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교토는 화려하다. 헤이안시대의 화려함이 재현되는 듯 수도 도쿄와는 또 다른 풍경이다. 그 화려함은 세련된 고층빌딩이 많아서도 아니고 유명 브랜드의 패션가가 즐비해서도 아니다. 세련되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있고 말끔하면서도 운치가 있는 것이 교토의 매력이다. 거기다가 역사와 전통이 깊은 절이나 신사가 즐비하고 또한 마츠리까지 볼 수 있으니 교토로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경(京, 교토)”에 대한 자존심을 가질만한 도시 교토에서 10월 22일에는 지다이마츠리(時代祭)가 열린다.
교토의 3대 마츠리로는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화려한 고대 의상을 입은 출연자들이 교토 시내를 두어 시간 행진하는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 교토다.
마츠리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도구, 행렬 시간 등을 따지자면 7월의 기온마츠리(祇園祭)에 견줄 수가 없지만 5월의 아오이마츠리(葵祭)나 10월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도 꽤 볼만하다. 다만, 교토의 3대 마츠리 가운데 가장 그 역사가 짧은 것은 지다이마츠리로 1895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17년째를 맞이한다.
지다이마츠리 행렬은 교토 어소(御所)를 낮 12시에 출발하여 가라스마도오리 등 시내 4∼5킬로 구간을 행진한 뒤 헤이안신궁(平安神宮)으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헤이안-가마쿠라-무로마치-안도모모야마-에도-메이지시대의 옷으로 차려입은 사람들의 행렬이 볼만하다.
헤이안신궁은 백제여인 고야신립이 낳은 제50대 간무왕(桓武天皇)을 모시는 사당으로 간무왕은 수도를 나라(奈良)에서 교토로 옮기고 눈부신 교토의 발전을 이룩한 왕이다. 오늘날도 교토 시민들은 그를“교토의 신”으로 추앙하고 있다. 이곳은 막부(幕府)정권 시기의 왕이었던 제121대 효명왕(孝明天皇)도 함께 모셔 제사와 마츠리를 주도하는 곳이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지는 화려한 시대의상들은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을 만큼 눈요깃거리가 풍부하다. 기왕에 마츠리를 보러 갔다면 두어 시간의 마츠리가 끝난 뒤에는 교토 시내에 있는 히라노신사(平野神社, 제50대 간무왕 어머니이며, 제49대 고닌왕 왕비인 백제여인 고야신립‘高野新笠’을 모신 사당)와 교토 서부 오오에(大枝)마을에 있는 고야신립 무덤에 들러 보면 더욱 의미가 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