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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

송서∙율창 장세은, 깊은 가슴 속 감성의 소리 할 것

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 ③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 어떻게 송서∙율창을 하게 되었나요? 

“97년이었어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전주대사습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때 유창 선생님이 경기민요를 했고, 장원을 받으신 거죠. 흔히 하는 말로 필이 꽂혔다고 하나요? 선생님이 민요 하시는 모습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결국 방송국에 전화해서 선생님 전화를 확인하고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무형문화재가 되시지 않았을 때라 제자를 받지 않고 있었지요. 누가 배우러 와도 아직은 내 공부하기에도 바쁘다며 거절하실 때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가 그것도 대구에서 서울 독립문까지 찾아가 배우겠다고 하니 아마도 감동하신 모양이었어요. 흔쾌히 제자로 받아주셨고 이후 선생님께서 송서∙율창을 하시게 되어 저도 따라 하게 되었는데 제 귀에도 송서∙율창이 참 좋았습니다.” 

   
 

- 유창 선생님 1호 제자로 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선생님 곁을 떠나지 않고 그것도 아직은 국악 가운데서도 별로 알려지지 않는 송서∙율창을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선생님은 저를 많이 이뻐해주셨어요. 아마도 어린 나이에 선생님이 이사 가실 때마다 근처로 따라 다니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아서 그러셨는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 공부할 때도 불러서 함께 하도록 배려 해주셨어요. 그러다 하루 4~5 시간 소리연습을 했는데 목에서 피를 쏟기도 하고 공부가 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크게 실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시면서 따뜻하게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저는 있을 수 없었겠지요. 

그렇게 제게 하늘같은 선생님께서 송서∙율창을 본격적으로 하시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선생님의 송서∙율창을 들은 뒤 민요보다 더 좋았고, 제게 훨씬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율을 넣는 것, 문학적인 것들이 제게는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거든요.”  

- 혹시 부모님이 반대는 하지 않으셨는지? 

“아버지께서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 한자공부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때 천자문, 동몽선습을 떼고 명심보감까지 공부하다가 만 적이 있었지요. 그것이 지금의 송서∙율창 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아버지께서는 제가 송서∙율창 하는 것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물론 어머니도 좋아하셨구요. 한번은 아버지께서 제가 송서∙율창 하는 것을 보시고선 ‘욕심난다. 열심히 해라.’라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아버지도 하시고 싶으시지만 나이가 드셔서 하실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우셨던가 봅니다.” 

- 요즘 젊은 국악인들이 퓨전음악을 많이 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최근 한 대학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전통음악을 작곡하라는 주문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학생들이 작곡한 것은 전통음악이 아니라 트로트나 중국음악 느낌이 나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는 전통음악에 대한 공부를 확실히 하지 않고 작곡한 탓에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먹고살기 위해서 퓨전을 하는 심정이야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전통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국악인으로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 생각에는 프로와 아마추어는 종이 한 장 차이인데 그 종이 한 장은 바로 “감성”입니다. 무대에서 자신 만의 분명한 감성이 표현되지 않으면 그저 흉내 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가슴 저 깊이에서 절절히 뿜어져 나오는 그런 감성 말입니다. 물론 저는 앞으로 그런 음악을 하기 위해 온 정성을 쏟을 생각입니다.”