 있었다. 이 백제사터와 사천왕사는 매우 가까운데 이 일대에 일본 최고(最古)의 절들이 세워졌다”

한편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리 57번지에는 천년고찰 향천사(香泉寺)가 있는데 이절을 지은 이는 의각스님이다. 의각스님 기록은 향천사사적기록(香泉寺事跡記錄, 1937년)에 “백제 의자왕 12년(임자년 4월 25일)에 의각대사께서 신라 무열왕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지자 일본에 원군을 청하기 위해 몸소 바다를 건너갔다. 대사께서는 백제사에 머물렀는데 그 모습이 장대하여 키가 팔척이나 되었고 눈에서는 형형한 빛이 끊이질 않았다.”는 내용이 전해온다.

오사카의 백제사터와 예산의 향천사 뜰을 거닐면서 나는 백제 고승 의각스님을 생각해보았다. 스님 가신지 어언 1300여년이지만 스님의 흔적은 한일양국의 문헌에 선명히 남아있을뿐 아니라 그가 머물렀던 자리에 후대 사람들이 여전히 불법(佛法)을 전수하고 있으니 역사란 한갓 흘러가는 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