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이벤트에 응모하다보면 혹은 공모전에 도전을 했는데 조작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여러 차례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이벤트 혹은 체험단 및 응모전, 공모전 대회 등등 다양한 이름을 내세워 사람들의 관심과 돈을 끌어 모읍니다. 그리고 실제는 내부관계자들끼리 나눠먹기, 아는 사람 몰아주기, 심한 경우에는 표절작도 포상을 하고 돈을 주고받다가 걸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음- "
속된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단속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 사람들과 고스톱을 치지 않으면 된다. 이벤트 공모전도 마찬가지다.그런 곳에 작품을 내지 않으면 된다. 아주 간단한 말 같지만 그러나 사실 그게 쉽지 않다.
대형 수퍼 입구에 최고급 비엠떠블유 한 대가 턱허니 걸려있다. 3만 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응모권을 준다하자. 그 응모권을 쓰레기통에 버릴 사람이 몇 이나 될까 의심스럽다.
내심 이거 들러리 아닌가? 싶으면서도 주소는 물론 손전화, 주민등록 번호까지 착실히 적어 사각함에 얌전히 넣지만 그 뒤 당첨자에 속하기는커녕 당첨자가 나왔는지에 대한 사후 결과 발표도 스리슬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번번이 되지 않는 줄 알지만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교묘한 상술에 속지 않는 길은 응모에 냉담을 보이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 밖에는 없다. 그러나 오늘도 각종 이벤트 행사로 전국은 술렁일 것이다.
알록달록한 고무풍선 터널 앞에서 시끄러운 댄스 음악에 맞춰 짧은 미니스커트 아가씨가 배꼽을 드러내고 춤을 추는 광경은 이벤트 회사의 단골 메뉴다. 미리 상품을 가져 갈 사람을 정하고 하는 이벤트도 일종의 담합에 속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담합(談合):「1」서로 의논하여 합의함. ‘짬짜미’로 순화. 「2」『법률』경쟁 입찰을 할 때에 입찰 참가자가 서로 의논하여 미리 입찰 가격이나 낙찰자 따위를 정하는 일.” 로 나와있다. 짬짜미로 고쳐쓰라는 말이 생소하지만 재미나다. 국어사전풀이대로 ‘서로 의논하고 합의’에 이른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담함’이 주는 이미지는 어쩐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다.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인상 / 항공화물 국제 담합에 1200억원 과징금/ 유류업체 가격담함...등 일본말 단고(담함)은 ‘지네들끼리 좋은 조건을 유지하기 위한 권모술수’처럼 비친다. 일본어대사전 <大辞泉>을 보면, ‘だん‐ごう〔‐ガフ〕【談合】1 話し合うこと。相談。2 談合行為のこと。번역은 한국어사전이 옮겨 놓은 것을 보면 된다.
소비자에 대한 진실성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득만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끝은 좋지 않다. 담합도 그에 일조하는 말이다. 담합을 우리토박이말로 뭐라 쓸 것인가를 검토하기 전에 이런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는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런 다음 우리말로 ‘짬짜미’로 고쳐쓰는 게 순서가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