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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도쿄 간다(神田) 고서점가 향기를 찾아서

 

 

            

 

 

도쿄에는 오래된 서점가가 있는데 간다진보쵸(神田保町町)에 있는 고서점가가 그곳이다. 도쿄에 있을 때 필자는 시간만 나면 이 거리에서 하루 종일 책 구경을 하며 지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사람이라도 싼 책은 10엔짜리부터 좀 비싸다고 해도 1천 엔 정도면 사고 싶었던 책을 손에 쥘 수 있어 부담이 적은 곳이다. 책이란 비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필요로 하는 책을 만났을 때 기쁜 것이기에 필자는 쓸쓸할 때나 우울할 때, 기쁠 때나 심심할 때 등 틈 만 나면 이곳 서점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좋은 책을 발견하고는 밤새도록 독서 삼매경에 빠지곤 했다.

우리나라에도 청계천일대에 헌책방가가 있긴 하나 일본 간다의 고서적 거리와는 좀 다르다. 그것은 “헌책방”과 “고서적”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이미지만큼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물론 간다의 고서점가에도 싼 책들이 즐비하지만 가게에 따라서는 3~400년 된 고서들도 많은데 그 값이란 몇 십만 엔에서부터 몇 백만 엔씩 하는 것도 있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때도 많다.

일본의 유명한 고서적 거리인 ‘간다지역’은 명치10년(1880) 때부터 이 지역 일대에 들어선 명치대학, 중앙대학, 일본대학, 전수대학의 영향이 크며 그 역사는 130여년에 이른다. 고서점가 하면 왠지 옛 시절의 향수어린 추억의 거리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간다의 고서적가는 문학, 철학, 사회과학, 연극. 자연과학, 예술, 양서(洋書), 문고본(文庫本) 등 전문분야로 나뉘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간다에는 책방이 모두 200여 개가 있는데 이 가운데 110개가 고서점이다. 가히 일본 최대의 서점가라고 할 수 있는 간다 고서적가에서는 해마다 가을에 고서적축제(古書市神田古本祭)를 열어 일본인의 책사랑 정신을 더욱 공고히 해주고 있다. 고서적축제는 2012년으로 53회째 열렸으며 대개 10월 말에서 11초에 연다. 구태여 가을 고서점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동경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시간을 만들어 책향기 가득한 간다 고서점가를 천천히 걸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